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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는 예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포천시, ‘G-하우징’으로 민관 협력형 주거안전망 넓힌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6.2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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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0만 원 상당 재능기부 결합해 저소득·홀몸 어르신 주거환경 개선…고령화·지역소멸 대응하는 생활밀착형 복지 주목

5-1 포천시 민간 후원·재능기부로 주거 취약계층 돕는 '지(G)-하우징 사업' 추진1.jpg

 

5-2 포천시 민간 후원·재능기부로 주거 취약계층 돕는 '지(G)-하우징 사업' 추진2.jpg


포천시가 공공 복지와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결합한 주거복지 모델로 취약계층의 생활 안전망을 넓히고 있다. 예산 지원에만 의존하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사회가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연결해 실제 필요한 집수리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포천시가 최근 신북면 일대에서 추진한 ‘G-하우징 사업’은 이런 민관 협력형 복지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포천시는 지난 19일 신북면에서 기초생활수급자와 홀몸 어르신 등 주거 취약가구를 대상으로 맞춤형 주거환경 개선 공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기준 중위소득 7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화장실, 부엌, 거실 등 필수 생활공간의 개보수를 지원하는 ‘G-하우징 사업’의 일환이다. 단순한 생계 지원을 넘어, 실제 생활 공간의 안전성과 쾌적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현장형 복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집 안을 바꾸는 일이 삶의 질을 바꾸는 일


주거복지는 종종 임대료 지원이나 주택 공급 정책 중심으로 이해되지만, 취약계층에게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상태를 개선하는 일 자체가 훨씬 절실한 과제일 때가 많다. 낡은 장판과 벽지, 불편한 부엌, 어두운 조명, 오래된 설비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활 안전과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층 1인 가구의 경우 집 안 환경이 곧 일상의 안전 수준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G-하우징 사업은 주거복지를 가장 현실적인 생활 문제 해결 방식으로 풀어낸다. 대상 가구의 집 안 상태를 직접 개선함으로써, 복지 수혜자가 일상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정책의 규모보다 체감도가 중요한 영역에서, 이런 방식은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다.


◇ 민간 후원과 재능기부가 결합된 ‘현장형 복지’


이번 신북면 사업에는 포천지역건축사회, 포천라이온스클럽, 포천사랑나눔회 등 3개 민간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은 총 400만 원 상당의 자재비를 후원하고, 도배와 장판 시공, 싱크대 설치, 노후 전등 교체 등 전문 시공이 필요한 작업을 직접 맡아 진행했다. 단순 기부금 전달이 아니라, 전문성과 재능기부가 결합된 참여라는 점에서 사업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 구조는 행정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공공이 대상자를 발굴하고 제도를 설계하면, 민간은 현장 자원과 기술을 보태 실제 변화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예산만으로는 채우기 어려운 세밀한 수요를 공동체의 힘으로 메우는 셈이다. 결국 이번 사업은 복지가 행정기관만의 일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만드는 공공성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 고령화 시대, 주거복지는 곧 정주정책


포천시가 이런 사업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배경에는 지역의 구조적 과제가 있다. 도농복합도시인 포천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홀몸 어르신과 저소득 취약가구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주거환경의 질은 단순한 생활 편의가 아니라 지역사회 유지와 직결되는 문제다.


집이 낡고 위험하면 주민은 지역에서의 삶을 지속하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최소한의 안전과 쾌적성이 보장되면, 취약계층도 자신이 살던 생활권 안에서 좀 더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G-하우징 사업은 개별 가구 지원을 넘어, 지역의 정주 기반을 지키는 정책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포천시가 최근 정주 여건 개선과 인구 유지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 ‘큰 개발’보다 중요한 생활의 기본


도시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대형 개발사업이나 산업 유치가 먼저 주목받기 쉽지만, 실제로 주민이 도시를 평가하는 기준은 훨씬 생활에 가깝다.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집, 기본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주방과 화장실, 어두워 넘어질 걱정이 없는 조명 같은 요소들이야말로 삶의 질을 좌우한다. 특히 취약계층에게는 이런 ‘생활의 기본’을 보장받는 일이 가장 절박하다.


G-하우징 사업은 바로 이 부분을 겨냥한다. 거창한 복지 담론보다, 한 가구의 집 안을 실제로 바꿔주는 실천이 주민 삶에 더 직접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복지정책의 성패가 제도 설계만이 아니라 현장 체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키는 사례다.


◇ 민관 협력의 지속 가능성이 관건


앞으로의 과제는 이런 민관 협력 구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가느냐다. 일회성 봉사에 그치지 않고, 전문 단체와 지역사회가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행정이 대상자 발굴과 사업 조정을 맡고, 민간이 자원과 기술을 더하는 구조가 정착된다면, 제한된 재정 여건 속에서도 더 촘촘한 주거복지망을 만들 수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G-하우징 사업은 지역사회의 자발적인 기부문화를 활성화해 저소득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과 복지 체감도 향상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민간단체와 협력해 시민 누구나 소외되지 않고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복지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포천시의 G-하우징 사업은 복지가 단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연대와 실행력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집 한 채의 환경을 바꾸는 일은 결국 한 사람의 일상을 바꾸는 일이다. 그리고 그런 변화가 쌓일 때, 도시의 복지 수준과 정주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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