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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저를 살렸습니다”… 임현숙 의원, 마지막 5분 발언에 담긴 4년의 진심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4.1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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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병의 시간 견디며 시민 곁 지킨 의정활동… 사람 중심 도시·역사·교육복지 향한 한결같은 발걸음

[사진] 임현숙 의원.JPG


어떤 정치인의 마지막 발언은 성과를 정리하는 데 머문다.  

그러나 동두천시의회 임현숙 의원의 마지막 5분 자유발언은 조금 달랐다.  

그것은 단순한 의정 보고가 아니라, 아픔을 견디며 끝내 시민 곁을 지키려 했던 한 사람의 고백이자 감사였고,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운 힘이 결국 시민이었다는 진심 어린 인사였다.


경기 동두천시의회 임현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나선거구)은 지난 10일 열린 제345회 임시회 개회식에서 제9대 의회 마지막 5분 자유발언에 나섰다. 연단에 선 그는 지난 4년의 시간을 돌아보며, 자신이 왜 이 길을 걸어왔는지, 그리고 무엇이 자신을 버티게 했는지를 담담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전했다.


그의 발언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바로 시민이었다.


◇ “찾아오고 싶고, 머물고 싶고, 걷고 싶은 도시”… 그의 의정은 늘 생활 가까이에 있었다


임 의원이 지난 4년간 품어온 의정의 목표는 분명했다.  

‘찾아오고 싶고, 머물고 싶고, 걷고 싶은 아름다운 도시, 동두천.’


그는 거창한 구호보다 시민의 일상에 직접 닿는 변화를 만드는 데 집중해왔다.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사람 중심의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는 문제의식 아래 「걷고 싶은 거리 조성에 관한 조례」를 대표 발의했고, 보산동 경관조명과 로고 라이트 설치, 구시가지 교차로 안전 개선, 산책로와 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 앞 쿨링 포그 설치 등 생활 밀착형 정책을 하나하나 현실로 옮기는 데 힘을 보탰다.


겉으로 보면 작은 변화들일 수 있다.  

그러나 시민의 하루를 바꾸는 정치는 대개 그렇게 시작된다.  

조금 더 안전한 길, 조금 더 머물고 싶은 거리, 조금 더 숨 돌릴 수 있는 공간.  

임 의원의 의정활동은 바로 그 “조금 더 나은 일상”을 향해 있었다.


그는 관문IC 진입로 경관 개선을 강하게 촉구한 이유 역시 “동두천의 잃어버린 자부심을 되찾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의 얼굴을 바꾸는 일은 결국 시민의 자존감을 세우는 일이라는 믿음이 그 바탕에 깔려 있었다.


◇ 오래된 나무와 잊힌 역사까지 살피며, 도시의 뿌리를 되묻다


임 의원의 시선은 단지 현재의 생활환경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동두천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도시의 깊은 뿌리를 되살리는 일에도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행동 1040년 은행나무를 비롯한 보호수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전국 최초로 ‘보호수 안내 지도’ 발간을 추진한 일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오래된 나무를 기록하고 지켜내는 일은 단순한 조경 사업이 아니라, 한 도시가 스스로의 시간을 존중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임 의원은 또 사당골 천년 보호수 공원 조성, 어수정 터 복원, 삼충단 증·개축 추진 등을 통해 향토 유적의 의미를 되살리는 데도 애써왔다.


특히 동료 의원들과 함께 의원연구단체를 꾸려 한국전쟁 당시 동두천에 주둔했던 노르웨이 야전병원 ‘노르매시(NORMASH)’의 인류애를 재조명하고,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과 역사문화공원 개발을 논의한 일은 지역 정치인의 역할이 단순 행정 점검에만 머물지 않음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그의 발걸음은 늘 질문을 품고 있었다.  

도시는 얼마나 아름다운가보다,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  

그리고 시민은 그 기억 속에서 어떤 자긍심을 얻을 수 있는가.


◇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돼선 안 된다”… 가장 뜨거운 심장은 늘 아이들을 향했다


임 의원이 이날 발언에서 가장 애착을 담아 말한 분야는 교육과 복지였다.  

그는 “단 한 명의 아이도 교육복지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장 굳게 품어왔다고 했다.


