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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혜 대신 권리를”… 비바람 뚫고 이어진 포천 장애인들의 ‘11.5km 행진’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4.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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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4회 ‘420 두 바퀴로 가는 세상’ 도보 행진… 장애인 권리예산 및 이동권 보장 촉구
  • 포천시에 장애인 자립생활·노동권 등 담긴 ‘공식 정책요구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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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향한 시혜와 동정의 시선을 거부하고, 동등한 시민으로서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절박한 발걸음이 포천 시내를 가득 메웠다.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25개 단체로 구성된 ‘포천시 420 장애인 권익옹호연대’(이하 420 연대)는 지난 10일, 소흘읍에서 포천시청까지 약 11.5km를 행진하며 장애인 차별 철폐를 강력히 촉구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한 ‘420 두 바퀴로 가는 세상’ 도보 행진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활동지원사, 시민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오전 9시 30분 소흘읍행정복지센터를 출발해 8시간 동안 비바람을 뚫고 포천시청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동할 권리와 노동할 권리 보장’,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의 시민들에게 장애 인권의 현실을 알렸다.


포천시는 최근 ‘인구성장국’ 신설 등을 통해 정주 여건 개선에 주력하고 있으나,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 도입률이나 보도 턱 낮추기 등 기초적인 이동권 인프라는 여전히 개선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이번 행진이 6군단 부지 반환 등 도시 재개발 논의가 활발한 시점에 이루어진 만큼, 신도시 설계 단계부터 ‘배리어 프리(Barrier-Free)’ 개념이 행정 전반에 투영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20 연대가 시청 노인장애인과에 전달한 정책요구안 역시 자립생활, 교육권, 건강권 등 포천시가 ‘지방소멸대응’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보편적 기본권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해단식에 참여한 한 장애인 당사자는 “단순히 식당 한 곳을 가는 데도 턱이 있어 가로막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가 거리로 나온 것은 장애인만을 위한 사회가 아니라, 노인과 임산부 등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포천을 만들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이영봉 포천나눔의집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14년째 거리에서 같은 외침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지역사회의 변화가 더디다는 증거”라며 실질적인 정책 이행을 촉구했다.


행진 끝에 시청에 전달된 정책요구안에는 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한 권리중심 일자리 확대와 이동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세부 과제들이 포함됐다. 시 행정부가 이번 요구안에 대해 어떤 답변과 예산 편성 계획을 내놓을지에 따라, 포천시의 ‘인권 행정’ 수준이 가늠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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