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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돈을 잘 거두는 것도 실력이다

  • 양동원 기자
  • 입력 2026.04.04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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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은 누구나 안다. 그러나 세외수입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세외수입은 세금 이외의 수입이다. 사용료, 수수료, 과태료, 부담금, 기부금. 지방자치단체가 세금 외에 거두는 돈들이다. 조용하지만 지방 재정의 중요한 축이다.


의정부시가 경기도 '2026년 세외수입 운영 시군 종합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기관 표창과 1천500만 원의 시상금. 화려한 수상이 아니다. 그러나 이 수상이 말하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돈을 잘 거두는 것도 실력이라는 것, 그리고 그 실력이 시민의 삶과 연결된다는 것이다.


◆세외수입이 중요한 이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은 크게 자체 수입과 이전 수입으로 나뉜다. 자체 수입은 지자체가 스스로 거두는 돈이고, 이전 수입은 중앙정부나 경기도에서 내려오는 돈이다.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이전 수입 의존도가 높다.


세외수입은 자체 수입의 일부다. 세금만큼 규모가 크지 않지만, 관리 방식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난다. 체납을 방치하면 거둬야 할 돈을 못 거두고, 신규 세원을 발굴하지 않으면 가능한 수입을 놓친다. 반대로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같은 조건에서도 더 많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그 재원이 어디로 가는가. 복지 서비스, 도로 보수, 공원 조성, 문화 프로그램. 시민의 일상을 채우는 것들이다. 세외수입 관리가 시민의 삶과 연결되는 경로가 여기 있다.


◆네트워크가 돈을 만든다.


이번 평가에서 우수사례로 꼽힌 것 중 하나가 '세입 증대 네트워크'다. 부서 간 협업을 통해 신규 세원을 발굴하고 징수 효율을 높이는 구조다.


세외수입은 한 부서의 일이 아니다. 사용료는 시설 담당 부서에서, 과태료는 단속 부서에서, 수수료는 민원 부서에서 발생한다. 각 부서가 따로 움직이면 정보가 단절되고, 징수 기회를 놓친다. 네트워크는 그 단절을 연결한다.


부서 간 협업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행정 현장을 아는 사람이라면 안다. 각 부서는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고, 다른 부서의 일에 관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그 관성을 깨고 협업 구조를 만든 것이 평가받은 이유다.


◆기부자 명예의 전당이라는 발상.


또 다른 우수사례는 '기부자 명예의 전당' 설치다. 기부금 수입 확대를 위해 기부자의 이름을 기리는 공간을 만들었다.


기부는 강제할 수 없다. 세금처럼 부과할 수 없고, 과태료처럼 징수할 수 없다. 자발적으로 내는 돈이다. 그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과제다.


명예의 전당은 그 과제에 대한 창의적 답이다. 기부자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기리는 것. 돈을 낸 사람이 인정받는다는 것. 그 인정이 기부 문화를 만들고, 기부 문화가 재원을 만든다. 강제가 아니라 자부심으로 재원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제막식까지 추진했다는 것도 의미 있다. 형식이 내용을 만든다. 명예의 전당을 만들고 제막식을 열면 그것이 사건이 된다. 사건이 되면 알려지고, 알려지면 더 많은 기부자가 생긴다.


◆체납 정리의 공정성.


세외수입 관리에서 체납 정리는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내야 할 돈을 내지 않은 사람에게 돈을 받아내는 일이다. 강제성이 수반된다.


이 과정에서 공정성이 중요하다.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강하게 징수하면 신뢰가 무너진다.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의정부시가 효율적인 행정 시스템을 구축해 징수율을 높인 것이 평가에 반영됐다는 것은 그 공정성과 체계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성실하게 납부하는 시민의 입장에서 체납 정리는 형평성의 문제다. 내야 할 사람이 내지 않으면 그 부담이 다른 방식으로 시민에게 돌아온다. 체납을 방치하는 것은 성실한 납부자에 대한 불공정이다.


◆1천500만 원의 의미.


시상금 1천500만 원. 의정부시 전체 예산에 비하면 작은 금액이다. 그러나 이 돈이 상징하는 것은 금액보다 크다. 경기도가 의정부시의 세외수입 관리 역량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수상이 만드는 선순환이다.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 사례가 공유되고, 다른 지자체가 벤치마킹하고, 의정부시는 더 높은 기준을 향해 나아간다. 경쟁이 역량을 키운다.


세외수입 운영 우수기관. 시민들이 관심을 갖기 어려운 수상이다. 그러나 그 수상 뒤에 있는 것은 시민의 돈을 더 잘 거두고, 더 잘 쓰겠다는 행정의 의지다. 조용하지만 중요한 실력이다.


돈을 잘 거두는 것도 실력이다. 그 실력이 쌓여 시민의 삶이 나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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