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문영 교수 98차 특강서 ‘품격 있는 유머’의 가치 조명... 괴테·처칠·버나드 쇼 사례 통해 본 소통의 미학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하고 인간관계의 격조를 높이는 핵심 동력으로 ‘유머’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의 강의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박문영 교수의 인생 특강 제13강은 유머를 단순한 농담이 아닌, 인생을 대하는 고도의 지적 능력이자 인격의 상징으로 규정했다.
특강의 핵심은 유머가 지닌 ‘갈등 완화’와 ‘적대감 해소’의 기능에 있다. 하버드가 사랑한 유머는 삶의 균형을 유지하게 하며, 난관에 봉착했을 때 이를 부드럽게 넘길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특히 큰 도량과 초연함을 바탕으로 한 유머는 개인의 인격적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받는다.
강의에서는 역사적 인물들의 위트 있는 사례가 비중 있게 다뤄졌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자신을 비난하던 비평가가 좁은 길에서 “나는 바보에게 길을 양보하지 않는다”라고 독설을 내뱉자, 미소를 지으며 한쪽으로 비켜서서 “나는 바보에게 길을 잘 양보한다”라고 응수한 일화로 유명하다. 이는 적대적인 상황을 유머를 통해 승리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다.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과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사례 역시 유머의 실용적 가치를 증명한다. 처칠은 자신을 향해 “내 남편이라면 술에 독을 탔을 것”이라는 여인의 공격에 “내가 당신 남편이라면 그 독을 마셨을 것”이라며 긴장된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자전거와 부딪혀 길에 나동그라진 버나드 쇼 역시 가해자에게 “나를 죽여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릴 기회를 놓쳐 안타깝다”라고 농담을 던져 원만한 해결을 끌어냈다.
이러한 ‘유머의 행정’은 지자체의 소통 정책과 지역 리더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포천시가 지향하는 ‘품격 있는 인문도시’ 조성 사업 역시, 행정과 시민 간의 소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딱딱한 갈등을 부드럽게 녹여낼 수 있는 유머러스한 접근과 포용적 태도가 전제될 때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여야 정치권의 대립이 격화되는 현 시국에서, 상대에 대한 배려와 위트를 담은 유머는 타협의 물꼬를 트는 핵심적인 소프트 파워로 작용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유머는 실무적 가치는 제로일지 모르나 상징적 가치는 무한대”라며 “유머 감각을 기르는 것은 감정 조절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자, 어떠한 곤경도 이겨낼 수 있는 삶의 활력을 얻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유머는 인간관계의 거리를 좁히고 감정의 골을 메우는 진정한 소통의 도구다. “선함이 없는 권력은 위험하고, 권력이 없는 선함은 약하다”라는 박 교수의 제언은, 지식과 권력에만 매몰되지 않고 배려와 유머를 겸비한 리더십이 진정으로 존경받는 선진 사회를 만드는 초석임을 확인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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