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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장에 답이 있다

  • 양동원 기자
  • 입력 2026.04.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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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주시, 한방 제약 기업 동양허브그룹 방문해 기업애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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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이 기업을 만나는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기업이 민원을 들고 시청을 찾아오는 것이다. 번호표를 뽑고, 담당자를 만나고, 서류를 내고, 결과를 기다린다. 다른 하나는 행정이 먼저 기업을 찾아가는 것이다. 공장 문을 두드리고, 현장을 보고, 대표의 이야기를 듣는다.


양주시가 은현면 동양허브그룹을 찾아갔다. 후자의 방식이다. 작은 차이처럼 보이지만 그 차이가 만드는 것은 크다. 찾아오게 하는 행정과 찾아가는 행정은 기업이 느끼는 온도가 다르다.


◇ 세 가지 건의가 말하는 것.


최원철 대표가 꺼낸 건의는 세 가지였다. 전기차 충전 시설 확충, 해외 판로 개척, 신규 채용 인력 주거 지원.


이 세 가지를 나란히 놓고 보면 한 기업의 성장 단계가 보인다. 전기차 충전 시설은 지금 당장의 운영 문제다. 직원들이 전기차를 몰고 출근하는데 충전할 곳이 없다. 해외 판로는 내일의 문제다. 국내 시장을 넘어 아시아로 나가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주거 지원은 미래의 문제다. 좋은 인재를 뽑고 싶은데 은현면까지 오려는 사람이 없다.


현재, 내일, 미래. 기업이 성장하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이 층위별로 쌓여 있다. 이것을 한 자리에서 꺼낼 수 있었던 것은 행정이 먼저 찾아왔기 때문이다. 시청 민원 창구에서는 이런 대화가 나오기 어렵다.


◇ 안 된다고 끝내지 않았다.


전기차 충전소 요청에 대한 행정의 답변이 인상적이다. 민간 사유지에 공공 충전 시설을 직접 설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러나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환경부 보조금 지원사업을 대안으로 안내했다.


이것이 적극행정의 본질이다.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규정의 벽 앞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벽을 우회하는 길을 함께 찾는 것.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충전소가 생기는 것이지, 누가 설치하느냐가 아니다. 공공이 직접 못 해도 보조금으로 기업이 설치할 수 있다면 결과는 같다. 행정이 그 경로를 알려주는 것이 현장 지원의 실질이다.


◇ 싱가포르까지 함께 가는 행정.


해외 판로 개척 요청에 대해 양주시는 9월 싱가포르 무역사절단 파견과 해외 전시회 참가를 제안했다. 한방 제약, 건강식품. 아시아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분야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혼자 해외 시장을 두드리는 것은 쉽지 않다. 바이어를 찾고, 현지 규제를 파악하고, 전시회 부스를 마련하는 것 하나하나가 비용이고 시간이다.


무역사절단은 그 부담을 나누는 방식이다. 여러 기업이 함께 움직이면 비용이 줄고, 행정의 네트워크가 더해지면 문이 더 쉽게 열린다. 동양허브그룹이 싱가포르에서 새로운 거래처를 만난다면, 그것은 양주시의 기업 지원이 국경을 넘은 것이다.


◇ 인재가 오지 않는 이유.


주거 지원 문제는 지방 중소기업이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이다. 좋은 일자리가 있어도 살 곳이 마땅치 않으면 사람이 오지 않는다. 서울에서 은현면까지 출퇴근하기는 어렵고, 근처에 살려면 주거를 새로 마련해야 한다. 그 부담이 구직자의 발목을 잡는다.


LH 임대주택을 활용한 중소기업 기숙사 공급 계획은 그 문제에 대한 구조적 접근이다. 개별 기업이 기숙사를 짓는 것은 비용 부담이 크다. 공공 임대주택을 기업 기숙사로 연결하면 기업도 부담이 줄고, 직원도 안정적인 주거를 얻는다.


지방 기업의 인력난은 임금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거, 교육, 문화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사람이 온다. 양주시가 주거 문제를 기업 지원의 영역으로 끌어안은 것은 그 복합적 현실을 이해하고 있다는 신호다.


◇ 현장의 작은 목소리.


양주시 관계자는 "현장의 작은 목소리 하나하나가 정책의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이 구호로 끝나지 않으려면 오늘의 간담회가 기록되고, 건의사항이 추적되고, 결과가 기업에 피드백되어야 한다.


찾아가는 행정의 가치는 한 번의 방문이 아니라 그 방문이 만드는 관계에 있다. 동양허브그룹이 다음에 어려움이 생겼을 때 양주시에 연락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는 것. 그것이 기업 친화적 행정의 실체다.


한방 제약 기업이 은현면에 있다. 아시아 시장을 꿈꾸고, 좋은 인재를 원하고, 직원들의 출퇴근을 걱정한다. 그 기업의 성장이 양주의 성장이다. 행정이 그 성장 곁에 서는 방식이 간담회였고, 현장 방문이었다.


현장에 답이 있다. 그 답을 찾으러 먼저 움직이는 행정이 좋은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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