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이 흔들리면 우리의 밥상도 흔들린다

밥 한 끼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배를 채우는 것.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다. 가족이 함께 앉아 하루를 나누는 것, 친구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리고 혼자이지만 따뜻한 음식 앞에서 위로를 받는 것. 밥 한 끼가 만드는 것들이 있다.
이 밥 한 끼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새벽에 일어나 재료를 준비하고, 하루 종일 주방에 서서 음식을 만들며, 손님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 의정부의 골목골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외식업 종사자들이다.
이들이 지금 어렵다. 고물가로 재료비가 오르고, 소비 위축으로 손님이 줄며, 인건비와 임대료는 그대로인데 수입은 줄어드는 것. 이 삼중고가 의정부 외식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의정부시지부가 제61회 정기총회를 열고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다짐한 것은 이 어려운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것이다. 61년이라는 긴 역사가 말해주듯 의정부 외식업계는 수많은 위기를 넘어왔다. 이번 위기도 함께 넘어갈 것이라는 믿음이 130여 명의 대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다.
◇ 61회가 담고 있는 것
제61회 정기총회. 61년이라는 숫자가 담고 있는 것이 있다.
1965년 무렵 시작된 의정부시지부의 역사는 의정부의 현대사와 함께한다. 경제 개발의 시대, 외식 문화가 형성되던 시대, 그리고 의정부가 성장하던 시대. 이 모든 시간 동안 의정부의 외식업계는 시민들의 밥상을 책임져왔다.
61년 동안 외식업계가 마주한 위기들이 있었을 것이다. 경제 위기, 식품 안전 사고,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이 위기들을 넘어 61번째 총회를 열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위기가 올 때마다 함께 모여 해법을 찾고, 서로를 지지하며 버텨온 것. 그 역사가 61이라는 숫자에 담겨 있다.
◇ 고물가가 만드는 이중의 고통
고물가는 외식업자에게 이중의 고통을 준다.
첫 번째 고통은 원가 상승이다.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 음식을 만드는 비용이 늘어난다. 그렇다고 음식 가격을 그만큼 올리면 손님이 줄어든다.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마진이 줄어든다. 이 딜레마가 외식업자들을 괴롭히는 것이다.
두 번째 고통은 소비 위축이다. 고물가로 가계 부담이 늘어나면 외식을 줄이는 것이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 절약이다. 외식은 필수 지출이 아니라 선택 지출이기 때문이다. 손님이 줄어드는 것이 외식업자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원가는 오르고 매출은 줄어드는 것. 이것이 지금 의정부 외식업계가 마주한 현실이다. 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 이번 총회의 핵심 과제였다.
◇ 안전한 먹거리라는 책임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시민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다짐은 외식업계의 본질적인 책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경영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타협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는 것이 식재료의 품질이다. 더 싼 재료를 쓰고,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하며, 안전 기준을 느슨하게 적용하는 것. 이것이 단기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잃는 것이다.
의정부시지부가 위기 속에서도 안전한 먹거리 조성을 다짐한 것은 이 유혹을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어렵더라도 품질과 위생을 지키는 것. 그것이 장기적으로 외식업계가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인식이다.
식품 안전은 외식업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공공의 문제다. 외식업계가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고, 그것이 외식업계에 대한 신뢰를 만드는 것이다.
◇ 모범 회원 표창의 의미
총회가 외식업계 발전과 위생 수준 향상, 식품 안전 환경 조성에 기여한 모범 회원들에 대한 표창으로 시작된 것은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품질과 위생을 지키며 모범을 보인 사람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 이것이 외식업계 전체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어렵다고 기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어려울수록 기준을 지키는 것이 인정받는다는 것.
표창을 받은 회원들의 사례가 다른 회원들에게 귀감이 되는 것도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위생 수준을 높일 수 있는지. 이런 노하우가 공유될 때 의정부 외식업계 전체의 수준이 높아진다.
◇ 회원 권익 보호의 구체적 내용
회원 권익 보호와 실질적인 경영 지원책 마련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지부가 회원들의 어려움을 직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회원 권익 보호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개선 요구, 임대료 인상에 대한 대응 지원, 그리고 세금과 각종 부담금에 대한 정보 제공. 이런 것들이 외식업자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지원이다.
경영 지원책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식재료 공동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 경영 컨설팅 제공, 그리고 디지털 마케팅 지원. 이런 실질적인 지원이 외식업자들의 경영 부담을 줄이는 것이다.
