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포천시민들이 가족의 마지막 시간을 지키기 위해 의정부나 서울 등 외지 병원을 찾아야 했던 이른바 ‘원정 임종’의 불편이 앞으로는 한층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이 17일 본관 3층에 완화병동을 개소하면서, 지역 안에서 임종기 환자와 가족을 돌볼 수 있는 공공의료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번 완화병동 개소는 단순한 병상 확충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치료 중심 의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기 쉬웠던 임종기 돌봄을 지역 공공병원이 책임지는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다. 특히 포천처럼 외부 대형병원 의존도가 적지 않았던 지역에서는 시민이 자신이 살아온 생활권 안에서 삶의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실효성을 함께 갖춘 조치로 평가된다.
◇ 완화의료, 치료의 포기가 아니라 존엄한 돌봄의 확장
완화병동, 즉 호스피스 병동은 말기 암 환자 등 치유가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을 완화하고 증상을 조절하며, 심리적·사회적 고통을 덜어 삶의 질을 높이는 전문 의료 서비스다. 흔히 치료를 중단한 뒤 머무는 공간으로 오해되기도 하지만, 완화의료의 본질은 ‘포기’가 아니라 남은 시간을 보다 편안하고 존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돌봄의 대상은 환자 개인에만 머물지 않는다. 임종기를 함께 견뎌야 하는 가족 역시 중요한 돌봄의 주체다. 환자의 불안과 통증, 보호자의 심리적 소진,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정서적 부담까지 함께 살피는 것이 완화의료의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완화병동은 단순한 의료시설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국면을 사회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를 보여주는 공공 돌봄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 지역 안에서 마지막을 지킬 수 있게 된다는 의미
그동안 포천시민들 가운데 적지 않은 이들은 말기 환자 돌봄을 위해 지역 밖 병원을 찾아야 했다. 치료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도 의정부나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대형 의료기관으로 이동해야 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환자와 가족 모두 적지 않은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이러한 ‘원정 임종’은 단순히 거리가 먼 문제만은 아니다. 환자는 이동 자체가 큰 신체적 부담이 될 수 있고, 가족은 간병과 병원 이동, 시간과 비용, 심리적 피로를 함께 떠안아야 한다. 마지막 시간을 익숙한 생활권이 아닌 낯선 의료 환경에서 보내야 한다는 점 역시 적지 않은 상실감을 남긴다. 따라서 포천병원 완화병동 개소는 지역 내에서 임종기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선택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민 체감도가 높은 변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
◇ 공공병원이 공공성을 실천한 사례
이번 완화병동 개소가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공공의료의 본령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는 데 있다. 완화의료는 일반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공공병원이 이 기능을 강화했다는 것은, 의료를 단지 경제성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주민의 삶의 질과 존엄을 지키는 공공서비스로 접근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고 만성질환·중증질환 돌봄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완화의료는 더 이상 주변적 기능이 아니다. 지역 의료체계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다. 그런 점에서 포천병원의 이번 결정은 수익성보다 공공성을 우선한 사례이자, 지역 의료안전망을 보다 촘촘하게 만드는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 병원에서 가정으로 이어지는 통합돌봄의 접점
이번 완화병동 개소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3월 19일 예정된 ‘퇴원환자 통합돌봄 연계지원 업무협약’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병원 안에서의 치료와 돌봄이 퇴원 이후 곧바로 끊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가정 중심의 돌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의료와 복지는 같은 대상을 두고도 별개의 체계처럼 작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치료가 끝났지만, 가정에서는 돌봄 준비가 되지 않아 공백이 발생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이런 점에서 완화병동과 통합돌봄 연계는 ‘병원-지역사회-가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환자와 가족 입장에서는 돌봄의 연속성이 높아지고,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공공의료와 복지 행정의 협업 기반이 강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남은 과제는 운영의 내실화
