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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초밥집 사장의 시의원 도전… 백승조가 던진 지역정치의 질문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3.1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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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승조의 도전, ‘생활형 정치’는 포천시 가선거구에서 통할까
  • UDT 출신 셰프이자 상인회장… 비정치인 이력이 던지는 신선함과 과제

백승조 프로필.jpg


경기 포천시 가선거구 시의원 선거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백승조 예비후보의 등장은 여러모로 이례적이다. 당 조직이나 행정 경력을 앞세운 익숙한 정치 신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그의 이력은 해군 UDT 출신, 회전초밥집 운영자, 장애인 시설 봉사자, 상인회장으로 요약된다. 전통적인 정치 엘리트의 경로를 밟아온 인물이라기보다, 지역의 생활 현장 한가운데서 오랜 시간을 보낸 인물에 가깝다. 바로 이 점이 백 예비후보의 도전을 눈여겨보게 만든다.


정치에서 신선함은 자주 소비되는 표현이지만, 백 예비후보의 경우 그 단어는 단순한 이미지 차원을 넘어선다. 그는 포천에서 초밥집을 운영하며 주민들과 직접 만나온 사람이다. 매일 손님을 맞고, 지역 상권의 흐름을 피부로 느끼며, 자영업의 무게를 몸으로 견뎌온 이력은 탁상 위 경력과는 다른 종류의 설득력을 갖는다. 지역 정치가 시민의 일상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 속에서, 이러한 생활형 이력은 분명한 차별점이 된다.


그의 경력을 들여다보면 두 가지 축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하나는 UDT 출신이라는 강도 높은 훈련의 경험이고, 다른 하나는 오랜 기간 요식업에 종사해온 자영업자의 삶이다. 전자는 위기 대응과 자기 절제, 후자는 반복과 인내, 서비스의 감각을 상징한다. 화려한 언변보다 꾸준함과 현장성이 중요한 기초의회 정치에서 이 두 요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


특히 요식업 경력은 단순한 생업 이상의 함의를 지닌다. 초밥 한 점을 내놓기까지는 재료를 고르고, 손질하고, 조합하고, 손님의 반응을 읽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이는 곧 지역 정치가 요구하는 감각과도 닮아 있다. 시민의 요구를 듣고, 우선순위를 따지고, 가장 필요한 정책을 적절한 시점에 내놓는 일은 결국 생활의 디테일을 읽는 능력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백 예비후보의 이력은 이런 점에서 ‘생활 감각을 가진 정치’의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이력 가운데 또 하나 주목할 대목은 봉사 활동이다. 선거철이면 많은 후보가 봉사 이력을 내세우지만, 유권자들이 그런 경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보여주기식 봉사, 사진을 위한 봉사에 대한 피로감이 이미 충분히 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 예비후보는 장애인 시설에 수년간 꾸준히 점심을 제공해왔고, 장애인체육 관련 활동에도 참여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오랜 시간 반복된 실천이라면, 이는 이미지 정치의 장식물이라기보다 개인의 삶에 가까운 이력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


여기에 아버지의 사고를 통해 장애의 아픔을 가까이에서 경험했다는 개인사가 더해지면, 그의 봉사 활동은 단순한 외연 확장이 아니라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 태도로 읽힌다. 정치인의 언어에서 진정성은 자주 추상적으로 소비되지만, 결국 그 기준은 시간의 밀도와 일상의 지속성에 있다. 그런 점에서 백 예비후보의 봉사 이력은 적어도 유권자들이 한 번쯤 진지하게 들여다볼 만한 지점을 제공한다.


백 예비후보가 도전하는 가선거구의 특성을 고려하면, 그의 생활 밀착형 이력은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가선거구는 포천·선단·군내·신북·창수·영중·영북·관인을 아우르는 넓고도 이질적인 지역이다. 도심권과 농촌, 군사시설 인접 지역과 관광 자원이 공존하는 만큼, 단선적인 공약만으로는 민심을 아우르기 어렵다. 생활권마다 요구가 다르고, 지역별 현안도 복합적이다. 결국 시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담론보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생활 현안의 우선순위를 현실적으로 풀어내는 능력이다.


이 대목에서 상인회장 경력도 눈에 띈다. 지역 상권은 경기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장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행정의 어떤 절차가 부담이 되는지, 시민의 소비와 생활 패턴이 어떻게 바뀌는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경험해온 이력은 지역경제 관련 의정활동에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평화경제특구 유치 등 지역 현안에 대한 그의 관심 역시 이런 생활 기반 위에서 읽힐 때 보다 현실적인 무게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기대만으로 평가를 끝낼 수는 없다. 백 예비후보의 강점이 분명한 만큼, 한계 또한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 무엇보다 정치 경험의 부재는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기초의회는 생활 정치의 공간이지만 동시에 예산과 조례, 행정 감시와 절차의 공간이기도 하다. 좋은 뜻과 현장 경험만으로는 의정활동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문제를 느끼는 것과, 그 문제를 제도와 예산으로 해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역량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장애인 복지의 사각지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을 구체적인 조례 개정이나 예산 반영, 집행 점검으로 연결하지 못하면 정치적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소상공인의 고충을 몸소 겪었다 해도, 그것을 실질적인 지원 체계와 제도 개선으로 풀어내려면 행정과 협상하고 의회 안에서 동료 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결국 백 예비후보가 넘어야 할 첫 번째 문턱은 자신의 강점을 제도 언어로 번역하는 일이다.


정치 신인의 미덕은 기존 관행에 덜 물들었다는 데 있지만, 약점은 제도 운영의 문법에 익숙하지 않다는 데 있다. 백 예비후보가 진정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나는 현장을 안다”는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그래서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구체성을 보여줘야 한다. 생활형 정치의 강점은 공감에서 시작되지만, 신뢰는 결국 실행계획에서 완성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승조 예비후보의 도전은 포천 지역정치에 던지는 메시지가 작지 않다. 정치는 꼭 당료 출신이나 행정 전문가만의 영역이어야 하는가. 지역에서 장사하고, 봉사하고, 사람을 만나며 살아온 경험은 과연 공적 대표성의 자산이 될 수 없는가. 백 예비후보의 출마는 이런 질문을 지역사회에 던지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도 이는 단순히 한 후보의 당락을 넘어, 어떤 경력을 가진 사람이 지역 정치를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백 예비후보는 “요리사는 접시 위에서 손님과 마음을 나누고, 시정 역시 시민의 요구를 정성껏 담아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다소 비유적 표현이지만, 생활정치의 본질을 건드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민이 미처 다 말하지 못한 불편과 요구를 먼저 읽어내고, 필요한 해법을 적절한 때에 내놓는 감각. 정치는 어쩌면 그런 섬세함에서 시작될지 모른다.


결국 관건은 하나다. UDT의 강인함과 셰프로서의 세밀함, 봉사자의 꾸준함과 상인회장의 생활 감각이 실제 의정활동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백승조 예비후보의 출마는 신선하다. 그러나 선거는 신선함만으로 완주할 수 없고, 의정활동은 진정성만으로 성과를 낼 수 없다. 유권자들은 그의 이력이 던지는 상징성만이 아니라, 그 상징을 정책과 의정 역량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를 함께 보게 될 것이다.


셰프의 칼은 정교함을 위해 존재한다. 정치의 칼도 마찬가지다.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섬세한 해결 능력이 함께할 때 비로소 시민의 삶에 쓰일 수 있다. 백승조 예비후보가 포천 가선거구에서 보여줘야 할 것도 결국 그것이다. 생활의 현장에서 길러진 감각이 의회의 언어로 번역될 수 있는지, 이제 유권자들의 판단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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