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함만 돌려선 현직의 벽을 넘을 수 없다
- 동두천 선거, 이제는 토론회가 필요하다
- 행사장 경쟁 말고 정책 경쟁을 보여달라
선거가 60일 앞으로 다가왔다.
동두천 시청사 주변에는 현수막이 늘고, 행사장마다 낯선 얼굴들이 명함을 건넨다. 지역 단체 일정마다 양복 차림의 방문객도 부쩍 많아졌다. 선거철이면 늘 보는 풍경이다. 그러나 이 풍경이 선거의 전부라면, 유권자 입장에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박형덕 시장의 단독 후보 체제가 사실상 굳어졌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재선에 나서는 구도다. 반면 민주당은 아직 3명의 후보가 경쟁 중이고, 여기에 조국혁신당 유광혁 예비후보까지 더하면 진보 진영에서만 4명의 후보군이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지금 보여주는 모습은 무엇인가. 누가 더 많은 행사장을 돌고, 누가 더 많은 명함을 돌리느냐의 경쟁처럼 비친다.
그것이 과연 전략인가.
■ 명함은 후보를 설명하지 못한다
명함에는 이름과 정당, 연락처가 적혀 있다.
하지만 유권자가 진짜 알고 싶은 것은 그런 정보가 아니다. 그 후보가 동두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무엇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지, 어떤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겠다는 것인지가 중요하다. 행사장에서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는 일은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경쟁력을 증명하는 수단은 아니다.
동두천의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미군 반환공여지 활용 문제, 인구 감소, 낙후된 원도심, 청년 유출, 지역경제 위축 같은 과제가 한꺼번에 쌓여 있다. 유권자가 듣고 싶은 것은 바로 여기에 대한 답이다. 그런데 명함에는 그 답이 없다. 현수막에도 없다. 단체 행사 참석 횟수에도 없다.
공약집을 내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공약집은 대부분 읽히지 않는다. 유권자는 문서보다 사람을 본다. 후보가 직접 말하고, 질문을 받고, 반론에 답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공약의 진짜 수준이 드러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토론회다.
■ 현직의 벽은 명함으로 넘을 수 없다
박형덕 시장의 재선 도전은 구조적으로 유리하다.
현직은 지난 4년의 행정 실적을 갖고 있고, 지역 네트워크도 갖고 있으며, 시정 경험이라는 무게도 지닌다. 선거 직전에 내놓는 급조된 약속과는 다른 현실성을 주장할 수 있는 위치다. 도전자들이 이 구도를 흔들려면 단순한 존재감만으로는 부족하다.
방법은 분명하다.
현직의 실적을 구체적으로 비판하고, 더 나은 대안을 더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그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점까지 보여줘야 한다. 다시 말해 더 좋은 비전과 더 강한 설명력이 필요하다.
지금 진보 진영 4명의 후보군이 그런 준비를 하고 있는가.
각자 행사장을 돌며 인지도를 쌓는 데 집중하고 있을 뿐, 박형덕 시장을 상대할 공동의 판을 만들고 있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에너지는 분산돼 있고, 현직은 집중돼 있다. 이 구조로는 어렵다.
■ 정책 토론회가 꼭 필요한 세 가지 이유
첫째, 유권자의 알 권리다
동두천 시민은 다음 4년을 책임질 시장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비교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 같은 질문에 누가 어떤 답을 하는지, 어느 후보가 더 현실적인 해법을 갖고 있는지, 지역 현안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명함과 현수막만으로는 그 판단이 불가능하다.
둘째, 후보 검증이다
토론은 준비된 후보와 그렇지 않은 후보를 가른다.
급조한 공약은 몇 번의 질문만 받아도 흔들린다. 내용 없는 구호는 반론 앞에서 힘을 잃는다. 반대로 지역 현안을 제대로 공부한 후보는 토론에서 빛난다. 압박 질문에도 흔들리지 않고, 상대의 비판에 논리로 답하며, 구체적인 수치와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토론회는 가장 공정한 검증 장치다.
셋째, 경선 후유증을 줄인다
민주당은 아직 3명이 경쟁 중이다.
경선이 끝나면 두 명은 탈락한다. 문제는 그 이후다. 탈락한 후보 지지층이 본선에서 움직이지 않으면 진보 진영 전체가 손해를 본다. 공개 토론을 거친 경선은 결과 수용성이 높다. 최소한 같은 무대에서 공정하게 경쟁했다는 인식이 생기기 때문이다. 밀실 조정보다 공개 검증이 경선 후유증을 줄이는 데 훨씬 낫다.
■ 이제는 시민단체와 언론이 판을 깔아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후보들이 먼저 토론회를 요구하는 일이다.
그러나 후보들이 스스로 공개 무대를 만들지 못한다면, 시민단체와 언론이 나서야 한다. 동두천에도 지역 언론이 있고, 지역 현안을 공론화할 수 있는 시민사회가 있다. 이들이 4명의 후보를 한자리에 모아 동두천의 핵심 현안을 놓고 정책 토론회를 열어야 한다.
형식은 복잡할 필요가 없다.
반환공여지, 인구감소, 원도심 재생, 청년정책, 복지와 재정 같은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동일 질문과 동일 시간을 보장하면 된다. 유튜브 생중계를 붙이면 더 많은 시민이 볼 수 있다. 토론회장은 몇 백 명이 오지 못해도, 온라인은 훨씬 더 넓다.
토론회를 거부하는 후보는 스스로 약점을 드러내는 셈이다.
나오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든, 유권자 눈에는 준비 부족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먼저 토론회를 요구하는 후보는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 어떤 질문에도 답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 60일이면 아직 늦지 않았다
60일은 짧다.
그러나 방향을 바꾸기에는 아직 충분한 시간이다. 지금 진보 진영 후보들이 해야 할 일은 명함을 더 많이 돌리는 것이 아니다. 동두천의 문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현실적인 해법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 시민 앞에서 증명하는 일이다.
그 증명의 무대는 결국 토론회다.
토론으로 검증하고, 경선으로 정리하고, 본선에서 집중하는 것. 그 순서가 맞다. 그래야 현직의 벽도 흔들 수 있다.
지금 동두천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누가 행사장을 더 많이 다니는지를 보고 있는가.
아니면 누가 더 나은 동두천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고 있는가.
유권자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후보들만 아직 모르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전체댓글 0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의정부시
more +단체
more +-
금감원 공시 개편에 삼천당제약 ‘프로핏 쉐어’ 재평가… ‘진가’ 고개를 들다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 및 이익배분 ... -
포천 신북면 ‘포담장터’ 7월 11일 개장… 먹거리·공연·나눔밥상까지 풍성
경기 포천시 신북면에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포천 신북면 ... -
[메트로기획] 붓끝에 되살린 소동파의 철학
소동파(蘇軾)의 대표 산문 〈전적벽부(前赤壁賦)〉가 이종훈 포천문화원장의 필치로 대형 서예 작품으... -
[메트로기획] 모수국과 무지랭이골에 대한 연구 ①
경기 의정부시 고산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치매예방 프로그램 ‘웃음빵빵 두뇌짱짱’ 수업 시간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