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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평전투 75주년, 자유와 동맹의 의미를 다시 새길 때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5.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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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 한 명의 전사자도 없었던 전투,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동맹의 기억
  •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과연 어디서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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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전투가 벌어진 지 75년이 흘렀다. 전쟁의 포성은 오래전에 멎었지만, 그 전투가 남긴 역사적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6·25전쟁의 치열한 국면 속에서 치러진 가평전투는 단순한 국지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와 생존, 그리고 한미동맹의 실질적 토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상징적 사건이다.


특히 당시 미군 제213야전포병대대가 수적 열세와 포위 상황 속에서도 진지를 지켜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도 한국전쟁사의 인상적인 장면으로 회자된다. 이 전투가 오랫동안 주목받는 이유는 군사적 승리 자체도 있지만,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보여준 조직력과 대응력, 그리고 연합 전력의 결속이 매우 상징적이기 때문이다. 전쟁사는 때로 전과의 숫자보다 그 전투가 남긴 교훈으로 기억된다. 가평전투가 바로 그런 사례에 속한다.


이번 75주년 기념행사에서 당시 참전용사가 고령의 몸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는 소식은 깊은 울림을 준다. 한 세대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는 단순한 의전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자신의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자유의 대가를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김용태 의원이 이번 기념행사를 계기로 참전 영웅들에 대한 감사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포천·가평처럼 안보 현실과 역사적 기억이 맞닿아 있는 지역에서, 전쟁의 교훈을 되새기고 동맹의 의미를 환기하는 일은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안보는 추상적인 구호로 유지되지 않는다. 역사에 대한 성찰, 희생에 대한 존중,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이 함께할 때 비로소 국가의 기반이 단단해진다.


오늘의 국제질서는 결코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역 분쟁과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는 현실 속에서, 자유와 평화의 가치는 더 이상 자명한 전제가 아니다. 그럴수록 우리는 과거의 전쟁을 단순한 기념행사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경고와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가평전투가 지금도 의미를 갖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자유는 저절로 유지되지 않는다. 평화 역시 희망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그것은 누군가의 희생과 연대, 그리고 공동의 책임 위에서 유지된다. 가평전투 75주년은 우리에게 그 오래된 진실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를 미화하는 감상이 아니라, 역사를 정확히 기억하고 그 의미를 현재의 책무로 연결하려는 성숙한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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