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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마장이 지역 발전의 해답인가 — 양주시의 선택을 묻는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3.06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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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치의 열망 앞에서 놓치고 있는 질문들, 지금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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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가 대형 시설 유치에 나서는 것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일자리와 세수, 인구 유입이라는 삼박자를 갖춘 대형 프로젝트는 언제나 지역 정치인들에게 매력적인 카드다. 양주시가 렛츠런파크 서울, 즉 과천경마공원의 광석지구 유치에 나선 것도 그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있다는 것과 옳다는 것은 다른 말이다.


지난 4일 광적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는 양주시가 이 사업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10명이 직접 참석해 입지 타당성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설명했고, 주민 대표들은 "강한 유치 의지"를 표명했다. 분위기는 뜨거웠다.


그러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차가운 질문들이 충분히 제기되었는지는 의문이다.


◇ 첫 번째 질문 — 경마장은 어떤 시설인가


논의의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경마장은 과연 어떤 성격의 시설인가.


렛츠런파크는 단순한 스포츠 시설이 아니다. 그것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관리를 받는 사행성 시설이다. 카지노, 복권, 스포츠토토와 함께 법적으로 '사행산업'으로 분류되는 이 시설은, 그 특성상 도박 중독, 가정 해체, 범죄 유발 등의 사회적 부작용을 동반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과천경마공원 인근 지역 주민들이 수십 년간 겪어온 문제들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경마 개최일마다 몰려드는 인파, 주변 상권의 왜곡, 도박 중독자들로 인한 사회적 비용. 과천시가 경마공원 이전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현실적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양주시의 설명회 자료에는 경제적 파급효과와 입지 적합성이 상세히 담겨 있다. 그러나 이 시설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분석은 얼마나 포함되어 있었는가. 유치의 편익만을 강조하고 비용을 외면하는 것은 절반의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이다.


◇ 두 번째 질문 — 주민설명회는 충분히 공정했는가


이번 설명회의 구성을 살펴보면 몇 가지 구조적 의문이 생긴다.


참석자는 양주시 관계 공무원 10명과 광적지역개발협의회, 광적면 이장협의회 등 주민 대표 20여 명이었다. 이 구성이 광석지구 인근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가.


지역개발협의회와 이장협의회는 일반적으로 지역 개발에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조직이다. 경마장 유치에 반대하거나 우려를 가진 주민들, 특히 자녀를 둔 학부모, 청소년 관련 단체, 사회복지 관련 기관 등의 목소리는 이 자리에 얼마나 반영되었는가.


설명회의 결론이 "참석 주민들이 강한 유치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은, 참석자의 구성 자체가 이미 특정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진정한 주민 의견 수렴은 찬성론자들만의 공감대 확인이 아니라,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까지 포함한 폭넓은 공론화 과정이어야 한다.


◇ 세 번째 질문 — 입지 논리의 허점


양주시가 광석지구의 강점으로 내세운 논거들을 하나씩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존 과천경마공원 부지와 유사한 면적"이라는 점은 입지 조건의 충족을 의미하지, 입지의 적합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면적이 맞는다는 것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LH 소유로 토지보상과 지장물 철거가 완료된 상태"라는 점은 사업 추진의 편의성을 말하는 것이지, 그 부지에 경마장이 들어서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준비된 부지가 있다는 사실이 그 부지의 최선의 활용 방안이 경마장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인접 지역이 농지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민원 부담이 적다"는 분석은 더욱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이것은 달리 말하면, 현재는 민원을 제기할 주민이 적다는 의미다. 그러나 경마장이 들어선 이후 개발이 진행되고 인구가 유입되면, 그 민원 부담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현재의 조용함이 미래의 갈등 부재를 보장하지 않는다.


GTX-C 노선과 광역도로망을 교통 접근성의 근거로 제시한 것도 양날의 검이다. 접근성이 좋다는 것은 경마장 이용객의 유입이 용이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광역적 사행산업 집중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 네 번째 질문 — 과천은 왜 내보내려 하는가


이 문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맥락 중 하나는, 과천시가 왜 경마공원 이전에 협조적인가 하는 점이다.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이라는 명분이 있지만, 과천 시민들이 수십 년간 경마공원과 공존하며 겪어온 불편과 부작용이 이전 논의의 실질적 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과천이 내보내려는 시설을 양주가 유치하려 한다면, 과천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과천경마공원 인근 주민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직한 사전 조사일 것이다. 그 시설과 함께 살아온 수십 년의 경험이 양주시의 유치 결정에 얼마나 반영되었는가.


◇ 다섯 번째 질문 — 양주의 미래상은 무엇인가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양주시는 어떤 도시가 되고자 하는가.


경마장 유치가 가져올 단기적 경제 효과는 분명 존재한다. 고용 창출, 세수 증가, 연관 산업 발전. 이 숫자들은 설명회 자료에 인상적으로 제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도시의 정체성은 어떤 시설을 유치하느냐에 의해 형성된다. 경마장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도시의 이미지와, 첨단 산업이나 교육·문화 인프라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도시의 이미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 이미지는 어떤 인구를 유입시키고, 어떤 산업을 끌어들이며,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는지를 결정한다.


양주시가 지향하는 도시의 미래상이 경마장 유치와 정합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경제적 파급효과의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숫자가 어떤 도시를 만들어가는가 하는 질문이다.


◇ 신중함이 무책임이 아닌 이유


이 칼럼이 경마장 유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으로 읽혀서는 안 된다. 지역 발전을 위한 양주시의 노력과 의지는 존중받아야 한다. 대형 시설 유치를 통해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시도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형 사행성 시설의 유치는 그 어떤 개발 사업보다 신중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요구한다. 찬성론자들만의 공감대 확인이 아니라,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포함한 진정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경제적 편익의 계산만큼이나 사회적 비용의 추정이 필요하다. 단기적 효과만큼이나 장기적 도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신중함은 무책임이 아니다. 오히려 돌이키기 어려운 결정 앞에서 충분히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시민에 대한 진정한 책임이다.


양주시 관계자는 "주민과의 충분한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말이 진심이라면, 지금 필요한 것은 유치 의지의 확인이 아니라 우려의 경청이다.


경마장이 양주의 미래를 밝힐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짐이 될 것인가. 그 답은 뜨거운 열기 속이 아니라, 차가운 이성의 공간에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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