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부시장애인체육회, 8개월 맞춤형 장애인체육 사업 본격 추진

운동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된다. 그러나 장애인에게 운동은 당연하지 않다. 접근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야 하고,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그 조건들이 갖춰지지 않으면 운동할 권리는 있지만 운동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
의정부시장애인체육회가 국비·도비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약 6천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생활체육교실 6개소, 클럽 4개소, 강습회 2개, 대회 1개, 캠프 1개.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간 14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숫자들이 나열되지만, 그 뒤에는 땀 흘릴 기회를 기다려온 사람들이 있다.
◇ 체육이 복지인 이유.
장애인 체육을 복지의 영역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체육은 체육이고, 복지는 복지 아닌가. 그러나 장애인에게 체육은 복지다.
신체 활동은 체력을 키우는 것을 넘어 정신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우울감을 낮추고, 자존감을 높이고, 사회적 고립을 줄인다. 특히 장애인의 경우 일상적인 사회 참여 기회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체육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사회 참여의 통로가 된다. 같은 종목을 함께 배우고, 함께 땀 흘리고, 함께 웃는 과정이 공동체를 만든다.
생활체육교실과 클럽 운영이 단순한 운동 수업이 아닌 이유가 여기 있다. 그것은 장애인이 지역사회 안에서 관계를 맺고 존재감을 확인하는 공간이다.
◇ 맞춤형이라는 말의 무게.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 키워드는 '맞춤형'이다. 장애 유형과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운영. 이 말이 중요하다.
장애는 하나가 아니다. 지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발달장애, 뇌병변장애. 각각의 장애 유형에 따라 할 수 있는 운동이 다르고, 필요한 지원이 다르고, 적합한 환경이 다르다. 같은 지체장애라도 장애 정도에 따라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이 달라진다.
획일적인 프로그램은 일부에게만 열린 문이다. 맞춤형 프로그램은 더 많은 문을 여는 것이다. 6개소의 생활체육교실이 각기 다른 장애 유형과 수준을 고려해 운영된다면, 그것은 단순히 6개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6개의 다른 문이 열리는 것이다.
◇ 공모사업의 의미.
6천만 원이라는 사업비는 국비와 도비 공모를 통해 확보됐다. 이것이 중요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현실에서 공모사업은 지역 복지의 중요한 재원이다. 그러나 공모에 선정되려면 사업 계획의 완성도와 실행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
의정부시장애인체육회가 이번 공모에 선정됐다는 것은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14개 프로그램을 8개월간 운영하는 체계적인 계획, 장애 유형별 맞춤형 접근, 참여자 중심의 운영 방식이 심사를 통과했다.
공모사업 선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확보한 사업비를 실제로 참여자들의 삶에 닿게 만드는 것이 이제부터의 과제다. 계획서 위의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살아 움직여야 한다.
◇ 대회와 캠프가 있다는 것.
14개 프로그램 중 대회 1개와 캠프 1개가 포함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회는 목표를 준다. 생활체육교실에서 배운 것을 발휘할 무대가 생긴다. 결과에 상관없이 대회에 나간다는 것 자체가 동기를 만들고 성취감을 준다. 장애인 스포츠 대회는 경쟁의 장이기 이전에 존재를 드러내는 자리다. 내가 여기 있고, 나는 이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
캠프는 일상을 벗어나는 경험이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정이 생기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장애인에게 일상을 벗어난 경험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 저변 확대라는 긴 싸움.
의정부시장애인체육회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모사업 참여와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장애인 체육 저변 확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저변 확대. 쉽게 쓰이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긴 싸움이다.
한 번의 프로그램으로 저변이 넓어지지 않는다. 매년 꾸준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참여자가 조금씩 늘고, 그 참여자들이 주변에 알리고, 새로운 참여자가 생기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한다. 그 반복이 쌓여 문화가 된다.
6천만 원, 14개 프로그램, 8개월. 작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처음으로 수영을 배우는 사람이 있고, 처음으로 대회에 나가는 사람이 있고, 처음으로 같은 장애를 가진 친구를 만나는 사람이 있다. 그 처음들이 모여 저변이 된다.
땀 흘릴 권리는 모두에게 있다. 그 권리가 실제로 행사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드는 것이 체육회의 일이고, 행정의 일이고, 사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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