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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원이 공원이 되기까지

  • 양동원 기자
  • 입력 2026.04.0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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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주시, 삼숭동 양주자이아파트 주변 주민 편익시설 부지 확보
  • 도시공원 등 주민 위한 편익시설 부족해 지속적으로 민원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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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은 불편의 언어다. 참다 참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사람들은 민원을 넣는다. 그 민원이 쌓이면 행정은 움직여야 한다. 삼숭동 양주자이아파트 주변 주민들이 그랬다. 4천902세대, 7개 단지. 그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쉴 공원 하나 없었다. 민원이 쌓였다. 그리고 마침내 땅이 생겼다.


양주시가 삼숭동 681-3번지 부지를 확보했다. 삼숭중학교와 양주자이아파트 사이의 땅. 공원이 될 자리다. 민원에서 시작해 면담을 거치고, 기부채납으로 이어지고, 소유권 이전까지 마무리됐다. 짧지 않은 여정이었다.


◇ 4천902세대의 불편.


아파트 단지가 크다고 살기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세대 수가 많을수록 필요한 인프라도 많아진다. 공원, 도서관, 체육시설, 문화공간. 사람이 모이면 그 사람들이 쉬고 놀고 만날 공간이 있어야 한다.


삼숭동 양주자이아파트 일대는 그 균형이 맞지 않았다. 7개 단지에 거의 5천 세대. 그러나 도시공원 등 편익시설은 부족했다. 아이들이 뛰어놀 곳이 없고, 어르신들이 산책할 곳이 없고, 주민들이 모일 공간이 없었다. 아파트는 있지만 동네가 없는 상태였다.


그 불편이 민원으로 표출됐다. 지속적으로. 한 번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그 반복이 행정을 움직였다.


◇ 시장이 직접 들었다.


2025년 8월, 양주시장과 지역 주민 간 면담이 있었다. 시장이 직접 주민을 만나 해당 부지의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장면이 중요하다.


민원은 담당 부서에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실무자가 검토하고, 답변을 보내고, 종결된다. 그러나 오래된 민원, 구조적인 문제는 실무자 선에서 해결되지 않는다. 결정권자가 나서야 한다.


시장이 주민을 만났다는 것은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신호다. 그 면담이 건남개발과의 협의로 이어지고, 기부채납으로 이어졌다. 시장의 한 번의 면담이 부지 확보의 출발점이 됐다.


◇ 기업의 선택.


주식회사 건남개발이 토지를 기부채납했다. 자신이 소유한 땅을 공공에 내놓는 결정이다. 법적 의무가 아닌 자발적 선택이었다.


기업이 이런 선택을 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지역 사회에 대한 책임감, 브랜드 이미지, 행정과의 관계. 어떤 이유든 결과는 같다.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땅이 생겼다.


양주시가 건남개발에 감사를 표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감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기업의 기부채납이 좋은 선례가 되려면, 그 땅이 실제로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기부한 기업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와야 다음 기업도 같은 선택을 한다.


◇ 도로에서 공원으로.


확보한 부지는 현재 도시관리계획상 도로 용도로 지정돼 있다. 공원으로 쓰려면 용도 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 행정 절차가 남아 있다.


이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부지를 확보하고도 용도 변경이 늦어져 몇 년씩 방치되는 경우가 있다. 주민들은 땅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 그 땅이 실제로 공원이 되는 것을 기다린다. 그 기다림이 너무 길어지면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다.


용도 변경 이후 공원 설계와 조성 과정에서도 주민 참여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어떤 공원이 필요한지는 그 공원을 매일 이용할 주민들이 가장 잘 안다. 아이들이 많은 단지라면 놀이 공간이 필요하고, 어르신이 많다면 산책로와 벤치가 중요하다. 주민의 목소리가 설계에 반영될 때 공원은 진짜 동네의 것이 된다.


◇ 민원이 만드는 것.


이번 부지 확보 과정을 돌아보면 민원의 힘이 보인다. 주민들이 불편을 참지 않고 목소리를 냈다. 그 목소리가 쌓여 시장의 면담을 이끌었고, 면담이 협의를 만들었고, 협의가 기부채납으로 이어졌다.


민원은 귀찮은 것이 아니다. 행정이 놓친 것을 시민이 알려주는 신호다. 그 신호를 무시하면 불신이 쌓이고, 그 신호에 응답하면 신뢰가 쌓인다. 삼숭동 주민들의 민원에 양주시가 응답했다. 땅이 그 응답의 증거다.


삼숭중학교와 양주자이아파트 사이의 땅. 곧 공원이 될 자리. 아이들이 뛰어놀고, 어르신들이 산책하고, 이웃들이 만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민원 한 장에서 시작된 공원이다.


작은 땅이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작지 않다. 주민의 목소리, 시장의 응답, 기업의 선택, 행정의 노력이 모여 만들어진 공간이다. 그 공간에서 아이들이 웃을 때, 그 웃음이 이 모든 과정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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