지부가 이런 지원을 혼자 할 수는 없다. 의정부시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장연국 보건소장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다.
◇ 보건소장이 참석한 것의 의미
의정부시 보건소장이 총회에 참석해 축사를 한 것은 외식업계와 행정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다.
보건소는 외식업계에 대한 위생 점검과 식품 안전 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규제자와 피규제자의 관계. 그러나 보건소장이 총회에 참석해 외식업 가족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지원을 약속한 것은 이 관계가 단순한 규제와 피규제를 넘어 협력의 관계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외식업계가 자발적으로 위생 수준을 높이고 식품 안전을 지키는 것이 행정의 규제보다 더 효과적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행정이 외식업계를 단속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파트너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보건소장의 참석이 이 시각의 표현이다.
◇ 100일간 사랑릴레이의 정신
의정부시지부가 매년 100일간 사랑릴레이 등 나눔 활동에 적극 참여한다는 것은 외식업계가 단순한 영리 집단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일원임을 보여준다.
자신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것. 이것이 외식업계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만드는 것이다. 어려울 때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어려울 때도 나누는 것. 이것이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방식이다.
100일간 사랑릴레이가 어떤 활동인지를 더 많은 시민들이 알게 되기를 바란다. 외식업계가 지역 사회를 위해 하는 일들이 알려질 때 시민들이 지역 식당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착한 소비가 착한 기업을 지지하는 것처럼 지역 공동체에 기여하는 식당을 찾아가는 것이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
김성군 지부장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말한 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한 선언이다.
위기가 기회가 되는 것은 자동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위기 속에서 변화를 만들어야 기회가 된다. 고물가 시대에 원가를 절감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 소비 위축 시대에 손님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 그리고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만드는 것. 이런 변화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회원 간의 단결이 이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을 함께하면 가능해진다. 공동 구매로 원가를 낮추고, 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방법을 찾고, 서로를 응원하며 버티는 것. 이것이 단결이 만드는 힘이다.
◇ 신뢰받는 외식 문화
지역 사회와 상생하며 신뢰받는 외식 문화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는 외식업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짚은 것이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매일 신선한 재료를 쓰고, 위생을 철저히 지키며, 손님에게 정직하게 대하는 것. 이런 작은 실천들이 쌓여 신뢰가 된다.
신뢰받는 외식 문화는 외식업계 전체의 이익이다. 한 식당이 식품 안전 사고를 일으키면 그 피해가 지역 외식업계 전체로 퍼진다. 반대로 의정부 외식업계 전체가 신뢰받는 문화를 만들면 의정부에서 밥을 먹는 것이 안전하고 맛있다는 인식이 생긴다. 이것이 의정부 외식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신뢰받는 외식 문화는 시민들에게도 이익이다. 어느 식당을 가도 안전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믿음. 이것이 외식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외식 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외식업계와 시민이 함께 이익을 얻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 골목상권과 외식업의 연결
의정부의 골목상권이 살아있으려면 외식업계가 건강해야 한다. 골목의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 골목이 죽는다. 사람들이 모이지 않고, 상권이 위축되며, 동네의 활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반대로 골목의 식당들이 활기차면 사람들이 모인다. 맛있는 식당을 찾아 사람들이 골목을 걷고, 그 과정에서 다른 가게들도 덩달아 활성화된다. 외식업이 골목상권의 앵커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의정부시가 외식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소통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 연결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식업계를 지원하는 것이 골목상권을 살리는 것이고, 골목상권이 살아나는 것이 지역 경제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 61년 후의 식탁
61년 전 의정부의 식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지금과는 다른 음식들, 다른 방식으로 차려진 밥상. 그러나 그 밥상을 만든 사람들의 마음은 지금과 같았을 것이다. 맛있는 음식으로 손님을 기쁘게 하고, 안전한 먹거리로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마음.
61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130여 명의 대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더 나은 외식 문화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것. 이것이 61년의 역사가 만든 것이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이 흔들리면 우리의 밥상도 흔들린다. 의정부 외식업계가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넘어 더 건강하고 맛있는 밥상을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시민들도 지역 식당을 찾아 그 응원에 함께하기를 바란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은 외식업계 혼자 할 수 없다. 행정의 지원, 시민들의 관심, 그리고 외식업계 내부의 단결. 이 세 가지가 함께할 때 의정부 외식업계의 재도약이 가능하다. 제61회 정기총회에서 다진 결의가 그 재도약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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