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신일 대진대 초빙교수(전국토부 코레일관광개발 사장) 철불 이야기
1,200년의 귀환, 세계인이 공감할 흥룡사 철불 이야기
기고: 권신일 대진대 초빙교수(전국토부 코레일관광개발 사장)


포천 백운계곡은 단순한 자연경관이나 국민 관광지를 넘어, 수천 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역사 문화의 공간이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하나의 슬픈 서사가 있다. 바로 흥룡사 철불 이야기다.
철불은 약 1,200년 전 통일신라 말기 도선 국사의 흥룡사 창건과 함께 이곳에 자리 잡았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그저 철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이 유물은 단순한 보통명사를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깊은 서사를 품고 있다.
1924년 오랜 세월 땅속에 묻혀 있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철불은 곧 일제에 의해 서울로 옮겨졌다. 이후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본래의 자리에서 떨어진 채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머물고 있다. 고향으로 돌아오기 직전에서 멈춰 선 이 이야기는 마치 그리스 신화 오디세이처럼 상실과 귀환을 향한 희망의 서사를 떠올리게 한다.
문화재에 있어 중요한 것은 단지 보존과 관리만이 아니다. 그 문화재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이집트 유물이 타국의 박물관에 놓여 있을 때 그것이 주는 감동은 본래의 공간에 있을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문화재는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그 자리에 축적된 시간과 이야기, 자연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흥룡사 철불 역시 그렇다. 다시 백운계곡으로 돌아온다면 그것은 단순한 이전이 아니라 1200년의 귀환이라는 하나의 사건이 된다. 통일신라에서 태봉, 고려와 조선,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늘의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을 관통해 제자리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감동을 담고 있다.
지역 발전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귀환이다. 백운계곡은 이미 많은 국민과 외국인이 찾는 관광지이며 동장군 축제와 같은 계절형 콘텐츠도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철불의 귀환 서사가 더해진다면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 문화 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다. 특히 도선 국사가 세 마리 학이 내려앉은 곳에 절을 세웠다는 창건 설화와 맞물려 전국의 유사한 설화 가운데서도 더욱 강한 상징성과 감동을 갖게 될 것이다. 결국 철불의 귀환은 하나의 문화재 이전을 넘어 포천을 K-서사의 중심지로 만드는 핵심 콘텐츠가 된다.
물론 국보급 문화재의 이전과 보존에는 상당한 비용과 절차가 따른다. 실제로 지난해 약 70억원 규모의 관련 예산 확보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행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이 문화재의 가치를 얼마나 진지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
이제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 귀환이 만들어낼 역사적, 문화적, 관광적 가치를 고려한다면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아야 한다. 귀환의 서사와 공간이 결합되는 순간 백운계곡은 단기간 내에도 그 이상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흥룡사 철불 환수위원회는 이 문제를 단순한 지역 현안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재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국가적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보다 전략적이고 속도감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1,200년의 시간을 견뎌온 그 존재가 다시 백운계곡으로 돌아오는 날 우리는 단순히 하나의 문화재를 옮기는 것을 넘어 잃어버린 시간의 서사를 완성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흥룡사 철불이 반가사유상처럼 그 서사에 걸맞은 이름과 함께 제자리로 돌아오는 날을 위해 관심과 실질적인 노력을 모아야 한다.
전체댓글 0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의정부시
more +단체
more +-
금감원 공시 개편에 삼천당제약 ‘프로핏 쉐어’ 재평가… ‘진가’ 고개를 들다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 및 이익배분 ... -
포천 신북면 ‘포담장터’ 7월 11일 개장… 먹거리·공연·나눔밥상까지 풍성
경기 포천시 신북면에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포천 신북면 ... -
[메트로기획] 붓끝에 되살린 소동파의 철학
소동파(蘇軾)의 대표 산문 〈전적벽부(前赤壁賦)〉가 이종훈 포천문화원장의 필치로 대형 서예 작품으... -
[메트로기획] 모수국과 무지랭이골에 대한 연구 ①
경기 의정부시 고산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치매예방 프로그램 ‘웃음빵빵 두뇌짱짱’ 수업 시간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