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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름을 새긴다는 것

  • 양동원 기자
  • 입력 2026.04.0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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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조용한 행위다. 많은 기부자들이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냥 도움이 되고 싶어서, 할 수 있으니까, 해야 할 것 같아서. 그 조용한 마음이 누군가의 삶을 바꾼다.


그러나 그 조용함이 때로 기부 문화의 확산을 막는다. 나누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모르면, 나눌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다. 보이지 않는 선행은 감동을 주지 못하고, 감동이 없으면 다음 사람이 나서지 않는다.


의정부시 기부자 명예의 전당이 존재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조용한 나눔을 세상에 꺼내 이름을 새기는 것. 그 이름이 다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헌액식이라는 형식.


4월 2일, 의정부시청 본관 2층. 16명의 기부자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법인과 단체, 개인이 함께였다. 10명이 직접 참석해 자신의 이름이 새겨지는 순간을 함께했다.


헌액식이라는 형식이 중요하다.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하고 끝내는 것과,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름을 부르고 감사를 전하는 것은 다르다. 후자는 기부자에게 자신의 행위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경험을 준다. 그 경험이 기부를 일회성 행위가 아니라 지속적인 실천으로 만든다.


참석한 10명은 그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고, 박수를 받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새겨지는 것을 본 순간. 그 기억이 다음 번 나눔의 동력이 된다.


◆명예의 전당이 하는 일.


명예의 전당은 공간이다. 그러나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나눔의 역사가 쌓이는 곳이다.


해마다 새로운 이름이 더해진다. 그 이름들이 쌓이면 의정부의 기부 문화가 보인다. 누가 나눴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눴는지, 어떤 형태의 나눔이 있었는지. 그 기록이 도시의 품격을 말한다.


명예의 전당을 찾는 사람들은 그 이름들을 본다. 이웃의 이름을 발견하기도 하고, 존경하는 기업의 이름을 보기도 한다. 그 발견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명예의 전당이 기부 문화 확산의 기반이 된다는 것은 그 연쇄를 말하는 것이다.


◆16명이 만든 것.


이번에 헌액된 16명. 법인도 있고 개인도 있다. 큰 금액을 낸 사람도 있고, 작지만 꾸준히 나눈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기부의 형태도 다양하다. 현금만이 기부가 아니다. 물품, 재능, 시간. 다양한 형태의 나눔이 모두 이 자리에서 인정받는다.


16명이 각자의 방식으로 의정부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 따뜻함이 누군가의 끼니가 됐을 것이고, 누군가의 치료비가 됐을 것이고, 누군가의 꿈이 됐을 것이다. 기부의 결과는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존재한다.


◆나눔이 일상이 되는 도시.


시 관계자는 "나눔의 가치를 확산하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기반. 이 단어가 핵심이다.


기부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 사람이 나누고, 그것이 알려지고, 다른 사람이 따라하고, 그것이 또 알려지는 과정이 반복되어야 한다. 명예의 전당은 그 반복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나눈 사람이 인정받고, 그 인정이 다음 사람을 이끄는 선순환.


나눔이 일상이 된 도시는 다르다. 어려운 이웃이 혼자 버티지 않아도 되는 도시.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 수 있는 도시. 그 도시를 만드는 것이 기부자 명예의 전당이 향하는 방향이다.


16개의 이름이 새겨졌다. 그 이름들이 의정부의 나눔 역사에 한 줄을 더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이름이 더해지기를 바란다. 그 이름들이 쌓여 의정부가 조금씩 더 따뜻해지기를 바란다.


이름을 새긴다는 것은 기억하겠다는 약속이다. 의정부시가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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