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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계곡의 시원함 끝에 마주한 천년의 고요, 덕주산성과 덕주사

  • 박동민 기자
  • 입력 2026.07.1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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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계곡의 시원함 끝에 마주한 천년의 고요, 덕주산성과 덕주사

 

지난 12일, 여름날의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는 청정 송계계곡에서 유쾌한 물놀이를 즐겼다. 든든한 점심 식사 뒤에 찾아오는 특유의 나른함은 계곡의 맑은 물과 시원한 바람 속에서 이내 상쾌함으로 변했다.

 

덕주사로 향하는 길목에서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웅장하면서도 오랜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덕주산성이었다. 문경새재와 연결되는 요새이자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이 석성은, 푸른 숲을 배경으로 굳건히 서서 지나가는 나그네들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건네는 듯했다. 산성의 돌바닥을 밟으며 걷다 보니, 번잡한 세상의 소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숲이 주는 아늑함만이 주위를 감쌌다.

 

산성을 지나 초록이 우거진 길을 조금 더 걸어 올라가니, 마침내 천년고찰 덕주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월악산의 깊은 품에 안겨 있는 덕주사는 화려하기보다 단아하고 고요한 멋이 돋보이는 사찰이었다. 계곡에서 활기차게 쏟아지던 물소리가 이곳에 이르러서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자연의 배경음악이 되어 주었다.

 

덕주사는 마의태자의 누이인 덕주공주가 오빠와 함께 나라를 잃은 슬픔을 달래며 세웠다는 애달픈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대웅전 앞에 서서 바라보는 산사의 풍경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가슴 한구석을 잔잔하게 울리는 깊은 여운을 주었다.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씻어내고, 이어 찾아온 산사에서 마음의 찌꺼기까지 맑게 비워내는 이 여정은 그야말로 완벽한 휴식이었다. 자연의 청량함과 역사의 숨결, 그리고 종교가 주는 평온함이 한데 어우러진 덕주사 기행은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위로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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