물론 병동 개소 자체만으로 모든 과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완화의료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인력 확보와 안정적인 운영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병상만 갖춰놓는다고 해서 완화의료의 질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의료진의 전문성, 상담 및 심리 지원, 가족 프로그램, 퇴원 후 연계 체계 등이 함께 작동해야 비로소 완성도 있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또한 지역 복지 자원과의 긴밀한 연결도 중요하다. 퇴원 이후 재가 돌봄, 방문건강관리, 복지 상담, 가족 지원 프로그램 등이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완화병동이 지역 돌봄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개소의 성패는 시설 설치 그 자체보다, 얼마나 촘촘한 운영과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 지역 의료의 빈틈을 메우는 중요한 전환점
한 지역의 의료 수준은 큰 병원이나 첨단 장비의 유무만으로 평가되기 어렵다. 시민이 아플 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회복 이후 지역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존엄을 지킬 수 있는지가 함께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포천병원 완화병동 개소는 포천 의료와 복지 체계의 빈틈을 메우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볼 만하다. ‘원정 임종’의 부담을 줄이고, 지역 안에서 삶의 마지막을 돌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퇴원환자 통합돌봄 연계까지 안정적으로 구축된다면, 이번 개소는 단순한 병동 신설을 넘어 포천형 지역복지 모델의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BEST 뉴스
-
‘뜨거운 열정으로 하나 된다’… 포천중·일고 총동문회, 제18회 한마음축제 10월 3일 개최
‘뜨거운 열정으로 하나 된다’… 포천중·일고 총동문회, 제18회 한마음축제 10월 3일 개최 가을의 문턱에서 동문 간의 끈끈한 정을 확인하고 화합을 다지는 뜻깊은 축제의 장이 열린다. 포천중·일고 총동문회가 주최하는 ‘제18회 한마음축제’가 오는 10월 3일(토) 성대하게 펼쳐진다. 이번 축제는 ‘뜨거... -
독수리유격대 전몰대원 추모행사 노곡리 전적비서 엄수
독수리유격대 전몰대원 추모행사 노곡리 전적비서 엄수 포천 청년 63명 자발적 결성… 백영현 시장 "거룩한 희생과 헌신 끝까지 기억할 것" 6·25전쟁 당시 조국 수호를 위해 계급과 군번도 없이 분연히 일어섰던 포천 출신 청년 유격대원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자리가 마련됐다. 독... -
가을 정취 물들이는 허브아일랜드 관광객을 위한 음악회 성황
가을 정취 물들이는 허브아일랜드 관광객을 위한 음악회 성황 가수 김용국 김봉규 단장의 색소폰 연주 가수 화영,황용 등 다채로운 무대 선사 가을 정취를 더하는 허브아일랜드 관광객을 위한 음악회가 열려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트리플에이픽쳐스와 허브아일랜드... -
사단법인 태사모봉사회 제136회 추석명절 선물 송편 나눔행사 성료
사단법인 태사모봉사회 제136회 추석명절 선물 송편 나눔행사 성료 사단법인 태사모봉사회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관내 취약계층과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 행사를 열었다. 2026년 9월 20일 열린 이번 행사에는 백영현 포천시장과 김용태 국회의원, 최홍화 포천시의원, 강효진 포천시자원봉사센터장 ... -
포천 허브아일랜드 핑크뮬리 축제와 야간개장으로 가을맞이 본격화
포천 허브아일랜드 핑크뮬리 축제와 야간개장으로 가을맞이 본격화 경기 포천시 대표 관광지인 허브아일랜드가 가을 시즌을 맞아 핑크뮬리 축제 개막과 함께 야간개장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방문객 맞이에 나섰다. 허브아일랜드는 지난 9월 19일부터 가을 대표 축제인 핑크뮬리 축제를 시작했다. 스카이 허... -
포천소방서, 재난약자 맞춤형 안전교육 위해 경기도국민안전체험관 견학 실시
포천소방서, 재난약자 맞춤형 안전교육 위해 경기도국민안전체험관 견학 실시 포천소방서는 10월 6일 경기도국민안전체험관을 방문해 포천시 재난약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안전교육 및 체험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견학은 재난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재난 대응능력을 높이고, 의용소방대와 함께...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의정부시
more +단체
more +-
금감원 공시 개편에 삼천당제약 ‘프로핏 쉐어’ 재평가… ‘진가’ 고개를 들다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 및 이익배분 ... -
포천 신북면 ‘포담장터’ 7월 11일 개장… 먹거리·공연·나눔밥상까지 풍성
경기 포천시 신북면에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포천 신북면 ... -
[메트로기획] 붓끝에 되살린 소동파의 철학
소동파(蘇軾)의 대표 산문 〈전적벽부(前赤壁賦)〉가 이종훈 포천문화원장의 필치로 대형 서예 작품으... -
[메트로기획] 모수국과 무지랭이골에 대한 연구 ①
경기 의정부시 고산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치매예방 프로그램 ‘웃음빵빵 두뇌짱짱’ 수업 시간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