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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곧 인구정책이 되는 시대…포천시, ‘포천형 교육모델’로 지역 미래를 설계하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6.2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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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캠퍼스·특수학교·통학 인프라까지 한꺼번에 제기…교육발전특구를 지역 생존전략으로 확장하려는 포천의 승부수

1-1 포천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과 포천교육 미래 논의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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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가 교육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학교 신설이나 교육 예산 지원이 행정의 한 분야로 인식됐다면, 이제 교육은 도시의 정주 경쟁력과 인구 유지, 지역경제, 청년 유출 방지까지 연결되는 핵심 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천시가 최근 경기도교육청과의 접점을 넓히며 ‘포천형 교육정책’ 고도화에 나선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교육 현안 건의를 넘어, 교육을 통해 지역의 미래 구조를 바꾸려는 정치·행정적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포천시는 지난 19일 관내 교육 커뮤니티 공간 ‘포천두런두런’에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 초청 교육간담회를 열고, 지역 교육 현안과 지원 과제를 집중적으로 전달했다. 이 자리에는 백영현 포천시장과 포천교육지원청 관계자, 학부모, 교육공동체 인사들이 참석해 현장의 요구를 공유했다. 겉으로는 간담회 형식이지만, 정책적으로 보면 이는 포천시가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지정을 발판으로 경기도교육청의 정책적 지원을 공식화하려는 신호에 가깝다.


◇ 왜 지금 포천은 ‘교육’에 집중하나


포천시가 교육을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에는 분명한 지역 현실이 있다.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수성, 경기 남북부 간 생활 인프라 격차, 학령인구 감소, 청년층 유출, 외곽 지역의 통학 불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교육은 더 이상 학교 안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 교육 여건이 불안하면 결국 더 큰 도시로 이동하려는 압력이 커지고, 이는 곧 지역의 인구 감소와 정주 기반 약화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포천시의 교육정책은 단순히 학생 성취도를 높이는 데 머물지 않는다. 핵심은 “포천에서도 충분히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신뢰를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정책은 복지정책이자 인구정책이며, 장기적으로는 지역소멸 대응 전략의 일부가 된다.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여러 요구 역시 이런 큰 틀 안에서 봐야 한다.


◇ 포천형 교육모델의 정치적 의미


포천시는 그동안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선정 이후 자체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24시간 돌봄 체계를 표방한 ‘포천애봄 365 프로젝트’, 농어촌 학생 이동권 보장을 위한 전용 통학버스 ‘포춘버스’, 자기주도학습센터 운영, 디지털 교육환경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들은 각각 돌봄, 교통, 학습, 디지털 전환이라는 영역에 걸쳐 있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목표로 수렴된다. 바로 교육 때문에 지역을 떠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보면 이 모델은 지방정부가 교육청에 일방적으로 요구만 하는 구조와는 다르다. 먼저 시가 자체 사업을 통해 일정한 정책 실험을 해보고, 그 성과와 필요성을 바탕으로 상급 교육행정기관에 제도적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이는 “우리가 먼저 움직였으니 교육청도 응답해 달라”는 메시지다. 포천시 입장에서는 단순 건의가 아니라 협치의 명분을 확보한 셈이다.


◇ AI 캠퍼스와 특수학교 요구가 상징하는 것


이번 간담회에서 핵심적으로 거론된 의제는 AI 캠퍼스 설치와 특수학교 설립, 교권 보호, 통학 인프라 확대 등이다. 이 가운데 특히 AI 캠퍼스와 특수학교는 상징성이 크다.


AI 캠퍼스 요구는 포천이 미래교육 인프라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AI 교육은 이제 일부 특성화 프로그램이 아니라 향후 지역 인재 양성의 기본 토대가 되고 있다. 수도권 안에서도 교육 인프라 접근성이 다른 상황에서, 포천이 AI 기반 교육거점 유치를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시설 확보 차원을 넘어 “미래산업 시대에도 포천 학생들이 출발선에서 밀려나지 않아야 한다”는 문제 제기다.


