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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마트한 ‘똑버스’보다 시급한 건 ‘덜커덩’ 맨홀 수리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5.0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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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창한 미래 공약 뒤에 숨은 부실한 기초 행정... 시민의 발 위협하는 ‘도로 지뢰’ 방치하고 표심 잡기만 급급한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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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포천시장 등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공약 대결이 뜨겁다. 특히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발표된 노인 맞춤형 공약들을 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다. 수요응답형 버스인 ‘똑버스’ 도입부터 AI가 접목된 ‘스마트 경로당’, ‘공공 스크린 파크골프장’까지, 후보들이 그리는 포천의 미래는 그야말로 첨단 복지 도시다.


하지만 거창한 청사진을 든 후보들이 잠시 고개를 숙여 발밑을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후보들이 ‘이동권 보장’과 ‘효도 행정’을 외치는 그 시각, 포천의 노인들과 시민들은 소흘읍 송우리와 화현면의 부서진 맨홀 뚜껑 위에서 아슬아슬한 ‘지뢰 찾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 ‘첨단 버스’ 타러 가는 길, 부서진 맨홀에 발목 잡힐 판


최근 소흘읍과 화현면 일대에서 포착된 도로 실태는 참담하다. 맨홀 주변 아스팔트는 종잇장처럼 너덜너덜하게 찢겨 나갔고, 뚜껑은 파손된 채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차량이 지날 때마다 들리는 ‘덜커덩’ 소리는 시민들에게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하는 경고음이다.


이동권(移動權)은 단순히 새로운 버스를 타는 권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집 앞 도로를 안전하게 걷고, 내가 운전하는 차가 갑작스러운 함몰 구간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행정에 대한 신뢰’가 이동권의 전제 조건이다. 대중교통 소외 지역에 똑버스를 배치하겠다는 후보들의 약속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버스가 오면 무엇하나, 그 버스가 달릴 길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 ‘보여주기식’ 공약에 가려진 기초 행정의 실종


기초 행정의 부실은 온라인 소통 공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근 한 지역 단체 대화방에서는 전직 면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올리자, 한 시민이 “송우리 시내 맨홀 뚜껑 하나 관리하지 않고 4년을 보냈다. 덜커덩거리는 동네에 살고 싶지 않다”며 일갈했다. 전직 공무원들이 정치적 줄대기와 선거 승리에 매몰된 사이, 시민의 일상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정 서비스는 ‘방치’되고 있었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후보들이 내세우는 ‘스마트’와 ‘현대화’는 예산만 투입하면 결과가 금방 드러나는 ‘보여주기식’ 공약에 가깝다. 반면, 도시 구석구석의 파손된 시설물을 점검하고 도로 환경 인프라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일은 품은 많이 들고 생색은 나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행정의 진심은 화려한 셔틀버스의 도색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이뤄지는 시설 보수와 유지 관리에서 증명된다.


◇ 표심 잡기 전 ‘행정의 기본’부터 공약하라


포천의 지리적 특성상 이동권 확보와 노인 복지는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 모든 복지의 기초는 ‘안전’이다. 후보들은 지금이라도 스마트 기기와 첨단 버스를 논하기 전에, 포천시 전역의 도로 시설물 전수조사와 즉각적인 보수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어야 한다.


시민들은 똑똑한 버스 이전에, 내 차 바퀴가 빠지지 않는 평탄한 도로를 원한다. 거창한 사회공헌형 일자리 이전에, 비리 의혹으로 얼룩진 공공 시설물의 투명한 직영 관리를 원한다. 


후보들이여, 표를 달라고 하기 전에 먼저 현장으로 나가 맨홀 뚜껑부터 살펴보라. 시민들의 발이 닿는 곳조차 지켜주지 못하면서 어떻게 포천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말할 수 있는가. 행정의 기본을 망각한 후보에게 포천의 4년을 맡길 시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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