청소년 산모의 임신·출산 의료비 지원과 상담 공간 마련, 긴급 아동 돌봄 서비스 확대, 애향 장학금 수혜 대상 확대 등은 모두 그 신념의 연장선에 있었다. 특히 관내 고등학교 재학 여부에 따라 장학금 혜택에서 배제되던 불합리한 현실을 바로잡고, 다자녀 가정 학생과 예·체능 분야 학생들에게도 더 넓은 기회를 주고자 한 점은 제도 밖에 있던 아이들을 다시 공동체 안으로 불러들이려는 노력으로 읽힌다.


정치가 제도와 예산의 언어로만 말할 때 놓치기 쉬운 것이 있다.  

바로 그 제도와 예산이 결국 누구의 삶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임 의원의 발언은 그 질문 앞에서 분명했다.  

정책은 결국 사람에게 닿아야 하며, 특히 가장 약한 아이들부터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 투병의 시간을 지나며… “시민 여러분이 저를 살리셨다”


이날 발언의 가장 깊은 울림은 임기 중반 찾아온 투병의 시간에 대한 고백에서 나왔다. 임 의원은 그것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참으로 혹독한 시련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누구라도 주저앉고 싶었을 시간, 그는 본회의장 자리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병원의 약만이 아니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이었습니다.”


정치인의 말은 때로 습관처럼 들릴 때가 있다.  

그러나 이날 임 의원의 말은 달랐다.  

그것은 수사보다 체험에 가까웠고, 다짐보다 고백에 가까웠다.


시장과 골목에서, 공원 벤치에서 스쳐 만난 시민들의 얼굴.  

이름도 모르는 그 표정들이 자신을 붙들었고, 단 하나라도 더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오게 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시민 여러분은 저의 힘이었고, 저의 이유였습니다”라고 했다.


정치가 신뢰를 얻는 순간은 거창한 약속을 내세울 때보다, 왜 이 일을 하는지 끝내 잊지 않은 사람의 진심이 전해질 때일지도 모른다. 임 의원의 마지막 5분 발언은 바로 그런 순간에 가까웠다.


◇ 공직자에게 남긴 말, “행정은 물처럼 흘러야 합니다”


임 의원은 시민에게만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 아니었다.  

함께 정책을 만들고 현장을 점검해 온 공직자들에게도 깊은 인사를 남겼다.


그는 “부서 간 칸막이를 낮추고 행정은 물처럼 흘러야 한다”고 말했다. 유연하지만 방향을 잃지 않는 행정, 막힘없이 흐르되 시민의 삶을 적시는 행정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때로는 날카로운 지적과 요구로 공직자들에게 부담을 줬을지 모른다며 송구함을 표했지만, 그 모든 과정 역시 시민의 행복을 조금이라도 더 키우고 싶었던 절박한 마음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정치와 행정은 흔히 긴장 관계로 비친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그 관계가 결국 시민을 위한 협업이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환기했다.  

비판도, 요구도, 사과도 모두 시민의 삶이라는 같은 목적지로 향할 때 의미를 갖는다는 메시지였다.


◇ 마지막이지만 끝이 아닌 말


임 의원은 자신의 임기가 이제 마침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어떤 역할이 다시 주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있다고도 했다. 사람 중심의 거리, 동두천만의 역사와 문화, 아이들을 위한 교육복지의 방향만큼은 제9대 의회가 끝나더라도 결코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승풍파랑(乘風破浪)’을 언급하며 동두천의 더 큰 도약과 희망을 응원했다. 그리고 자신 역시 언제 어디에 있든 동두천의 내일을 응원하며, 주어진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동두천의 비타민이 되겠다”는 마지막 한마디에는 그의 정치가 궁극적으로 지향해 온 태도가 담겨 있었다. 누군가를 밀어붙이는 힘이 아니라, 누군가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힘. 그것이 그가 말하는 정치에 더 가까워 보였다.


임현숙 의원의 마지막 5분 자유발언은 의정 성과를 나열하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시민의 삶 가까이에서 정치를 해온 한 사람의 지난 시간을 보여주었고, 투병의 시간마저 시민에 대한 책임감으로 견뎌낸 마음을 전했으며, 끝내 정치의 이유가 시민이어야 한다는 가장 본질적인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어쩌면 그날 본회의장에서 가장 오래 남은 말은 이것이었을지 모른다.  

“시민이 저의 힘이었고, 이유였습니다.”


그 한 문장 안에,  

그가 걸어온 4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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