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선] "내 집 앞 눈 치우듯"… 폭우 속 우리 동네 지키는 '우수관 비우기' 운동을 제안하며
과거 우리는 겨울철이면 당연하게 들려오던 목소리를 기억한다. "내 집 앞, 내 상가 앞 눈은 내가 치우자."
60~70년대 새마을운동을 시작으로 바르게살기운동 등 시대를 관통해 온 범국민적 생활 실천 캠페인은 우리 사회를 보다 안전하고 따뜻하게 만드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지속적인 홍보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이 쌓이면서, 겨울철 제설 작업은 이제 관(官)의 손길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이웃과 일상을 스스로 지키는 하나의 당당한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우리가 맞닥뜨린 오늘날의 기후 환경은 새로운 변화와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여름철 빗줄기는 시원한 소나기나 낭만적인 풍경에 머물지 않는다. 아열대성 스콜처럼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을 쏟아붓는 기습적 집중호우가 일상화되었고, 순식간에 불어난 물은 도심 곳곳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기습 폭우 상황에서 침수 피해를 막는 가장 첫 번째 방어선은 다름 아닌 길가의 '우수관(빗물받이)'이다. 행정관청의 정기적인 준설과 점검도 중요하지만, 갑작스럽게 내리는 폭우 속에서 낙엽이나 쓰레기, 덮개 등으로 막힌 동네 우수관을 제때 트는 것은 현장에 있는 주민들의 작은 관심과 손길이다.
이제는 눈을 치우던 그 마음을 여름철 빗길로 이어가야 할 때다. "내 집 앞, 내 상가 앞 우수관은 내가 먼저 살피고 비우자"는 범국민적 운동을 제안한다.
막힌 빗물받이 하나를 치우는 일은 아주 작은 실천처럼 보이지만, 그 작은 행동이 모이면 순식간에 도로가 물에 잠기는 대형 피해를 막아내는 거대한 방파제가 된다. 내 가족의 안전을 지키고 이웃의 터전을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백신인 셈이다.
정부와 지자체, 언론이 함께 마음을 모아 지속적인 캠페인을 펼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내 집 앞 우수관을 살피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어떠한 기습 폭우가 찾아와도 우리는 담담하고 안전하게 일상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내 집 앞 눈 치우기'로 증명해 낸 우리 사회의 높은 시민의식이, 이제는 '내 집 앞 우수관 비우기'라는 새로운 생활 운동으로 다시 한번 빛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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