특수학교 설립 요구 역시 단순한 교육시설 신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장애 학생과 가족이 지역 안에서 교육받고 생활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요구이자, 포천의 교육정책이 평균적인 다수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교육 복지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일은 곧 도시의 포용성을 높이는 일이며, 정주정책의 완성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 교권 보호와 통학 인프라는 왜 중요한가


한편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을 수 있는 교권 보호와 통학 인프라 확대 문제 역시 실제 현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의제다. 교권 보호는 단순히 교사의 권위를 세우는 문제가 아니다. 교실의 안정성과 교육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문제다. 교사가 안전하게 교육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학생과 학부모도 안정적인 학습 환경을 누릴 수 있다. 포천 같은 지역에서는 우수 교원 유치와 장기 근무 여건과도 연결될 수 있다.


통학 인프라는 더 직접적이다. 농촌·외곽 지역 학생들에게 통학은 교육 접근성 그 자체다. 학교가 있어도 이동이 어렵다면 실질적인 교육 기회는 줄어든다. 포춘버스 같은 정책이 단순 교통 지원이 아니라 교육 복지 정책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교육격차는 학교 시설의 차이만이 아니라, 학교에 도달하는 과정의 차이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 교육발전특구는 ‘간판’이 아니라 실행력이 중요하다


포천시가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출발점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 지위를 얼마나 실질적인 사업과 예산, 제도 변화로 연결하느냐다. 많은 지방정부가 특구 지정 자체를 성과로 내세우지만,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결국 돌봄 서비스가 얼마나 편해졌는지, 통학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교육 선택지가 실제로 늘었는지에서 결정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간담회는 포천시가 교육발전특구를 상징적 브랜드에 머물게 하지 않고, 구체적인 정책 패키지로 확장하려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AI 캠퍼스, 특수학교, 돌봄, 통학, 디지털 교육환경, 교권 보호를 따로 떼어 놓지 않고 하나의 지역 교육 생태계로 묶어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 경기도교육청과의 관계 설정도 중요하다


이번 간담회는 새 교육감 체제와 포천시의 관계 설정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아무리 교육정책 의지를 갖고 있어도, 학교 설립과 교원 배치, 교육과정 지원, 특수교육 인프라 등 핵심 권한은 교육청에 있다. 결국 포천형 교육모델이 실제로 확장되려면 경기도교육청과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여기서 포천시의 전략은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 지역의 절박한 교육 수요를 현장 목소리로 제시하고, 시가 이미 추진 중인 정책 성과를 근거로 지원의 정당성을 확보하며, 교육격차 해소를 ‘경기북부 균형발전’이라는 더 큰 의제와 연결하는 것이다. 이는 지역 현안을 도 단위 정치 의제로 끌어올리는 방식이기도 하다.


◇ 결국 포천이 묻는 것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란 무엇인가’


포천시의 이번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교육정책을 통해 지역의 미래상을 다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도시는 단순히 일자리가 많거나 교통이 편한 도시만을 뜻하지 않는다. 아이가 안전하게 배우고, 부모가 돌봄 부담을 덜고, 장애 학생도 지역 안에서 교육받을 수 있으며, 외곽 지역 학생도 이동의 불편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는 도시가 곧 경쟁력 있는 도시다.


결국 포천시가 경기도교육청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교육은 더 이상 부수 정책이 아니라 도시 생존전략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AI 캠퍼스와 특수학교, 돌봄과 통학, 교권 보호와 디지털 교육환경 개선은 각각 따로 떨어진 요구가 아니라, ‘포천에서도 충분히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민에게 주기 위한 하나의 정책 묶음이다.


앞으로 관건은 간담회에서 나온 요구가 실제 예산과 행정 결정으로 이어지느냐다. 제안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력이다. 포천형 교육모델이 지역 교육격차를 줄이고 정주 여건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사례가 될지, 아니면 선언에 머물지는 경기도교육청과 포천시의 후속 협의 속도와 정책 구체성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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