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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시

  • 김나경 기자
  • 입력 2026.06.24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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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딸기

                    김나경

어릴 적 들판에는

학교보다 먼저 가고 싶은 길이 있었지.


키 작은 풀숲 사이로

가시를 피해 손을 넣으면

붉게 익은 산딸기가

수줍은 얼굴로 숨어 있었어.


하나 따 먹고

또 하나 따 먹고 

친구들과 웃다보면

입술은 어느새 빨갛게 물들고

손끝에는 여름이 묻어나 있었어.


새콤하고 달콤한 맛을

마음가득  채우고,

햇살에 데운 산바람은

세상 모든 걱정을 잊게 했지.


지금도 산길에서

붉은 산딸기를 만나면

나는 그 들판의 소녀가 된단다.


주름진 세월을 뒤로 세우고

입술이 빨갛도록 웃던 

그날들이

풀잎 사이에서

나를 


"어서 와."하고 부르면


나는 뭉클한 가슴으로

그리웠던 들판을 향해 

빨갛게 빨갛게 달려가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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