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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적극행정, 성과보다 더 중요한 질문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3.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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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 연속 우수기관, 이제는 시민 체감을 보여줄 때
  • 적극행정의 가치, 수상이 아닌 변화로 증명해야

1 포천시, 적극행정 종합평가 2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jpg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지방정부 적극행정 종합평가에서 포천시가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여기에 경기도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상, 행정안전부 규제개선 성과사례 선정까지 더하면 올해만 외부 평가에서 세 차례 이름을 올린 셈이다. 인구 14만 명 규모의 중소도시가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이는 분명 가볍게 볼 결과가 아니다.


다만 행정 평가의 의미는 단순히 수상 실적의 개수로만 판단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상을 받았느냐가 아니라, 그 평가가 실제로 어떤 행정 변화를 보여주는지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포천시의 성과는 축하받을 일이면서도, 동시에 한 걸음 더 들어가 점검해볼 가치가 있는 사례다.


◇ 적극행정은 ‘열심히 일하는 행정’이 아니라 ‘다르게 작동하는 행정’이다


적극행정은 흔히 공무원이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보다 정확히 말하면 행정의 판단 방식과 대응 태도가 바뀌는 것에 가깝다.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고, 법령 해석이 모호한 상황에서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합리적인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적극행정의 본질이다. 다시 말해 “규정에 없어서 안 된다”가 아니라, “제도 안에서 어떻게 가능하게 만들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는 행정이다.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 행정문화가 오랫동안 소극성과 책임 회피의 구조 속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일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개인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 크고,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적어도 비난은 덜 받는 구조에서는 복지부동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 되기 쉽다. 적극행정 제도는 이런 구조적 한계를 바꾸기 위해 도입된 장치다.


그렇다면 이번 포천시의 평가를 볼 때도 단순한 수상 결과보다, 이 도시의 행정이 실제로 얼마나 달라졌는지 살펴보는 것이 더 본질적인 접근일 것이다.


◇ 포천시가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평가에서 포천시가 주목받은 배경은 크게 두 갈래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적극행정위원회의 실질적 운영이다.  

많은 지방정부가 위원회를 두고도 실제 현안 해결보다는 형식적인 운영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현장에서 활용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행정 문화의 변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포천시가 위원회를 실제 문제 해결의 통로로 활용했다는 평가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제도를 만들었다는 것보다, 그 제도를 실제로 움직이게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둘째는 마일리지 제도를 통한 참여 기반 확장이다.  

적극행정은 몇몇 의욕적인 공무원의 개인 역량만으로는 지속될 수 없다. 특정 부서나 특정 인물의 노력에 의존하는 방식은 성과를 내더라도 오래가기 어렵다. 결국 조직 전체가 참여해야 제도가 문화가 된다. 포천시가 적극행정·협업 마일리지 제도를 확대 운영하며 참여의 저변을 넓히려 한 것은 단기 실적보다 조직문화 정착을 염두에 둔 접근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모두 “평가를 잘 받는 기술”보다 “행정을 작동시키는 방식”과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포천시의 이번 성과가 단순 이벤트가 아니라면, 바로 이런 내부 작동 구조의 변화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한다.


◇ 다만 외부 평가와 시민 체감은 언제나 같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외부 수상이 곧바로 시민 체감 만족으로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지점에서 냉정한 질문이 필요하다.


적극행정 종합평가는 대체로 제도 운영 실적, 우수사례 발굴, 조직문화 개선 노력, 협업 구조 등 행정 내부의 준비와 운영 상태를 평가한다. 이는 분명 필요한 지표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는 본질적으로 행정이 얼마나 잘 설계되고 작동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지, 시민이 실제로 얼마나 편리해졌는가를 직접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위원회 운영 횟수, 우수사례 발굴 건수, 제도 참여율 같은 수치는 행정 조직 내부에선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그러나 시민 입장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민원 처리 속도가 빨라졌는가. 기업 인허가 부담이 줄었는가.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이 실제로 해소됐는가. 행정이 더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만한 것으로 바뀌었는가. 결국 적극행정의 성패는 평가서의 문구가 아니라 시민 일상의 변화 속에서 확인된다.


