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밤 9시, 잠실역. 포천으로 돌아가려는 시민들이 줄을 섰다. 줄이 길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조차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분통을 터트렸다. 그 장면이 영상으로 찍혔고, SNS에 올라갔고, 포천시장 예비후보가 공유했다.
하루의 일이 아니다. 3006번 버스를 이용하는 포천 시민들의 일상이다. 서울로 출퇴근하고, 서울에서 일을 보고, 서울에서 약속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그 마지막 구간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줄을 선다. 오늘도, 내일도.
■ 버스 한 대의 무게.
포천은 서울과 가깝지만 철도가 없다. 지하철이 닿지 않는다. 버스가 유일한 광역 교통수단이다. 3006번은 그 버스 중 하나다. 잠실역에서 포천을 잇는 노선. 이 버스가 제때 오지 않으면 포천 시민들은 기다리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택시를 타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잠실에서 포천까지 택시비가 얼마인지 아는가. 버스를 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 경제적 이유로, 차가 없어서, 음주 후라서. 그 사람들에게 버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필수 교통수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더 오래 기다리고, 더 늦게 귀가하고, 더 많이 지친다. 그 피해가 매일 반복된다.
■ 증차가 왜 안 되는가.
버스 증차는 간단해 보인다. 버스를 더 투입하면 된다. 그러나 현실은 복잡하다.
버스 운영은 비용이다. 차량 구입, 기사 인건비, 연료비, 유지보수. 승객이 많다고 해서 자동으로 수익이 나는 것이 아니다. 노선 수익성이 맞지 않으면 운수업체가 증차를 꺼린다. 광역버스는 경기도와 서울시의 협의가 필요하고, 노선 조정은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 복잡한 과정이 시민의 불편을 방치하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결하지 않는 것은 행정의 실패다. 잠실역 버스 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닐 것이다. 민원이 쌓였을 것이다. 그 민원이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 포천시와 경기도의 책임.
이명원 예비후보는 포천시 교통행정과와 경기도 버스정책과에 증차를 요구했다. 두 기관 모두 책임이 있다.
포천시는 시민의 교통 불편을 파악하고 상위 기관에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민원을 접수하고 처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잠실역 버스 줄이 이 정도라면 포천시가 이미 알고 있었어야 한다. 알고 있었다면 왜 해결되지 않았는가.
경기도는 광역버스 정책의 주체다. 3006번 노선의 배차 간격, 운행 횟수, 증차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이 있다. 승객이 몰리는 요일과 시간대에 대한 데이터가 있을 것이다. 그 데이터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 데이터를 수집하는 이유가 없다.
■ 교통은 복지다.
교통 문제를 단순한 불편으로 보면 안 된다. 교통은 복지다. 이동할 수 있어야 일할 수 있고, 일할 수 있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대중교통이 부실하면 차가 없는 사람, 운전을 못 하는 사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이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다. 사회적 약자가 교통 불편의 직격탄을 맞는다.
포천은 서울 접근성이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다.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어야 포천에 살 수 있다. 그 출퇴근이 불편하면 포천을 떠난다. 인구 유출의 원인 중 하나가 교통이다. 버스 증차는 시민 편의의 문제이기 전에 도시 생존의 문제다.
■ 예비후보의 SNS 제보가 드러낸 것.
이명원 예비후보가 시민 제보 영상을 공유한 것은 선거용 행동이기도 하다. 그것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선거 후보가 지역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영상이 공론화되어야 하는 이유는 선거와 무관하다. 잠실역 버스 줄은 실제 문제이고, 그 문제는 해결되어야 한다. 후보가 누구든, 선거가 있든 없든, 포천 시민들은 제때 집에 돌아갈 권리가 있다.
문제는 이 공론화가 선거가 끝난 후에도 이어질 것인가다. 선거철에만 주목받고 선거가 끝나면 잊히는 문제들이 있다. 3006번 버스 증차가 그런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 요구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증차하라는 요구만으로는 부족하다. 언제, 얼마나, 어떻게 증차할 것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승객이 몰리는 요일과 시간대가 언제인지 데이터로 확인해야 한다. 금요일 저녁, 일요일 밤, 명절 전후. 패턴이 있을 것이다. 그 패턴에 맞춰 임시 증차를 먼저 시행하고, 효과를 확인한 후 정규 노선으로 편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포천시와 경기도가 이 요구에 어떻게 답하는지를 시민들이 지켜봐야 한다. 답이 없으면 다시 물어야 한다. 그것이 시민의 권리다.
밤 9시 잠실역 버스 줄. 그 줄에 선 사람들은 특별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집에 가고 싶은 것이다. 그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현실이 문제다.
버스 한 대가 더 필요하다. 지금 당장.
메트로포천
전체댓글 0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의정부시
more +단체
more +-
금감원 공시 개편에 삼천당제약 ‘프로핏 쉐어’ 재평가… ‘진가’ 고개를 들다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 및 이익배분 ... -
포천 신북면 ‘포담장터’ 7월 11일 개장… 먹거리·공연·나눔밥상까지 풍성
경기 포천시 신북면에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포천 신북면 ... -
[메트로기획] 붓끝에 되살린 소동파의 철학
소동파(蘇軾)의 대표 산문 〈전적벽부(前赤壁賦)〉가 이종훈 포천문화원장의 필치로 대형 서예 작품으... -
[메트로기획] 모수국과 무지랭이골에 대한 연구 ①
경기 의정부시 고산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치매예방 프로그램 ‘웃음빵빵 두뇌짱짱’ 수업 시간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