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 교육 현장은 거대한 데이터의 파도와 인공지능의 습격 속에 길을 잃고 방황 중이다. 지식의 전달은 기계가 대체하고, 인성은 성적표 뒷면에 밀려난 지 오래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에, 최근 의정부 지역사회에서 재조명받는 최창해 회장의 행보는 단순한 은퇴 교육자의 미담을 넘어 우리 시대가 잃어버린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서늘하게 묻고 있다.
◆학교라는 성채를 허문 '내부형 혁신'의 기억
최창해 회장의 40년 4개월은 한국 교육 근대사의 축소판이다. 평교사에서 시작해 국내 최초·최연소 내부형 공모제 교장을 역임하기까지, 그의 경력은 화려하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은 직위의 높낮이가 아니라 그가 견지해온 '태도'다.
보수적인 교육계에서 공모제 교장으로서 보여준 행보는 학교를 거대한 성채로 여기던 관성과의 싸움이었다. 그는 학교를 지역사회와 격리된 섬이 아니라, 마을의 숨결이 흐르는 광장으로 재정의했다. 양주 유양초와 의정부 용현초에서 증명해낸 '매우 우수'한 평가는 단순히 행정적 수치가 아니다. 그것은 교육이 담장 안의 전유물이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와 호흡할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는 가설을 실천적으로 입증한 담론의 결과물이다.
◆직함이 아닌 '업의 본질'을 묻는 시대정신
우리는 흔히 퇴임과 동시에 사회적 쓸모를 다했다고 여기는 '은퇴의 함정'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최 회장의 시간은 2018년 정년퇴임 이후 오히려 더 가파르게 흐르고 있다. 의정부 지역사회 교육협의회를 이끌며 드론 활용부터 인간관계 연구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은, 교육자가 가져야 할 진정한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는 과거의 훈장에 안주하지 않는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부터 스카우트 연맹까지, 그의 발자취는 교육이 행정과 정치를 넘어 인간의 삶 전반을 관통하는 '평생의 과업'임을 역설한다. 이는 지식의 유효기간이 짧아진 초연결 시대에, 교육자가 갖춰야 할 최고의 덕목은 '가르치는 권위'가 아니라 세상을 향해 '배우는 겸손'임을 시사한다. 후배 교육자들이 그를 '살아있는 전설'이라 부르는 이유는 그가 높은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에서 끊임없이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교육 공동체'라는 근원으로의 회귀
현대 교육의 위기는 기술의 부재가 아니라 '관계의 단절'에서 온다. 학교와 가정이 불신하고, 지역사회가 교육을 외면할 때 아이들은 각자도생의 정글로 내몰린다. 최 회장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교육 공동체 회복'과 '소외 계층 장학 사업'은 바로 이 끊어진 혈맥을 다시 잇는 작업이다.
우리는 이제 질문을 던져야 한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단순히 대학 입학을 위한 기능적 훈련인가, 아니면 한 인간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온전하게 서게 돕는 숭고한 동행인가. 최창해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던지는 제언은 명확하다. 진정한 교육은 교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세대와 세대가 만나고 지역과 가정이 소통하는 그 '사이'에서 완성된다는 점이다.
한 명의 거인이 일궈놓은 40년의 토양 위에 이제 의정부의 미래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의 뒷모습에서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노병의 퇴장이 아니라, 담장을 넘어 온 세상으로 번지는 '교육의 향기'다.
전체댓글 0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의정부시
more +단체
more +-
금감원 공시 개편에 삼천당제약 ‘프로핏 쉐어’ 재평가… ‘진가’ 고개를 들다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 및 이익배분 ... -
포천 신북면 ‘포담장터’ 7월 11일 개장… 먹거리·공연·나눔밥상까지 풍성
경기 포천시 신북면에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포천 신북면 ... -
[메트로기획] 붓끝에 되살린 소동파의 철학
소동파(蘇軾)의 대표 산문 〈전적벽부(前赤壁賦)〉가 이종훈 포천문화원장의 필치로 대형 서예 작품으... -
[메트로기획] 모수국과 무지랭이골에 대한 연구 ①
경기 의정부시 고산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치매예방 프로그램 ‘웃음빵빵 두뇌짱짱’ 수업 시간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