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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의장 출신도, 경선 승자도 예외 없다… 이제는 실력으로 답할 때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4.2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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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천이 벼슬인가, 이제 포천 유권자가 냉정하게 걸러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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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포천 기초의원 공천을 마무리했다. 가선거구는 박윤경·서과석, 나선거구는 최홍화·윤상훈이다. 당으로서는 대진표를 완성했다며 숨을 돌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시민에게 공천은 시작일 뿐이다. 정당이 후보를 정했다고 해서 자격까지 증명된 것은 아니다. 공천장이 곧 능력 인증서라도 되는 듯 굴면 그 오만이야말로 지방정치를 망치는 첫 단추다.


이번 공천에서 당이 내세울 만한 포인트는 뻔하다. 서과석 의원은 전반기 의장 출신이고, 윤상훈 후보는 경선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그것이 시민에게 무슨 감동이 되나. 의장을 했다는 것은 자리를 지냈다는 뜻일 뿐이고, 경선을 이겼다는 것은 당내 경쟁에서 앞섰다는 의미일 뿐이다. 둘 다 유권자 앞에서는 참고사항이지, 면책특권이 아니다. 지방의회가 시민 삶을 얼마나 바꿨는지에 대한 답 없이 경력만 내세우는 것은 공허하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한 일이 아니라 한 자리로 평가받겠다는 태도에 가깝다.


서과석 의원의 3선 도전은 그래서 더 엄격하게 검증받아야 한다. 3선은 경력의 훈장이 아니라 책임의 무게다. 두 번 선택받았으면 그만큼 두 번의 성적표가 있어야 한다. 의장 경력이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포천의 현안 앞에서 무엇을 바꿨고, 무엇을 막았으며, 무엇을 끝까지 밀어붙였는지 분명히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지방선거만 되면 어김없이 “경험”, “관록”, “인지도” 같은 말이 먼저 나온다. 경험이 많아서 좋은 정치인이 아니라, 경험을 성과로 바꿔냈을 때 비로소 유능한 정치인이다. 오래 했다는 이유만으로 또 해도 된다는 식의 논리는 정치가 아니라 관성이다.


윤상훈 후보도 다르지 않다. 경선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정치적 자산으로 포장할 수는 있겠지만, 시민 눈에는 아직 백지에 가깝다. 지방의원은 신선한 얼굴이면 되는 자리가 아니다. 시의회는 배움의 현장이 아니라 결정을 내리는 자리다. 준비되지 않은 신인은 “새롭다”는 이유 하나로 지역을 실험대에 올릴 수 있다. 그렇다면 윤 후보는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당내 지지세 말고 행정 이해도는 어느 정도인지, 지역 현안을 얼마나 깊게 들여다봤는지, 예산과 조례를 다룰 준비가 돼 있는지 말이다. 새 얼굴이라는 말은 예쁘지만, 무능까지 덮어주지는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공천 뉴스가 늘 그렇듯, 선거를 또다시 정당 내부의 승부 기록처럼 소비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누가 가번이고 누가 나번인지, 누가 경선에서 이겼는지, 누가 조직이 센지, 누가 당협과 가깝다는 식의 이야기가 지방선거를 지배한다. 정작 시민 삶을 바꿀 질문은 뒤로 밀린다. 포천의 농촌 난개발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생활 인프라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고령화와 청년 유출에 어떤 대책을 낼 것인지, 지역경제 침체 앞에서 무엇을 우선할 것인지 같은 본질은 사라지고, 남는 것은 줄 세우기와 얼굴 알리기뿐이다. 지방정치가 시민에게 외면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초의원은 동네 행사장에 얼굴 비추고, 민원 몇 건 전달하고, 선거철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를 반복하는 자리가 아니다. 예산의 우선순위를 따지고, 집행부의 안이함을 물고 늘어지고, 불필요한 사업을 잘라내고, 꼭 필요한 사업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자리다. 때로는 시민 대신 불편한 질문을 해야 하고, 인기 없는 결론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의 지방정치는 어떤가. 의정활동은 희미하고, 선거 때만 이름이 선명해진다. 평소엔 존재감이 없다가 공천만 받으면 갑자기 검증된 인물인 양 포장하는 행태부터 끊어야 한다.


국민의힘 역시 이번 공천을 두고 “진용 완성”, “경쟁력 강화” 같은 말로 자평할지 모르지만, 그런 자기만족이야말로 가장 위험하다. 시민은 당의 사정을 궁금해하지 않는다. 당이 누구를 세웠는지가 아니라, 왜 그 사람이 시민의 삶을 맡길 만한 인물인지 알고 싶어 한다. 그런데도 공천이 끝나면 마치 절반은 이긴 것처럼 행동하는 구태가 여전하다. 정당이 후보를 고르는 절차와 시민이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전혀 다르다. 이 간단한 사실을 잊는 순간, 공천은 곧 오만이 된다.


포천 유권자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익숙한 이름이라고, 오래 봤다고, 같은 당이라고 표를 던지는 습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의장 출신”이라는 직함에 눌릴 이유도 없고, “경선 승리”라는 포장에 혹할 이유도 없다. 유권자가 물어야 할 것은 단순하다. 당신은 지난 시간 무엇을 했는가. 앞으로 4년 동안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 말이 아니라 자료로, 사진이 아니라 성과로, 인맥이 아니라 실력으로 답하라는 것이다. 그 답을 못 하면 떨어뜨리면 된다. 선거는 예우의 자리가 아니라 평가의 자리다.


이번 포천 기초의원 선거에서 필요한 것은 흥행이 아니라 검증이다. 관록이든 신인이든 모두 같은 저울에 올려야 한다. 의장 출신이라고 덜 묻지 말고, 새 얼굴이라고 봐주지 말아야 한다. 지방정치를 망쳐온 것은 늘 이런 봐주기였다. 검증 없는 재선, 준비 없는 등판, 책임 없는 공천이 쌓여 시민의 피로를 키웠다.


공천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하나다. 누가 덜 시끄러운가가 아니라, 누가 진짜 일할 사람인가. 포천 유권자가 이번만큼은 그 질문을 끝까지 붙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는 또 지나가고, 정치는 또 제자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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