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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민 기자의 여수해상케이블카 탑승기: 바다 위 90m에서 마주한 4월의 선율

  • 박동민 기자
  • 입력 2026.04.1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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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로 만끽한 여수 바다의 비경과 사색의 시간

[현장수첩] 박동민 기자의 여수해상케이블카 탑승기: 바다 위 90m에서 마주한 4월의 선율

오후 5시, 낮과 밤이 교차하는 마법의 시간대에 올라

홀로 만끽한 여수 바다의 비경과 사색의 시간

 

평소 포천의 산세와 취재 현장을 누비던 발걸음이 이번에는 남도의 끝자락, 여수 바다 위 90m 상공에 닿았다. 지난 16일 오후 5시경, 본 기자는 홀로 여수해상케이블카에 몸을 싣고 푸른 물결 위를 가로지르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승강장을 떠난 케이블카가 허공으로 미끄러져 나가는 순간, 발아래로 펼쳐진 거북선대교와 하멜등대의 붉은 빛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흔히 여수 하면 '밤바다'를 떠올리지만, 오후 5시는 그보다 더 섬세한 색채를 품고 있었다. 강렬했던 낮의 햇살이 부드러워지며 윤슬이 바다 위를 수놓는 그 찰나, 케이블카 안은 오롯이 기단(氣團)과 바다만이 존재하는 정적의 공간이 되었다.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 바닥 아래로 일렁이는 남해의 물결은 아찔하면서도 경이로웠다. 혼자 탑승했기에 느낄 수 있는 특권은 바로 '사색'이었다. 단체 관광객들의 활기찬 소란 대신, 바람 소리와 기계의 미세한 진동 속에서 여수의 해안선을 찬찬히 훑어내려 갔다. 멀리 보이는 오동도의 울창한 숲과 바다 위를 오가는 작은 배들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평온했다.

 

여수해상케이블카는 자산공원과 돌산공원을 잇는 약 1.5km의 구간을 운행한다. 왕복 20여 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그 안에서 마주한 풍경은 포천의 명성산이나 아트밸리와는 또 다른 개방감과 해방감을 선사했다. 특히 일몰을 앞둔 시점의 그림자는 바다의 깊이를 더욱 입체적으로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현장에서 지켜본 여수는 여전히 활력이 넘쳤다.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은 저마다의 카메라에 이 비경을 담느라 분주했다. 그 틈에서 본 기자는 기자의 눈이 아닌, 한 명의 여행자로서 여수가 주는 위로를 만끽했다.

 

여수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오후 6시의 케이블카 탑승을 권하고 싶다. 화려한 야경도 좋지만, 해가 기울며 바다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는 이 시간이야말로 여수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바다 위에서 보낸 짧은 여행을 뒤로하고 다시 지상으로 내려왔을 때, 여수의 바람은 더욱 시원하게 느껴졌다. 이번 탑승기는 단순한 관광 체험을 넘어, 취재 현장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소중한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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