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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냄새와 바람이 건넨 위로"… 포천서 그리는 신규농업인들의 삶의 청사진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7.1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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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시농업기술센터 기초영농기술교육 현장 동행… 장독대마을 체류형 귀농 정착 모델과 농촌 융복합 산업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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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푸른 열기가 대지를 가득 채운 지난 14일 오전, 포천시종합운동장 주차장에는 설렘과 망설임이 교차하는 공기가 아른거렸다. 챙 넓은 모자를 깊게 눌러쓴 이부터 손때 묻은 수첩을 꼭 쥔 이까지, 저마다 다른 사연을 품은 이들이 버스 앞에 모여들었다. 포천시농업기술센터가 마련한 ‘귀농·귀촌인 등 신규농업인 기초영농기술교육’ 15회차 현장 견학은 그렇게 삶의 새로운 터전을 찾는 이들의 땀방울과 기대감 속에서 출발했다.


귀농어·귀촌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15조에 근거해 추진되는 지자체별 신규농업인 육성 사업은 고령화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도시민의 안정적인 이주 정착을 돕는 중추적인 인구·경제 통합 시책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귀농귀촌 실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단순히 토지를 구입해 이주하는 방식보다 지역의 생태 환경을 이해하고 선배 귀농인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한 이들이 농촌 사회에 연착륙하는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난다. 특히 포천시는 최근 인구성장국 신설 등 전반적인 자치 행정 구조 개편을 통해 청장년층의 유입을 유도하고 정주 여건을 고도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이번 현장 중심의 밀착형 교육은 정주 만족도를 높이는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첫 번째 목적지인 영북면 한탄강 하늘다리에 다다르자, 협곡 사이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이 교육생들의 땀방울을 식혔다. 발아래로 깊게 패인 현무암 협곡과 장구한 세월을 품은 주상절리의 절경 앞에서 교육생들은 조용히 풍경을 눈에 담았다. 이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자신이 정착해 살아갈 포천의 지리적·생태적 자산을 오감으로 이해하는 첫 단계의 교감이었다. 현장에 동행한 한 교육생은 "막연히 농사만 지을 땅으로 생각했던 포천이 이토록 수려한 자연유산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며 "이 풍경 자체가 삶의 훌륭한 터전이자 치유의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고 소회를 전했다.


관인면에서 지역 식재료로 정성스레 차려진 로컬푸드 점심 식사를 마친 교육생들은 본격적인 귀농·귀촌 우수 모델을 견학하기 위해 ‘장독대마을’로 향했다. 관인면 장독대마을은 농촌 체험과 체류형 주거 시설을 결합해 전국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는 체류형 귀농마을이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자 잘 정돈된 공동 공간과 넉넉한 흙마당이 자아내는 고즈넉한 일상의 온기가 이들을 맞이했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용 공간이 아닌, 실제로 귀농인들이 정착의 과정을 겪어내며 삶의 결을 다듬어가는 현장이었다.


이날 특강에 나선 이수인 장독대마을 대표는 낭만적인 성공담 대신 현장의 현실적인 목소리를 담담하게 들려주었다. 이 대표는 초기 정착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와 원주민들과의 갈등 관리 방안, 공동체 안에서 어우러지는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농사 기술은 정직하게 배우면 되지만,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은 스스로 마음을 낮추고 천천히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육생들은 선배 귀농인의 무게감 있는 조언에 깊이 공감하며 연신 수첩에 펜을 움직였다. 이어진 강석진 사무장의 안내에 따라 주거 공간과 공동 경작지를 둘러보는 동안에도 구체적인 정착 비용과 자치 규칙에 대한 질문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실내 교육장으로 이동한 오후 일정에는 지난 7월 1일 자로 포천시농업기술센터에 취임한 이진희 신임 소장이 직접 방문해 교육생들과 따뜻한 격려의 악수를 나눴다. 이 소장은 "새로운 삶의 도전을 준비하는 신규농업인들이 조급해하지 않고 포천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행정이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공공의 든든한 지원 의지는 낯선 정착을 준비하는 교육생들에게 실질적인 신뢰와 심리적 안정감을 안겨주었다.


하루의 마무리는 6차 산업으로 불리는 농촌 융복합 산업 체험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앞치마를 두른 교육생들은 포천산 쌀가루와 특산물인 뽕잎 가루를 직접 반죽해 ‘우리쌀 클레이’와 ‘뽕잎 와플’을 만들었다.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실내에 퍼지는 동안, 교육생들은 농산물이 단순히 밭에서 수확되어 생물로 판매되는 것을 넘어 가공과 체험, 관광과 이야기가 결합할 때 창출되는 고부가가치 농업의 미래를 손끝으로 체득했다. 시원한 오디주스를 곁들이며 수확의 기쁨을 나눈 이들은 어느덧 다가올 농촌 생활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머릿속에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행정 전문가들은 소도시의 인구 소멸을 방지하고 유입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토지나 주택 지원 같은 단편적인 혜택을 넘어, 지역의 자연과 이웃, 행정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정서적 연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포천시농업기술센터의 이번 현장 동행 교육은 귀농을 모호한 동경에서 실현 가능한 일상의 영역으로 끌어내리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해가 붉게 물들 무렵 교육생들을 태운 버스는 다시 포천시종합운동장으로 향했다. 차창 밖으로 묵묵히 서 있는 포천의 산과 들판을 바라보는 교육생들의 눈빛에는 아침의 불안 대신 잔잔한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 수첩 속에 꾹꾹 눌러쓴 메모와 손끝에 남은 흙냄새는 그들이 포천에서 마주할 새로운 계절을 향해 따뜻하고 단단한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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