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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한의 철원에서 제주까지] 길 위에서 만난 청춘, 실패가 아닌 아름다운 도전

  • 박동민 기자
  • 입력 2026.06.2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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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6월 26일 17일차 국토대장정

 [홍주한의 철원에서 제주까지] 길 위에서 만난 청춘, 실패가 아닌 아름다운 도전

2026년 6월 26일 17일차 국토대장정 

 

태빈이는 어제부터 발목 상태가 좋지 않다고 했다. 밤새 차도가 있기를 간절히 바랐건만, 결국 회복되지 않아 이번 국토대장정을 중도에서 마무리하게 되었다. 마음 한구석이 짠해왔다.

 

그러나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며 생각만 하는 사람들보다, 비록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더라도 직접 도전하고 실천으로 옮긴 태빈이의 용기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 뜨거웠던 도전정신 하나만으로도 태빈이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렇게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다시 혼자만의 길을 떠났다.

 

이번 코스는 금강을 따라 걷는 길이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유려한 강줄기와 푸른 산,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 풍경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언젠가 보았던 스위스의 대자연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고, 그 풍경이 주는 위로와 감동은 가슴 깊이 밀려들었다.

 

‘아,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고 달릴 수 있는 나의 젊음과 청춘이 정말 감사하다.’

대자연의 품속에서 고독하지만 벅찬 감정이 자연스럽게 피어올랐다.

금강을 뒤로하고 마침내 영동군에 도착했다. 땀과 먼지로 뒤덮인 몸의 찝찝함을 털어내고자 곧장 목욕탕으로 향했다. 시원하게 씻고 나오는데, 입구에서 누가 봐도 국토대장정 중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복장의 젊은 친구 한 명이 들어오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먼저 말을 건넸다.

 

“국토대장정 중이세요?”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그렇다”였다. 낯선 길 위에서 같은 목적을 가진 이를 만난 반가움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녁 식사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원지현(25).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었다. 원래는 친구와 둘이 걷고 있었는데, 친구가 아침에 병원에 다녀오는 바람에 이따 저녁 목적지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는 사연을 들려주었다. 이야기를 더 나누다 보니 이 친구들 역시 텐트를 치고 숙영을 하며 국토대장정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동질감과 반가움이 왈칵 밀려왔다. 뜻이 맞은 우리는 오늘 밤을 함께 숙영하기로 뜻을 모았다. 마침 내일 이동할 목적지도 같아, 자연스럽게 내일 여정도 동행하기로 했다.

 

내일은 괘방령 장원급제길을 넘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코스다. 산길을 가다 보면 편의점이 없을 것 같아 미리 식수를 사러 가려던 찰나, 지현 씨의 친구가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그의 이름은 이동영(25), 풋풋한 대학생이었다.

 

그렇게 길 위에서 뭉친 우리 세 사람은 함께 숙영할 장소로 이동했다. 공중화장실을 빌려 밀린 빨래를 하고 양치질까지 마친 뒤, 내일 마주할 긴 여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은 홀로 외롭게 시작한 길이었지만, 여정의 끝에 새로운 인연을 만나 함께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던, 그 어느 때보다 뜻깊고 풍성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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