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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하늘에서 지키는 숲, 땅에서 지켜야 할 양심

  • 양동원 기자
  • 입력 2026.03.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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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드론감시단이 던지는 질문 — 기술이 막을 수 없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막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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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아름답지만 위험한 계절이다.


겨우내 말라붙은 낙엽, 건조한 바람, 낮은 습도. 이 조건들이 겹치는 봄철 산림은 작은 불씨 하나에도 순식간에 불길이 번질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봄철 3~5월은 연중 산불 발생이 가장 집중되는 시기다.


양주시가 5월 15일까지 산불드론감시단을 운영하는 것은 그 위험한 계절을 기술로 대비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드론이 하늘을 날아도 막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결국 사람의 선택이다.


◇ 드론이 바꾸는 감시의 지형


산불 감시의 가장 큰 어려움은 사각지대다.


산림은 넓고, 감시 인력은 한정적이다. 산 능선 너머, 계곡 깊숙한 곳, 인적이 드문 임도 주변. 사람의 눈이 닿지 않는 곳에서 불법 소각은 이루어진다. 단속이 없는 곳에서,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에.


드론은 그 방정식을 바꾼다. 공중에서 실시간으로 넓은 면적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산 능선을 넘어 계곡 안쪽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지점을 즉각 포착하고 좌표를 특정할 수 있다.


6명의 감시단이 드론을 활용하면 수십 명의 지상 감시 인력과 맞먹는 감시 범위를 커버할 수 있다. 기술이 인력의 한계를 보완하는 것이다. 산불 발생 시 신속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도 드론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 불법 소각, 왜 계속되는가


그렇다면 왜 불법 소각은 계속되는가.


영농부산물 소각은 농촌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관행이다. 논밭의 짚, 과수원의 가지, 밭두렁의 잡초. 이것들을 태우는 것이 가장 빠르고 손쉬운 처리 방법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다.


문제는 이 관행이 기후변화와 만날 때다. 과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소각이 지금은 대형 산불의 도화선이 된다. 건조해진 기후, 강해진 바람, 말라버린 산림. 같은 행동이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는 환경이 됐다.


생활쓰레기 소각도 마찬가지다. 쓰레기 처리 비용을 아끼려는 선택이 산림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인식이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다.


◇ 처벌의 무게를 알아야 한다


양주시가 명시한 처벌 기준은 엄중하다.


허가 없이 불을 피울 경우 최대 200만 원 이하 과태료. 과실로 산불을 낼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고의 방화 시 최대 15년 이하 징역.


이 숫자들이 말하는 것은 산불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형사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두렁을 태우다 바람에 불이 번져 산림을 태웠다면, 그것은 과실에 의한 산불이다. 3년 이하 징역이라는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른다. 관행적으로 해오던 소각이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처벌 기준을 명확히 알리는 것 자체가 예방의 효과를 갖는다.


◇ 봄철 산불의 사회적 비용


산불의 피해는 산림에 그치지 않는다.


수십 년 자란 나무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산림 생태계가 회복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린다. 인근 주민들은 대피해야 하고, 재산 피해가 발생한다. 진화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과 장비, 헬기 운용 비용. 이 모든 것이 사회적 비용이다.


영농부산물을 태워 아낀 처리 비용이 수억, 수십억 원의 산불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개인의 편의가 공동체 전체의 손실로 전가되는 구조다.


드론 감시단 운영도 비용이다. 장비 구입, 인력 운용, 유지보수. 이 비용이 발생하는 이유는 불법 소각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불법 소각이 없다면 이 비용도 필요 없다.


◇ 기술이 막을 수 없는 것


드론은 강력한 도구다. 그러나 드론이 모든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드론이 하늘을 날지 않는 시간이 있다. 드론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 무엇보다 드론은 이미 피어오른 연기를 발견할 수 있지만, 불씨를 만들려는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는 없다.


결국 산불 예방의 마지막 방어선은 기술이 아니라 시민의 양심이다. 아무도 보지 않아도, 드론이 날지 않아도, 건조한 봄날 산 근처에서 불을 피우지 않는 선택. 그것이 어떤 첨단 감시 시스템보다 강력한 예방책이다.


◇ 숲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수락산, 불곡산, 감악산. 양주 시민들이 주말마다 찾는 산들이다.


그 산이 불타면 잃는 것은 나무만이 아니다. 주말 아침 가족과 함께 걷던 등산로, 여름 더위를 식혀주던 그늘, 가을 단풍이 물드는 풍경. 그 모든 것이 함께 사라진다.


숲은 누군가의 소유가 아니다. 지금 살아있는 세대와 다음 세대가 함께 누려야 할 공유 자산이다. 그것을 지키는 것은 행정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그 숲을 이용하는 모든 시민의 책임이기도 하다.


드론이 하늘을 날고, 감시단이 산을 순찰하는 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산불 예방은 단순하다. 봄철 산 근처에서 불을 피우지 않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


기술은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지만 없앨 수는 없다. 가장 완벽한 감시 시스템은 시민 각자의 양심이다. 드론이 날지 않는 곳에서도 숲을 지키는 선택, 그것이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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