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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환과 어린이 운동 이끌고 신간회 주역으로 활약한 독립운동가, 현파 박래홍 선생을 아십니까?

  • 박동민 기자
  • 입력 2026.06.0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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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도교 4대 대도주 춘암 박인호 상사의 양자… 짧지만 강렬했던 35년의 삶

[발굴! 역사의 숨은 주역]

방정환과 어린이 운동 이끌고 신간회 주역으로 활약한 독립운동가, 현파 박래홍 선생을 아십니까?

  • 천도교 4대 대도주 춘암 박인호 상사의 양자… 짧지만 강렬했던 35년의 삶

  • 어린이 운동 선구자·신간회 총무간사 활약 후 의문의 피격으로 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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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하는 수많은 거목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의 그늘에 가려, 혹은 너무 짧은 생을 살다 간 탓에 대중에게 온전히 기억되지 못한 숨은 주역들도 적지 않다. 소파 방정환 선생과 함께 초기 어린이 운동을 개척하고, 민족 최대의 좌우합작 항일단체인 신간회(新幹會)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현파(玄波) 박래홍(朴來弘, 1894~1928) 선생이 바로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최근 확인된 현파 선생의 묘비명과 기록에 따르면, 선생은 천도교의 지도자이자 언론, 청년, 아동 문화운동 전반에 걸쳐 지대한 족적을 남긴 선구자였다.

 

1894년 충남 덕산(현 예산군 덕산면)에서 박상호 어른의 장남으로 태어난 선생은 이후 숙부이자 천도교 제4세 대도주인 춘암 박인호(朴寅浩, 소흘읍 무봉리 안장) 상사의 양자로 입적되며 민족운동의 한복판으로 들어서게 된다. 서울 관립정동학교와 보성중학교를 거쳐 보성전문학교에서 수학한 선생은 1919년 3·1 운동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대중 운동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어린이 운동의 효시를 열다

선생의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는 바로 '어린이 운동'이다. 3·1 운동 이후 천도교청년회 창립을 주도한 선생은 1921년 소파 방정환, 소춘 김기전 선생 등과 함께 '천도교소년회'를 발족시켰다. 이는 우리나라 초기 어린이 운동의 효시로, 어린이를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로 대우하고 민족의 미래로 키워내고자 했던 눈물겨운 노력의 결실이었다.

 

이후 선생은 27세의 나이에 중국 베이징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학문을 넓혔으며, 귀국 후인 1923년에는 천도교청년당을 창당하고 중앙상무위원으로서 교단의 전위적인 항일·사회운동을 이끌었다.

 

신간회 총무간사, 민족협동전선의 중심에 서다

선생의 민족 지도자로서의 역량은 1927년 극에 달했다. 민족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이 손을 잡은 일제강점기 최대의 민족협동전선인 '신간회' 창립에 적극적으로 투신한 것이다. 선생은 권동진 선생 등과 함께 신간회 창립을 주도한 뒤 본부의 총무간사라는 중책을 맡아 좌우를 아우르는 탁월한 조직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조국의 해방을 위해 거침없이 전진하던 선생의 발걸음은 일제의 간악한 음모 앞에 너무나 일찍 멈추고 말았다. 신간회 활동이 정점에 달했던 1928년 10월 5일, 서울 종로 경운동에서 일제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괴한의 저격을 받아 향년 35세라는 젊은 나이로 환원(還元, 별세)한 것이다. 민족의 큰 별이 너무도 허망하게 저문 순간이었다.

 

서른다섯의 불꽃 같은 삶, 역사 속에 다시 깨어나다

당시 선생의 장례는 천도교청년총동맹과 신간회 주관의 '사회장'으로 엄수되었으며, 고양군 수철리(현 서울 신당동)에 안장되었다가 1964년 현재의 묘역으로 이장되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선생의 공로를 기려 광복 50주년인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2000년 11월, 천도교청년회 중앙본부가 세운 선생의 묘비에는 "선생의 애교충국(愛敎忠國)精神을 繼承 宣揚하고자 정성을 모아 이 비를 세우다"라는 문구가 아로새겨져 있다.

 

젊음을 다 바쳐 어린이의 인권을 옹호하고 민족의 단결을 부르짖다 간 현파 박래홍 선생. 양부인 춘암 박인호 상사와 더불어 그가 남긴 숭고한 발자취는 시대를 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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