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세를 외친 사람들은 내일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이 옳다는 것을 알았다




1919년 3월 1일. 그날 거리로 나선 사람들은 승리를 확신하지 않았다. 총칼을 가진 제국의 군대 앞에 맨손으로 나서는 것이 무모하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다. 그럼에도 나섰다. 태극기를 들고, 독립선언서를 품고, 그리고 목청껏 만세를 외쳤다.
그들이 가진 것은 확신이 아니라 신념이었다. 이 땅의 주인은 우리라는 신념. 자유와 독립은 빼앗길 수 없다는 신념.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신념. 그 신념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져나가 거대한 물결이 되었다.
107년이 지났다. 그날의 함성은 역사가 되었고, 그날의 사람들은 선열이 되었다. 그러나 그 신념은 여전히 살아있다.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을 가득 메운 250여 명이 함께 외친 대한독립만세. 그 함성이 107년 전의 기미년 3월과 오늘을 연결하는 것이다.
◇ 기념식이 가진 의미
3·1절 기념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그것은 기억의 의식이다.
인간은 기억하는 존재다. 그리고 공동체는 공동의 기억으로 유지된다. 같은 역사를 기억하고, 같은 가치를 공유하며,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것. 이것이 공동체를 공동체이게 만드는 것이다.
3·1절 기념식은 이 공동의 기억을 매년 새롭게 하는 것이다. 107년 전의 사건이 교과서 속의 이야기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함께 기억하고 기리는 살아있는 역사가 되는 것. 광복회원들이 참석하고, 지역 국회의원과 시·도의원이 함께하며, 각계각층 인사 250여 명이 모이는 것. 이 모임 자체가 공동의 기억을 확인하는 의식이다.
◇ 예술이 역사를 전달하는 방법
의정부시립무용단의 창작 무용과 경민대학교 태권도 시범단의 공연이 이번 기념식에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역사는 텍스트로만 전달되지 않는다. 몸으로, 움직임으로, 그리고 예술로 전달될 때 역사는 더 깊이 마음에 새겨진다. 3·1운동의 저항 정신과 민족의 한, 그리고 희망을 창작 무용으로 형상화하는 것. 이것이 말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감동을 만드는 것이다.
태권도 시범은 우리 민족 고유의 기개와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한다. 절도 있고 힘찬 동작들이 107년 전 맨손으로 제국에 맞섰던 선열들의 기개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무기 없이 정신으로 싸웠던 사람들. 그 정신이 태권도의 동작 하나하나에 담겨 있다.
기념식에 예술 공연을 포함한 것은 역사를 살아있게 만드는 것이다. 엄숙한 기념사만으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감동과 울림을 예술이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기념식을 단순한 행사가 아닌 진정한 기억의 의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 만세삼창의 울림
소극장을 가득 메운 대한독립만세 함성. 이것이 기념식의 하이라이트였다는 것은 당연하다.
만세삼창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107년 전의 사람들과 오늘의 우리를 연결하는 의식이다. 같은 말을, 같은 감정으로, 같은 태극기를 들고 외치는 것. 그 순간 시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우리는 1919년 3월 1일의 거리에 서 있는 것이다.
250여 명이 함께 외치는 만세 소리. 그 소리가 소극장을 가득 채울 때 그것은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역사의 울림이 된다. 107년 전 전국을 뒤덮었던 그 함성의 메아리가 오늘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다시 울려 퍼지는 것이다.
태극기를 손에 드는 것도 중요하다. 태극기는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니다. 그것은 이 나라의 정체성이고, 선열들이 목숨을 바쳐 지키려 했던 상징이다. 그 태극기를 손에 들고 만세를 외치는 것이 선열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식이다.
◇ 3·1운동이 민주주의의 뿌리인 이유
의정부시 관계자가 3·1운동은 우리 민족이 스스로 나라의 주인임을 전 세계에 선언한 위대한 결단이자 민주주의의 뿌리라고 말한 것은 3·1운동의 본질을 정확하게 짚은 것이다.
3·1운동은 독립운동이었지만 동시에 민주주의 운동이었다. 왕이나 귀족이 아닌 평범한 시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한 것. 학생, 농민, 상인, 종교인. 신분과 계층을 넘어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선 것. 이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인 시민 주권을 실천한 것이다.
나라의 주인은 왕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것. 그 선언이 1919년 3월 1일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 선언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으로 이어지고, 해방 후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가 되었다. 3·1운동이 민주주의의 뿌리라는 것은 이 역사적 연결을 말하는 것이다.
◇ 보훈 문화의 정착
예우받는 보훈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정부시의 다짐은 3·1절 기념식의 의미를 일상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기념식은 1년에 한 번이다. 그러나 보훈은 365일이어야 한다.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것이 특별한 날에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지속되어야 한다.
보훈 가족에 대한 예우와 지원이 그 일상적인 보훈의 실천이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 그들의 공헌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도록 하는 것, 그리고 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이것이 선열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방식이다.
독립운동 유적지 관리와 보훈 선양 사업의 확대도 중요하다. 의정부 지역에 남아있는 독립운동의 흔적들을 잘 보존하고 시민들이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역사를 살아있게 만드는 것이다.
◇ 광복회원들이 전하는 것
기념식에 광복회원들이 참석했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광복회는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의 단체다. 이들이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단순한 행사 참여가 아니다. 그들이 살아있는 역사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선조들의 이야기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의 존재 자체가 107년 전의 역사를 오늘과 연결하는 것이다.
광복회원들이 점점 고령화되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직접 역사를 전달받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의정부시가 보훈 선양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 이 과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107번째 봄이 묻는 것
107년이 지났다. 그날 만세를 외쳤던 사람들은 모두 역사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이 외쳤던 가치는 여전히 살아있다.
자유, 독립, 그리고 자기 결정권. 이것들이 107년 전 선열들이 목숨을 바쳐 지키려 했던 것이다. 오늘 우리는 이 가치들을 당연하게 누리고 있다. 그 당연함이 얼마나 많은 희생 위에 서 있는지를 기억하는 것. 그것이 3·1절 기념식의 본질이다.
107번째 봄이 우리에게 묻는다. 선열들이 지켜낸 이 가치들을 우리는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울려 퍼진 대한독립만세 함성이 이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다짐이 되기를 바란다. 선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들이 꿈꿨던 나라를 우리가 만들어가겠다는 다짐.
만세를 외친 사람들은 내일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이 옳다는 것을 알았다. 107년이 지난 오늘, 우리도 그 확신을 이어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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