포천시가 “시민이 체감하는 적극행정”을 강조하고 있다면, 앞으로는 그 체감을 보여주는 구체적 지표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민원 처리기간 단축률, 규제 개선 이후 기업 비용 감소 사례, 협업 행정으로 해결된 생활밀착형 사례 등이 공개된다면 외부 평가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 2년 연속 우수기관, 이제부터 더 조심해야 한다


2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은 분명 긍정적 신호다. 그러나 이런 성과는 동시에 다른 위험도 함께 부른다. 바로 관성의 위험이다.


평가에서 좋은 결과가 반복되면 조직은 자신도 모르게 ‘잘하고 있다’는 확신에 안주하기 쉽다. 더 나아가 평가 자체가 목표가 되는 순간, 적극행정은 시민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실적 관리를 위한 행정 언어로 바뀔 수 있다. 좋은 사례를 만들기 위해 행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사례를 정리하는 방향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적극행정 제도에서 특히 경계해야 한다. 적극행정의 본래 목적은 평가표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이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민을 위해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 수상이 반복될수록 더 필요한 것은 축하보다도 자기 점검이다. 성과가 누적될수록 질문도 더 엄격해져야 한다.


포천시가 정말 2년 연속 우수기관다운 도시가 되려면, “또 상을 받았다”는 성과보다 “그래서 시민 삶이 어디서 어떻게 바뀌었는가”를 스스로 묻는 태도가 필요하다.


◇ 규제개혁은 선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행정안전부 규제개선 성과사례에 선정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규제개혁은 적극행정의 핵심 분야 가운데 하나다. 특히 지역경제와 기업 활동에 직접 연결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상징성과 실효성이 모두 크다.


그러나 규제개혁 역시 선정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규제가 개선됐다고 해서 자동으로 기업 부담이 줄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현장에서 인허가 절차가 얼마나 빨라졌는지, 불필요한 행정 부담이 얼마나 줄었는지, 투자와 고용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중장기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선정은 출발점일 뿐, 성과의 완성은 사후 검증에서 나온다.


이 점에서 포천시가 앞으로 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규제개선 사례를 ‘우수사례’로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시민과 기업의 현실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는지를 객관적 수치와 사례로 축적해야 한다. 그래야 적극행정은 내부 자평이나 외부 수상을 넘어 실질적 행정 혁신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 적극행정의 최종 목적은 수상이 아니라 신뢰다


행정이 평가를 받는 이유는 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다. 결국 평가는 시민이 체감하는 신뢰로 이어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적극행정도 마찬가지다. 궁극적 목표는 우수기관 선정이 아니라, 시민이 행정을 믿고 공무원은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포천시의 이번 2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은 하나의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이 도시가 적어도 행정 내부의 작동 방식과 조직문화 개선 면에서 일정한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신호는 신호일 뿐, 그것이 곧 최종 성과를 뜻하지는 않는다. 평가는 가능성을 보여줄 수는 있어도, 완성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외부의 인정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의 삶 속에서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행정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가. 제도 운영 실적을 넘어 신뢰의 축적까지 나아갈 수 있는가. 만약 포천시가 이 질문에 실질적 답을 만들어낸다면, 2년 연속 우수기관이라는 성적은 단순한 수상이 아니라 행정 전환의 출발점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평가표에 찍힌 ‘우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 일상에 남는 ‘변화’다.  

그리고 적극행정의 진짜 완성은 숫자가 아니라 신뢰에서 판가름 난다.


포천시의 2년 연속 적극행정 우수기관 선정은 의미 있는 성과이지만, 그 진정한 가치는 외부 평가가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와 행정 신뢰로 입증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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