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홍주한 칼럼] 길 위에서 만난 따뜻한 인연, 국토대장정을 지속하게 하는 힘

  • 박동민 기자
  • 입력 2026.06.28 08:19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홍주한의 ‘철원에서 부산까지’ 국토대장정 (6월 27일 여정)

[홍주한 칼럼] 길 위에서 만난 따뜻한 인연, 국토대장정을 지속하게 하는 힘

- 홍주한의 ‘철원에서 부산까지’ 국토대장정 (6월 27일 여정)

 

 새벽 5시,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공기 속에서 배낭을 챙겼다. 어제부터 뜻을 모아 함께 걷기 시작한 동생들과 신발끈을 동여매고 길을 나선 시각은 오전 6시. 철원을 출발해 부산을 향해 가는 이번 국토대장정 여정 중, 6월 27일의 이 코스는 단연코 가장 험난하고 외로운 길이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오르막과 내리막, 이리저리 휘어진 아리랑고개는 걷는 이의 숨을 턱끝까지 차오르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힘겨웠던 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빈 벌판이었다. 중간에 목을 축일 만한 마트나 허기를 채울 식당 하나 보이지 않았다. 무려 20km를 걸은 뒤에야 겨우 첫 끼를 해결할 수 있었고, 다시 25km를 더 걸어서야 작은 가게 하나를 발견했을 만큼, 이번 길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길’이었다.

 

몸과 마음이 지쳐가며 발걸음이 무거워질 때쯤, 약 15km를 남겨두고 괘방령에 들어섰다. 장원급제길을 지나 저 멀리 ‘경상북도’ 진입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 순간, 가슴속에서 말로 다 못할 반가움과 새로운 힘이 샘솟았다. 그리고 그 경상북도 땅은 우리에게 약속이라도 한 듯 가슴 따뜻한 인연들을 선물하기 시작했다.

 

길 위에서 마주한 네 번의 기적 같은 인연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해 준 것은 반대 방향으로 달리다 차를 돌려 편의점에서 시원한 얼음커피를 사다 건네준 이름 모를 이웃이었다. 갈증을 씻어주는 그 커피 한 잔에는 타인의 도전을 응원하는 깊은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이어 차를 세우고 양갱을 건네준 6·25 참전용사 부자(父子)와의 만남은 가슴을 묵직하게 울렸다. 전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군 출신으로서, 얼마 전 맞이했던 6·25전쟁 76주년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우리가 지금 아름다운 대한민국 땅을 자유롭게 걸으며 대장정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분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임을 알기에, 감사와 존경을 담아 엄숙히 거수경례를 올렸다.

 

세 번째 인연은 10km 남짓을 남겨둔 길가에서 만난 포스터 한 장으로 시작됐다. ‘국토대장정 하는 분들 음료 무료’라는 문구가 적힌 카페 ‘아버지와 자전거’. 민폐가 될까 주저하던 우리를 사장님이 직접 밖으로 나와 “안 들어오면 후회한다”라며 붙잡으셨다. 7년 동안 직접 셀프 인테리어로 꾸몄다는 아늑한 공간 속에서, 헌혈 110회와 백두대간 완주라는 놀라운 삶의 궤적을 지닌 사장님과 나눈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값진 배움의 연속이었다.

 

마지막 여정인 김천 시내에 도착했을 때는 예전부터 SNS 댓글로 “김천에 오면 꼭 밥 한 끼 사주고 싶다”라며 응원해 주시던 목사님을 만났다. 목사님이 대접해 주신 든든한 삼겹살과 따뜻한 대화는 하루의 피로를 완벽하게 씻어주는 위로였다.

 

하나의 목표가 만들어낸 끈끈한 연대

가장 거칠고 험난했던 길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장 많은 사람의 온정을 느낀 하루였다. 이제 만난 지 겨우 이틀밖에 되지 않은 동생들이지만, 찜질방에 나란히 누워 하루를 마무리하는 지금은 마치 2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처럼 친밀하고 끈끈하다. 국토대장정이라는 하나의 목표와 거친 도전에 함께 몸을 던졌기에 가능한 연대감일 것이다.

 

길 위의 척박함 속에서 만난 대중의 따뜻한 마음은 국토대장정을 이어가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이 감사한 마음을 배낭 속에 깊이 새겨 넣고, 우리는 내일도 왜관역을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길은 험할지라도, 세상은 여전히 따뜻하다.

 

731462453_27587623490890059_2324738621170983266_n.jpg

 

731843464_27587623960890012_3218266217759660730_n.jpg

 

731808893_27587624360889972_4121827409201380007_n.jpg

 

731736446_27587624830889925_7463500182067810869_n.jpg

 

731442391_27587625314223210_4956594393887432531_n.jpg

 

731702545_27587625797556495_7452719147575707848_n.jpg

 

734685350_27587626027556472_4964782401118888203_n.jpg

 

734685285_27587626240889784_7083680458954449863_n.jpg

 

731787298_27587626477556427_8393546609207750478_n.jpg

 

731754679_27587626994223042_573837699731774209_n.jpg

ⓒ 메트로포천 & metropc.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90세 노모가 입혀준 붉은 점퍼 소통과 효심으로 그리는 포천의 미래
  • 가평 ‘상동터널’ 건립 사업, 행안부 중투심 통과. ‘사업 추진 가속도’
  • 국민의힘, 포천 시의원 선거 ‘위기론’ 확산... 승부수는 ‘필승 전략공천’
  • 임종훈 포천시의장, '험로' 무소속 시의원 3선 도전...
  • 가을 정취 물들이는 허브아일랜드 관광객을 위한 음악회 성황
  • 경민고 총동문회 골프팀 SBS골프 고교골프최강전 4강 진출 쾌거 10월 13일 준결승 격돌
  • 독수리유격대 전몰대원 추모행사 노곡리 전적비서 엄수
  • 옥정 포천 광역철도 대진대역 공사 현장 무법천지
  • (단독)미2사단 한미연합사단 포천서 2026 추석 리셉션 개최 굳건한 한미동맹 다져
  • 도마치계곡 익수 사고 현장서 빛난 포천시 시민안전과의 대응… 군부대 비협조는 뼈아픈 오점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홍주한 칼럼] 길 위에서 만난 따뜻한 인연, 국토대장정을 지속하게 하는 힘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