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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도 짓고 전기도 생산한다…영농형 태양광, 가능성과 과제 공존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6.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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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지 위 태양광 패널 설치해 농업·발전 병행
  • 생산성 유지·제도 개선·경제성 확보가 확산의 핵심 변수

영농형 태양광.jpg


같은 농지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동시에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까. 영농형 태양광은 이 물음에 대한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지 상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그 아래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으로, 농지를 발전용 부지로 바꾸는 일반적인 농지 전용 태양광과는 구별된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업 생산을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가에는 추가 소득원을 제공하고, 국가적으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다만 기술적 변수와 제도적 제약, 경제성 논란이 여전히 남아 있어 본격 확산까지는 넘어야 할 문턱도 적지 않다.


◇ 작물 위의 패널, 핵심은 ‘광포화점’


영농형 태양광의 원리는 식물의 광포화점 개념에 기반한다. 식물은 광합성을 위해 빛이 필요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빛은 광합성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작물은 맑은 날 한낮 햇빛의 20~50% 수준에서 광포화점에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농형 태양광은 이 잉여 광량을 태양광 패널이 흡수해 전기로 전환하는 구조다. 이론적으로는 작물 생육에 필요한 빛을 확보하면서 남는 햇빛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실제 현장에서 이 원리가 언제나 동일하게 구현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패널의 높이와 각도, 이격 거리, 지역별 일사량, 재배 작물의 특성에 따라 작물 생산성과 발전 효율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영농형 태양광의 성패는 단순한 설비 설치가 아니라 정밀한 설계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실증 결과는 긍정과 우려가 교차


국내외 연구에서는 영농형 태양광의 효과를 두고 엇갈린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일부 해외 사례에서는 긍정적 성과가 확인됐다. 일본에서는 벼, 감자, 딸기 등 일부 작물이 패널 설치 이후에도 생산량을 유지하거나 소폭 증가한 사례가 보고됐다. 폭염과 가뭄이 심한 지역에서는 패널이 차광막 역할을 하면서 작물 스트레스를 줄이고 토양 수분 증발을 완화하는 효과도 관찰됐다. 프랑스에서는 밀 생산량 감소폭이 크지 않은 반면 발전 수익이 추가로 발생해 복합 이용 가능성을 보여줬다.


반면 부정적 결과도 적지 않다. 국내 연구에서는 작물 종류에 따라 생산량이 20~30%까지 줄어든 사례가 제시됐다. 패널 간격이나 높이가 적절하지 않으면 일조량 부족으로 품질이 저하될 수 있고, 농기계 진입과 작업 동선이 불편해져 영농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작물별·지역별 최적 설계 기준이 아직 충분히 표준화되지 않아 사업 현장마다 편차가 큰 것이 한계로 꼽힌다.


◇ 국내 제도는 아직 ‘시범 단계’


국내에서 영농형 태양광은 아직 제도적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보기 어렵다. 현행 농지법상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대상에 해당하며, 허가 기간은 기본 5년에 연장 3년을 더해 최대 8년이다.


이 같은 기간 제한은 사업성 확보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태양광 설비의 통상 수명이 20~25년 수준이고, 초기 투자비 회수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최대 8년 운영으로는 수익 구조를 안정적으로 설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허가 절차 역시 복잡하다. 발전사업허가를 시작으로 개발행위허가, 농지의 타용도 일시사용허가, 한전 계통 연계 승인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환경성, 주민 수용성, 전력 계통 여건 등이 함께 검토되기 때문에 사업 추진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국회에는 영농형 태양광 운영 기간을 2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특별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농지 보전 원칙과 농가 소득 보완 필요성이 맞서며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 경제성은 제도에 달렸다


영농형 태양광의 수익원은 크게 두 가지다. 전력 판매를 통해 얻는 SMP(계통한계가격) 수익과, 재생에너지 생산 실적에 부여되는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판매 수익이다. 여기에 주민 참여형 사업에는 추가 REC 가중치 등 인센티브가 부여되기도 한다.


다만 경제성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영농형 태양광은 일반 지상형 태양광보다 설치비가 높다. 농작물 생육과 농기계 운행을 고려해 구조물을 높게 세워야 하고, 설계 역시 더 정교해야 하기 때문이다. 운영 기간이 짧고 인허가 불확실성이 큰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투자 회수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 소득 외에 발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병행될 경우 농가 경영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 쟁점은 결국 세 가지


영농형 태양광을 둘러싼 논쟁은 크게 세 축으로 정리된다.


첫째는 농업 생산성 문제다. 찬성 측은 농지를 유지한 채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보지만, 반대 측은 작물 생산량 감소와 식량 생산 기반 약화를 우려한다.


둘째는 환경 및 기술 리스크다.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공익성이 있는 반면, 폐패널 처리 문제와 장기적인 토양 영향, 설비 품질 관리에 대한 검증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셋째는 관리·감독 체계다. 영농형 태양광이 이름만 영농형일 뿐 실제로는 발전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을 어떻게 차단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농업을 유지하는 조건 아래 허가를 내주되,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 해외는 ‘영농 지속’ 의무를 강화


해외 사례는 제도 설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일본은 영농형 태양광을 제도화한 뒤 영농 지속 의무를 위반하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도 법제화 과정에서 농업 생산성 유지 기준을 명문화했다. 독일은 정부 지원 아래 작물별 최적 설계 연구를 이어가고 있고, 미국 역시 주별로 다양한 실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영농형 태양광을 단순한 발전 사업이 아니라, 농업과의 병행을 전제로 한 사업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 확산의 조건은 ‘제도·기술·신뢰’


영농형 태양광은 농업과 에너지 생산의 공존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적 모델이다. 농가 소득 보완과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대만으로 확산을 말하기는 이르다. 작물별·지역별 최적 설계 기준을 축적하고, 농업 생산성 유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며, 편법 운용을 막을 사후 관리 체계를 갖추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여기에 장기 운영이 가능한 제도적 기반과 투자 회수가 가능한 경제성 확보까지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영농형 태양광의 미래는 기술 자체보다 이를 둘러싼 제도와 운영 방식에 달려 있다. 농업을 해치지 않으면서 에너지 전환에도 기여할 수 있는 모델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또 다른 갈등의 대상이 될지는 앞으로의 정책 설계와 현장 검증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메트로포천 양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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