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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천시의 ‘출생아 반등’, 숫자의 함정과 행정의 착시를 경계한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4.1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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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36명→3월 64명… 포천시 출생아 수 3개월 연속 상승은 ‘포천형 인구정책’의 가시적 성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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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시가 발표한 ‘3개월 연속 출생아 수 증가’ 지표는 역대급 저출생 기조 속에서 분명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난 1월 36명이었던 출생아 수가 3월 64명으로 늘어난 것을 두고, 시는 ‘포천형 인구정책’의 가시적 성과라며 고무된 표정이다. 그러나 지표 이면을 냉정히 뜯어보면,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 오히려 지자체 인구정책의 한계와 실체를 직시해야 할 때임을 알 수 있다.


우선 시가 내세운 ‘1.8배 증가’라는 수사는 통계적 착시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십 명 단위의 증감은 지역 내 우연한 출산 주기가 겹치거나 계절적 요인에 의해서도 충분히 변동될 수 있는 범위다. 이를 두고 정책적 승리로 규정하는 것은 아전인수격 해석이다. 더욱이 올해 초 전국적으로 나타난 일시적 반등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천시만의 독보적인 성과로 치켜세우기엔 근거가 빈약하다. 단기적인 숫자의 등락에 일희일비하며 행정의 치적을 홍보하는 데 급급해서는 본질적인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소위 ‘포천형 인구정책’이라 명명된 사업들의 면면을 보아도 기존의 ‘현금 살포식’ 관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후조리비 지원, 교통비 지급, 쌀 제공 등은 당장 부모들의 지갑을 채워줄 순 있어도, 그들이 포천에 평생 정주해야 할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인접 지자체가 더 많은 지원금을 제시하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유동적 정주’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출산 장려금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아플 때 밤새 달려갈 소아과 전문의 확보이고, 공교육만으로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의 질적 개선이다. 정작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는 뒷전인 채 ‘현금성 미봉책’에 의존하는 것은 사상누각(砂上樓閣)과 다름없다.


시는 등록 인구의 5.5배에 달하는 ‘생활인구’를 주요 성과로 꼽고 있으나, 이 역시 허울 좋은 통계에 불과하다. 한탄강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과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다. 스쳐 지나가는 행인을 인구 활력의 척도로 삼는 것은 인구 감소의 고통을 잊기 위한 자기최면에 가깝다. 관광 인프라에 쏟아붓는 예산이 정작 정주 인구의 보육과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는 데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엄중히 따져 물어야 한다.


인구 정책은 홍보용 보도자료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고단한 일상 속에 존재해야 한다. 7호선 연장과 산업단지 육성이라는 거창한 미래 설계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포천에 사는 부모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포천시는 이번 수치 반등을 ‘성과’가 아닌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잠시 반등한 숫자가 다시 고꾸라질 때, 그때는 어떤 변명을 내놓을 것인가. 현금 지원의 달콤함이 사라진 뒤에도 포천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남을 수 있을지, 행정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냉철한 성찰을 강력히 촉구한다. 단순히 사람이 ‘모이는’ 도시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인구 정책의 처음이자 끝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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