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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지워져도 사랑은 지워지지 않는다

  • 박동민 기자
  • 입력 2026.05.08 0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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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경아, 밥은... 밥 먹고 가야지."

기억은 지워져도 사랑은 지워지지 않는다

새벽 공기를 가르는 어머니의 유일한 기억 / 박윤경 후보의 일상

  모두가 잠든 새벽 5시, 현관문 앞에 선 딸의 등 뒤로 가느다란 목소리가 내려앉는다. "윤경아, 밥은... 밥 먹고 가야지."

치매라는 불청객은 어머니가 평생을 바쳐 쌓아온 기억들을 하나둘 앗아갔다. 어제의 일도, 방금 전의 대화도 하얗게 지워버렸지만, 신기하게도 딸의 끼니를 걱정하는 마음만은 지우지 못했다. 당신의 이름 석 자는 잊었어도 ‘윤경이 엄마’라는 본능은 어머니의 영혼 가장 깊은 곳에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남아있기 때문이다.

 

투박한 손마디에서 피어나는 어머니의 향기

선거운동복을 여미고 경로당의 무거운 문을 열 때면, 어르신들은 기다렸다는 듯 마디 굵은 손을 내민다. "박 후보, 몸 축나면 안 돼. 바빠도 밥은 먹고 다녀."

그 주름진 손을 잡는 순간, 코끝이 찡해진다. 그곳에는 어린 시절 우리를 키워낸 어머니의 살냄새가, 자식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던 간절함이 그대로 배어 있다. "진심을 다하겠다"고 답하며 고개를 숙이는 찰나, 차오르는 눈물 너머로 문밖까지 나와 자식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의 굽은 등이 겹쳐 보인다.

 

33년, 눈물로 쓴 사랑의 기록

한집에서 부대끼며 살아온 33년의 세월. 이제는 세 살배기 손주와 간식거리를 두고 다투는 아이 같은 모습이 되어버린 어머니를 본다. 그 모습이 가슴 시리게 아파 웃음보다 눈물이 먼저 앞서지만, 그래도 이 시간이 멈추지 않기를 기도한다. "밥 먹었니"라는 그 투박한 잔소리가 실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지탱해 주는 가장 단단한 버팀목이었음을 이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엄마, 오늘 저녁엔 고등어 노릇하게 구워 드릴게

엄마, 미안해. 오늘 아침도 바쁘다는 핑계로 그 따뜻한 눈길 한번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문을 나섰다.

오늘 저녁엔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고등어를 정성껏 구워드릴게. 집 안 가득 고소한 냄새가 퍼질 때쯤, 손주와 나란히 앉아 환하게 웃어주면 좋겠다.

"엄마, 사랑해. "~~~

 

 오늘도 박윤경 후보는 그렇게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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