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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 분단과 상흔의 역사, 한지·화지 위 '흰 선'으로 잇다… 하전남 개인전 20일 개막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6.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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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두천생태평화갤러리 '더꿈'서 8월 3일까지 《산과 소리 사이》 개최… 재일조선학교 출신 정체성과 소요산의 기억 교차하는 실증적 문화 무대

산과 소리 샤이.jpg


경기 북부 접경지역의 역사적 상흔과 디아스포라(Diaspora)의 정체성을 시각 예술로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동두천생태평화갤러리 '더꿈'은 오는 6월 20일부터 8월 3일까지 하전남 작가의 개인전 《산과 소리 사이(Between Mountain And Sori)》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동두천의 지리적 특성과 그 속에 누적된 미군 주둔의 역사, 상여소리 및 농성장의 목소리 등 지역의 기억을 예술가의 개인사와 결합한 실증적 무대다.


하전남 작가는 일본에서 태어나 재일조선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남·북·일본이라는 세 가지 세계를 동시에 경험한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도서 『동두천을 찾고 잇다,』를 접한 것을 계기로 분단에 대한 본능적 경계심과 오래된 감정의 상자를 열었으며, 사방이 분지로 둘러싸인 동두천의 핵심 공간인 소요산에서 자신의 고향인 일본 시나노오마치의 산세를 발견하고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착수했다. 공개된 전시 포스터 공식 이미지인 `산과 소리 샤이.jpg`에 나타나듯, 작품들은 섬세하게 파낸 흰 선들을 통해 자연의 문양이자 동두천의 시간과 기억이 스며든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의 예술적 매개체는 한국의 전통 한지와 일본의 화지(和紙)를 배접하여 혼합해 낸 종이다. 작가는 이 복잡한 정체성의 물리적 기반 위에 소요산과 동두천의 바위들을 오려내고, 그 문양 안에 어린 시절 몸으로 기억한 혁명 가요와 동두천 현장에서 채집된 여러 소리들을 조용히 중첩시켰다. 문화예술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도가 거대 담론 위주의 안보나 분단 논의를 개인의 미시적 감각과 지역의 구체적 역사로 환원시켜, 독자적인 하드웨어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는 풍부한 로컬 소프트웨어 콘텐츠의 확충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전시가 열리는 동두천생태평화갤러리 '더꿈'은 파견미술가, 경기북부평화시민행동, 동두천자연에너지협동조합 등이 공동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자생적으로 운영하는 공공·민간 협력형 문화 거점이다. 이러한 시민 참여형 문화 행정 모델은 최근 경기 북부 지자체들이 인구 감소 및 고령화에 대응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유동 인구를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행정적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거창한 가시적 랜드마크 조성 대신, 민간 주도의 진정성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제도적으로 포용하는 것이 관내 여가 문화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드는 대안이라는 지적이 지자체 안팎에서 나온다.


이번 하전남 개인전의 열림식 및 작가와의 대화는 개막일인 6월 20일 오후 4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관람은 매주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오후 1시에서 6시 사이에 가능하며,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휴관한다. 갤러리 운영위원회는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작가 지원과 시민 문화 프로그램의 사후 관리를 분기별로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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