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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 수억 년의 세월을 걷다 부안 채석강에 새겨진 자연의 경외감

  • 박동민 기자
  • 입력 2026.04.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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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건함마저 느껴지는 태고의 신비

[현장 스케치] 수억 년의 세월을 걷다 부안 채석강에 새겨진 자연의 경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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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빚은 ‘수만 권의 책’, 그 위를 걷다

채석강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겹겹이 쌓인 거대한 층리다.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듯한 해안 절벽은 수억 년이라는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이 빚어낸 대자연의 조각품이다.

발아래 닿는 단단한 바위층을 따라 걷다 보면, 인간의 생애가 찰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파도는 조심스레 일렁이며 바위 틈을 파고들고, 하늘을 수놓은 갈매기들은 특유의 울음소리로 이방인의 방문을 반긴다.

경건함마저 느껴지는 태고의 신비

이곳은 단순히 경치가 좋은 관광지를 넘어, 지구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기록관과 같다. 중생대 백악기부터 시작된 퇴적의 역사가 파도와 바람에 깎여 드러난 모습 앞에서는 누구라도 사뭇 경건해질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만난 탐방객들은 바다와 절벽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조화 속에 발길을 멈추고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채석강의 바위 층리 사이로 스며드는 오후의 햇살은 태고의 신비를 더욱 짙게 물들였다.

자연과 인간의 교감

부안 채석강은 오늘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서 파도를 받아내고 있다. 수억 년의 세월을 견뎌온 바위 위를 걸으며, 우리는 자연이 일궈낸 경관에 대한 존경과 함께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는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자연의 거대함 앞에서 겸손을 배우게 되는 곳, 채석강은 오늘도 그 묵직한 울림으로 방문객들의 마음속에 잊지 못할 기록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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