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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단속의 칼날 앞에 선 백운계곡 형평성 잃은 행정에 상생은 없다

  • 박동민 기자
  • 입력 2026.07.2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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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단속의 칼날 앞에 선 백운계곡 형평성 잃은 행정에 상생은 없다

 

 행정의 생명은 공정성과 형평성이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기준이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들고 특정 대상만 겨냥한다면 그 행정은 신뢰를 잃고 주민들의 반발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히게 된다. 최근 포천시가 예고한 백운계곡 영평천 일대의 불법 건축물 합동 단속을 바라보는 시선이 유독 무겁고 우려스러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포천시는 하천과, 관광과, 위생과, 건축과 등 관계 부서를 총동원해 오는 7월과 8월 두 차례 계고장을 발송한 뒤, 9월부터 강제 철거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리겠다는 일정을 공언한 상태다.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청정 계곡을 지키겠다는 시의 명분은 얼핏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한 꺼풀만 벗겨보면 현장의 비판과 탄식이 왜 쏟아지고 있는지 그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장 큰 문제는 조사 대상 선정의 불공정함이다. 단속 구역(백운계곡) 내에 엄연히 63개의 상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시는 단 25개 상가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마쳤다고 한다. 눈에 띄는 일부 취약 상가만 표적 삼아 조사를 끝내놓고 법 집행을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탁상행정이자 고무줄 행정이다. 주민들 사이에서 특정 상가만 타깃으로 삼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억울함이 터져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더욱이 과거 이재명 도지사 시절 시는 관광객 편의를 위한다는 이유로 화장실 개선 등을 지원하며 해당 시설들의 사용을 사실상 묵인해 왔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는 식의 돌연한 입장 선회는 행정의 신뢰보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처사다.

 

더 큰 모순은 따로 있다. 백운계곡 인근 이동면 장암리 일대에서 수백 평의 하천부지와 공유지를 무단 점유하며 연간 수십억 원대의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대형 갈비집들은 이번 단속 대상에서 대거 제외됐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이동면 도평리쪽 다리 초입부터 파출소에 이르는 구간과 백운계곡 일대에는 대형 음식점들의 불법 점유 행위가 버젓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상가는 수백 평의 대지를 연세 형태로 운영하며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고, 지역의 대표적인 대형 음식점인 이동갈비촌 역시 공유지(하천부지)를 불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이처럼 기업형 불법 영업 행위에는 눈을 감은 채, 힘없는 취약 상가 25곳에만 단속의 칼날을 휘두르는 행태를 과연 공정한 행정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물론 불법 행위를 방치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단속과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지금 포천시에게 필요한 것은 단속의 칼날을 휘두르기 전에 63개 상가 전체를 예외 없이 조사하는 투명한 전수조사다. 명확하고 공정한 기준이 선행되지 않는 행정처분은 법적 소송과 주민 간의 분열 등 더 큰 사회적 비용과 상처만 남길 뿐이다.

 

엄정한 법 집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상생의 길을 찾는 일이다. 백운계곡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가치만큼이나, 오랜 세월 모진 풍파를 견디며 지역 경제를 지탱해 온 상인들의 생존권도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지역 상권의 특수성을 고려해 양성화가 가능한 시설은 제도적 틀 안으로 포용하고,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소통의 행정이 절실하다. 포천시는 칼날을 거두고 상인들과 진정성 있는 대화의 테이블에 먼저 앉아야 한다. 공정한 행정과 상생을 위한 노력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백운계곡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진정한 청정 계곡의 미래가 열릴 것이다.

 

백운계곡 주변은 하천부지가 아닌 광동학원(흥룔사)측에 토지 사용료를 내고 있는 불법 건축물이 대부분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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