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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창업자의 외로움을 아는가

  • 양동원 기자
  • 입력 2026.04.0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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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정부시, 인뎁스 네트워킹‧AI 창업 세미나 참가자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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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은 혼자 하는 일처럼 보인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사업계획서를 쓰고, 투자자를 찾아다니고, 팀을 꾸리는 과정이 대부분 고독하다. 잘 되면 내 덕이고, 안 되면 내 탓이다. 그 외로움이 창업자를 지치게 만든다.


그러나 창업은 원래 혼자 하는 일이 아니었다. 좋은 창업 생태계에서는 선배 창업자가 후배에게 경험을 나누고, 투자자가 돈만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전문가가 법률과 기술과 시장을 함께 고민한다. 실리콘밸리가 강한 것은 기술 때문만이 아니다. 그 연결의 밀도 때문이다.


의정부시가 4월에 여는 인뎁스 네트워킹과 AI 창업 세미나는 그 연결을 만들려는 시도다.


◇ 인뎁스라는 말이 중요하다.


네트워킹 행사는 많다. 명함을 교환하고, 짧은 인사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명함 뭉치만 손에 쥐는 행사들. 그런 행사가 창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인뎁스(In-depth). 깊이 있는. 이번 네트워킹이 일반적인 행사와 다른 지점이 여기 있다. 기술사업화, 글로벌 진출, 투자 유치, 자금 조달 분야별 전문가가 기업별 애로사항을 심층적으로 점검한다. 일대다 강연이 아니라 기업별 맞춤 상담이다.


창업 현장의 문제는 교과서에 없다. 우리 기술을 어떻게 사업화할 것인가, 해외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 것인가, 투자자에게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이런 질문들은 일반론으로 답할 수 없다. 그 기업의 상황을 알고, 그 산업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


사업계획서를 첨부해 사전 접수하는 방식도 그래서 의미 있다. 전문가가 미리 기업을 파악하고 행사에 임한다는 뜻이다. 만남의 밀도가 달라진다.


◇ AI 세미나가 필요한 이유.


4월 28일 AI 및 기술기반 창업 트렌드 세미나에는 AI 분야 혁신기업 3개 사가 참여해 산업 변화 사례와 실전 경험을 공유한다.


AI는 지금 모든 산업을 재편하고 있다. 제조업도, 서비스업도, 의료도, 교육도 AI를 만나면 달라진다. 창업자 입장에서 AI는 위협이기도 하고 기회이기도 하다. 내 사업이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두려움과, AI를 활용하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공존한다.


그 갈림길에서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AI 담론이 아니다. 실제로 AI를 사업에 적용한 기업들의 경험이다. 어떻게 시작했는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 무엇이 효과가 있었는지. 혁신기업 3개 사의 사례 공유는 그 실전 지식을 전달하는 자리다.


기업 간 토론도 포함됐다. 강연을 듣는 것과 함께 토론하는 것은 다르다. 토론에서는 질문이 나오고, 반론이 나오고,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참여자들이 서로에게 배우는 구조다.


◇ 스케일업이라는 목표.


이번 행사는 '2026 첨단산업 스케일업' 사업의 일환이다. 스케일업. 창업을 넘어 성장으로. 씨앗을 심는 것을 넘어 나무를 키우는 것으로.


창업 지원은 많다. 그러나 창업 이후가 더 어렵다. 초기 자금은 어떻게든 마련했지만 두 번째 투자를 받지 못해 멈추는 기업들, 국내 시장은 뚫었지만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기업들, 기술은 있지만 사업화 방법을 모르는 기업들. 스케일업의 벽 앞에서 좌절하는 창업자들이 많다.


의정부시가 스케일업을 사업의 키워드로 삼은 것은 그 현실을 직시한 결과다. 창업 생태계의 완성은 창업자 수가 아니라 성장하는 기업 수로 측정된다.


◇ 지역에서 창업한다는 것.


서울이 아닌 의정부에서 창업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투자자 접근성, 인재 풀, 네트워크. 여러 면에서 서울보다 불리한 조건이다. 그 불리함을 행정이 얼마나 채워줄 수 있느냐가 지역 창업 생태계의 수준을 결정한다.


인뎁스 네트워킹과 AI 세미나는 그 채움의 시도다.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전문가를 만날 수 있고, 혁신기업의 경험을 들을 수 있고, 같은 고민을 가진 창업자들과 연결될 수 있다. 의정부에서 창업하는 것이 불리하지 않다는 것을 행정이 증명해야 한다.


캠프 잭슨의 바이오 클러스터, 대웅그룹과의 협약, 경제자유구역 추진. 의정부시가 그리는 산업 도시의 그림이 있다. 그 그림 안에 창업 생태계가 살아 숨 쉬어야 한다. 대기업 유치만으로 산업 도시가 되지 않는다. 작은 기업들이 자라고, 스타트업이 스케일업이 되고, 그 기업들이 지역에 뿌리를 내릴 때 진짜 산업 도시가 된다.


4월 17일과 28일, 의정부에서 창업자들이 모인다. 각자의 고민을 들고, 각자의 꿈을 품고. 그 자리에서 나누는 대화 하나가, 연결되는 인연 하나가 어떤 기업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창업의 외로움은 연결로 줄어든다. 의정부시가 그 연결의 자리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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