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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2년 묵은 땅이 품은 꿈

  • 양동원 기자
  • 입력 2026.04.0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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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주시, 과천경마공원 유치 '10만 서명운동'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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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기다린다. 광적면 광석리 일원, 약 116만㎡. 2004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이후 22년이 흘렀다. 토지 보상은 끝났다. 그러나 개발은 시작되지 않았다. 그 땅에 살던 사람들은 떠났고, 새로운 무언가는 오지 않았다. 22년의 공백이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양주시가 그 땅에 과천경마공원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범시민 10만 명 서명운동이 시작됐다. 꿈이 크다. 그러나 꿈이 크다고 나쁜 것은 아니다. 22년을 기다린 땅이라면 큰 꿈을 꿀 자격이 있다.


◇ 과천이 떠나야 양주가 온다.


과천경마공원은 1989년 개장했다. 36년이 지났다. 과천시는 오랫동안 경마공원 이전을 원해왔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대규모 경마 시설이 도시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이 쌓였다. 과천의 불편이 양주의 기회다.


경마공원 이전은 한국마사회와 정부가 결정할 일이다. 양주시 혼자 결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양주시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가장 좋은 후보지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부지의 조건을 보여주고, 지역의 의지를 보여주고, 시민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


10만 명 서명운동은 그 열망을 숫자로 만드는 시도다.


◇ 광석지구의 강점.


양주시가 제시한 광석지구는 조건이 좋다. 116만㎡의 넓은 부지, 이미 완료된 토지 보상, 즉시 개발 가능한 상태. 경마공원 이전 후보지를 선정하는 입장에서 보면 매력적인 조건이다.


토지 보상이 완료됐다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대규모 개발 사업에서 토지 보상은 가장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이다. 주민 반발, 감정평가 분쟁, 법적 소송. 그 과정을 건너뛸 수 있다는 것은 사업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인다. 22년의 방치가 역설적으로 강점이 된 셈이다.


기다림이 준비가 됐다. 그 준비된 땅에 경마공원이 온다면, 22년의 공백이 한 번에 채워지는 것이다.


◇ 500억 원과 3천 명.


연간 약 500억 원의 지방세 수입, 약 3천 명의 상주 인력. 양주시가 제시한 기대 효과다.


500억 원은 양주시 재정에 어떤 의미인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자립도가 낮은 현실에서 안정적인 세수 기반은 도시의 미래를 결정한다. 복지를 늘리고, 인프라를 개선하고, 문화 시설을 짓는 것 모두 돈이 필요하다. 경마공원이 가져오는 세수는 양주시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재원이다.


3천 명의 상주 인력은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들이 양주에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아이를 학교에 보낸다. 소비가 생기고, 서비스업이 따라오고, 인구가 늘어난다. 경마공원 하나가 지역 경제 생태계를 바꾸는 앵커가 될 수 있다.


◇ 서명의 힘.


10만 명 서명. 양주시 인구가 약 24만 명이다. 시민 절반에 가까운 숫자를 모으겠다는 목표다. 쉽지 않다. 그러나 불가능하지도 않다.


서명운동의 힘은 숫자에 있다. 정부와 한국마사회가 후보지를 검토할 때, 10만 명이 서명한 도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는 다르게 보인다. 시민의 지지가 확인된 곳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행정적으로도 명분이 생긴다.


양주시민뿐 아니라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것도 전략적이다. 경마공원 이전에 관심 있는 전국의 시민들, 양주와 연고가 있는 사람들, 지역 균형 발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두 잠재적 서명자다. 온라인 서명은 그 참여의 문턱을 낮춘다.


◇ 유치 경쟁의 현실.


경마공원 이전 후보지는 양주만이 아닐 것이다. 전국 여러 지자체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대형 사업이다. 경쟁이 있다는 뜻이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부지 조건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의 의지, 행정의 준비, 시민의 지지가 함께 보여야 한다. 양주시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명운동을 시작한 것은 그 준비를 가시화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진지하다는 것을, 우리는 준비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22년을 기다린 땅이 있다. 그 땅에 무엇이 와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양주시가 내놓았다. 옳고 그름을 떠나, 방치된 땅을 살리려는 의지는 평가받아야 한다.


10만 명의 서명이 모이면 그것은 숫자가 아니다. 우리 도시의 미래를 우리가 결정하겠다는 시민의 목소리다. 그 목소리가 정부와 한국마사회의 책상 위에 놓일 때, 광석지구의 22년 기다림이 끝날 수 있다.


꿈은 서명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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