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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홍주한의 철원에서 제주까지

  • 박동민 기자
  • 입력 2026.06.2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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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산에서 천안까지 43KM

6월 21일 홍주한의 철원에서 제주까지

오산에서 천안까지

 글:홍주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허리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긴 여정의 피로가 누적된 탓이리라. 아침은 빵으로 간단히 때우고 진통제와 근육이완제를 삼켰다. 오전 9시, 숙소를 나와 드디어 천안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오늘 걸어야 할 거리는 무려 43km. 만만치 않은 대장정임을 알기에 마음속으로 은근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길을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작부터 따뜻한 온정을 마주했다. 첫 신호대기 중, 차에 타고 있던 한 시민이 SNS에서 내 영상을 보았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심지어 응원의 마음이라며 용돈까지 쥐여주려 하셨다. 따뜻한 호의에 가슴이 뭉클했지만, 감사의 인사와 함께 마음만 기쁘게 받기로 하고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제 내린 비 덕분인지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와 걷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평택에 진입해 한 주유소를 지날 때였다. 주유하던 분이 따끈한 군밤을 건네주셨고, 평택역에 도착해서는 또 다른 분에게 파워에이드를 선물 받았다. 길 위에서 만나는 뜻밖의 배려들 덕분에 점심은 이 소중한 간식들로 간단히 해결하고 곧장 천안으로 향했다.

 

우려와 달리 많은 분의 응원 덕분에 무사히 천안에 발을 디뎠다. 원래는 SNS로 꾸준히 응원을 보내주던 분이 천안에 도착하면 밥을 대접하기로 약속되어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사정이 생겨 함께 식사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그분은 오히려 내가 있는 곳까지 차를 몰고 단숨에 달려왔다. 미안함과 아쉬움이 가득 담긴 손에는 천안의 명물인 호두과자와 시원한 스타벅스 커피, 지친 다리를 달래줄 휴족시간, 그리고 숙소에서 편히 쉬라며 3만 원이 들려 있었다.

 

식사를 대접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그 진심 어린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오늘도 참 행복한 하루다.

따뜻한 온기들을 등에 업은 덕분에 지치지 않고 천안의 숙소에 안전하게 안착했다. 저녁은 편의점 김밥과 숙소에 구비된 뽀글이 라면으로 소박하게 차려 먹었다. 비록 몸은 고되고 허리는 뻐근할지라도,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인연과 그들이 건넨 다정한 마음들 덕분에 가슴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뿌듯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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