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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검사, 예산 민주주의의 마지막 관문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3.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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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시의회, 2025회계연도 결산검사 착수... “시민 세금 꼼꼼히 따진다”
  • 조진숙 대표위원 등 5명 위촉... 4월 10일부터 20일간 강도 높은 검증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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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이 제대로 쓰였는가를 묻는 일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것은 행정의 일이다. 그러나 그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를 검증하는 것은 의회의 일이다. 포천시의회가 2025회계연도 결산검사위원을 위촉한 것은 그 검증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결산검사는 화려하지 않다. 언론의 주목을 받지도 않는다. 그러나 예산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결산검사는 예산 심의만큼이나 중요한 과정이다. 시민의 세금이 계획대로, 적법하게, 효율적으로 쓰였는지를 사후에 검증하는 이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질 때, 다음 해 예산 편성도 더 나아질 수 있다.


◇ 결산검사, 왜 중요한가


많은 시민들이 예산 심의에는 관심을 갖지만 결산검사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 이미 쓴 돈을 검토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인식도 있다.


그러나 결산검사의 가치는 과거를 평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첫째, 책임의 확인이다. 예산을 집행한 부서와 담당자가 법령과 계획에 따라 적정하게 집행했는지를 확인한다. 잘못된 집행이 있었다면 그 책임을 묻는 근거가 된다.


둘째, 학습의 기회다. 어떤 사업이 효율적으로 집행됐고, 어떤 사업이 예산을 낭비했는지를 분석하면 다음 해 예산 편성에 반영할 수 있다. 결산은 미래 예산의 교과서다.


셋째, 투명성의 담보다. 결산검사 결과가 공개되고 의회에서 승인되는 과정은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다. 검사 없이 승인만 있다면 집행부의 재정 운영에 대한 견제가 사라진다.


◇ 위원 구성이 말해주는 것


이번 결산검사위원 구성을 들여다보면 균형 잡힌 설계가 보인다.


대표위원인 조진숙 의원은 의회의 정치적 대표성을 담보한다. 결산검사가 단순한 기술적 검토가 아니라 의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임을 상징한다.


이윤기 전 총무국장과 김홍진 전 의회사무과장은 포천시 행정의 내부를 잘 아는 전직 공무원이다. 예산 집행의 실무적 맥락과 관행을 이해하는 이들의 참여는 검사의 실효성을 높인다. 다만 전직 공무원이 현직 행정부의 집행을 검사하는 구조에서 독립성이 충분히 유지될 수 있는지는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할 부분이다.


조성운, 최승일 두 세무회계사무소 대표의 참여는 재무적 전문성을 보완한다. 세입·세출 결산과 재무제표 검토에는 회계 전문 지식이 필수적이다. 외부 전문가의 참여가 검사의 객관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 20일이라는 시간, 충분한가


결산검사 기간은 4월 10일부터 29일까지 20일이다. 포천시의 일반 및 특별회계 전체를 검사하기에 20일이 충분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결산검사의 대상은 세입·세출 결산, 재무제표, 성과보고서 등 방대한 자료다. 포천시의 예산 규모와 사업 수를 감안하면 5명의 위원이 20일 안에 모든 것을 깊이 있게 검토하기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형식적인 서류 검토에 그치지 않으려면 위원들의 집중적인 노력과 함께 충분한 지원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결산검사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단순히 숫자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사업의 성과와 효율성까지 평가하는 성과 감사의 성격을 가져야 한다. 예산이 계획대로 집행됐더라도 그 사업이 실제로 시민에게 도움이 됐는지를 묻는 것이 진정한 결산검사다.


◇ 냉정하게 짚어야 할 과제들


검사의견서의 실질적 내용이 중요하다. 5월 31일까지 제출되는 검사의견서가 형식적인 '이상 없음' 수준에 그치는지, 아니면 구체적인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담는지가 결산검사의 실질적 가치를 결정한다. 과거 결산검사의견서들이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 그 의견이 실제 행정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산 승인이 요식 행위가 되지 않으려면. 제194회 정례회에서 이루어지는 최종 결산 승인이 검사의견서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논의를 거치는지, 아니면 형식적인 통과 절차에 그치는지가 중요하다. 결산 승인 과정에서 의원들이 검사 결과를 충분히 검토하고 문제 있는 집행에 대해 질의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시민에게 결산 결과가 충분히 공개되는가. 결산검사의 최종 수혜자는 시민이다. 검사의견서와 결산 승인 결과가 시민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공개되는지, 포천시의 재정 운영에 대한 정보가 투명하게 제공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 예산 민주주의의 완성


예산 민주주의는 예산을 편성하고 심의하는 것에서 시작해, 집행하고 결산하는 것으로 완성된다. 결산검사는 그 마지막 관문이다.


포천시의회가 5명의 위원을 위촉하고 20일간의 검사를 시작하는 것은 그 관문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 의지가 꼼꼼한 검사와 솔직한 의견서로 이어지고, 최종적으로 포천시 재정 운영의 개선으로 연결될 때 결산검사는 진정한 의미를 갖는다.


시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를 묻는 일. 조용하지만 중요한 이 작업이 포천시의회에서 성실하게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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