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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제창이 총리 공관 문을 두드린 이유 — 정치인의 행보가 말하는 것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3.0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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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천의 눈물을 닦으려면 먼저 그 눈물이 있는 곳까지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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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국무총리 공관. 포천에서 서울까지. 이 거리가 단순한 물리적 거리가 아니다. 포천 시민들의 고통이 중앙 권력에 닿기까지의 거리다. 수십 년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온 포천 시민들의 목소리가 국무총리의 귀에 닿기까지의 거리.


연제창 포천시장 예비후보가 이 거리를 직접 달렸다. 8일 국무총리 공관을 전격 방문해 김민석 국무총리와 면담하고 포천의 현안을 직접 전달한 것. 노곡리 오폭사고 1주년을 맞아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주민들의 상처를 가감 없이 전달한 것이다.


이 행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생각해보자. 선거 공약집에 포천 현안을 적어 넣는 것과 직접 총리 공관을 찾아가 면담하는 것은 다르다. 말로 약속하는 것과 몸으로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 연제창 후보가 선택한 것은 후자다.


◇ 노곡리의 1년, 아직 끝나지 않은 고통


2025년 3월 발생한 노곡리 오폭사고. 공군 전투기 포탄이 민가에 투하되어 수십 명의 부상자와 196개 동의 건물 파손을 낸 참사.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도 온전한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비행기 소리만 들려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주민들이 여전히 안정제에 의지하고 있다는 말이 이 1년의 현실을 압축한다. 몸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는 다르다. 하늘에서 포탄이 떨어졌다는 공포, 언제 또 그런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 이것이 노곡리 주민들이 1년째 안고 사는 것이다.


196개 동의 건물 파손. 이것이 숫자로 표현되지만 그 안에는 각각의 삶이 있다. 누군가의 집이 파손되었고, 누군가의 가게가 망가졌으며, 누군가의 일상이 무너졌다. 이 각각의 삶이 1년째 온전한 배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가의 실수로 파괴된 일상을 회복시키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는 연 후보의 말이 이 현실을 정확하게 짚는다. 국가가 실수를 했다. 그 실수의 피해를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 수십 년간의 희생이라는 맥락


노곡리 오폭사고는 갑자기 발생한 사건이 아니다. 이미 수십 년간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해온 포천의 역사 위에서 발생한 것이다.


고도제한, 사격장 소음, 재산권 침해. 이것들이 포천 시민들이 수십 년간 감내해온 것들이다. 군사시설이 밀집한 지역에 산다는 것이 이런 불편과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감수가 자발적인 선택이 아니라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강요된 것이다.


포천 시민들은 국가를 위해 묵묵히 고통을 참아왔다는 표현이 이 역사를 담고 있다. 묵묵히라는 단어가 중요하다. 크게 저항하지 않고, 요구하지 않으며, 참아온 것. 그러나 이 참음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이제는 국가가 그 희생에 응답해야 한다는 것이 포천 시민들의 요구다.


연 후보가 총리에게 실질적인 규제 완화와 제도적 보상 체계 마련을 건의한 것은 이 수십 년의 맥락을 담은 것이다. 오폭사고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포천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 전체를 해결해달라는 것이다.


◇ 백문이 불여일견의 정치


연 후보가 현안 보고에 그치지 않고 김 총리에게 포천 현장을 직접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 인상적이다.


문서상의 보고서로는 다 담을 수 없는 현장의 처참함과 시민들의 절박한 삶. 이것이 직접 방문을 요청한 이유다. 보고서는 숫자와 사실을 전달한다. 그러나 현장은 감각과 감정을 전달한다. 파손된 건물을 직접 보는 것, 불안에 떠는 주민들의 눈빛을 직접 마주하는 것. 이것이 보고서가 줄 수 없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현장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상에서 결정하는 것과 현장을 보고 결정하는 것은 다르다. 현장을 본 사람이 더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고, 더 강한 의지를 가질 수 있어서다.


김 총리가 포천을 직접 방문한다면 그것이 단순한 시찰이 아니라 국가가 포천의 고통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신호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신호가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를 포천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이다.


◇ 총리의 공감이 행동으로 이어지려면


김 총리는 포천 시민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헌신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건의된 내용들을 면밀히 검토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공감은 중요하다. 그러나 공감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말이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역사적으로 정치인들의 공감 표명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면암기념사업회 유왕현 회장이 지적한 것처럼 말로만 번지르르하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것. 이것이 포천 시민들이 경험해온 패턴이다.


연 후보가 포천 시민의 정당한 권리를 찾고 오폭사고의 완전한 배상이 이뤄질 때까지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은 이 패턴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의 면담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속 압박하겠다는 것. 이것이 진짜 싸움의 방식이다.


◇ 예비후보의 행보가 가진 의미


연제창 후보가 아직 예비후보 신분이라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현직 시장도 아니고, 국회의원도 아닌 예비후보가 국무총리를 만난 것이다.


이것이 가능했다는 것은 연 후보가 가진 네트워크와 추진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행보가 단순한 선거 전략이 아니라 포천 현안에 대한 진정한 관심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것이 더 중요하다.


시민의 아픔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신념이 총리 공관 방문으로 이어진 것. 이것이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정치의 모습이다. 유왕현 회장이 비판한 선거철에만 나타나는 정치인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이 행보가 선거 이후에도 계속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당선 전의 열정이 당선 후에도 유지되는지. 총리 공관을 찾아가는 발걸음이 시장이 된 후에도 멈추지 않는지. 이것이 연 후보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 국가안보 지원 특별법과의 연결


유왕현 회장이 43회의 1인 시위를 통해 요구해온 국가안보 지원 특별법. 연 후보의 총리 면담이 이 법 제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총리에게 직접 포천의 현안을 전달하고 제도적 보상 체계 마련을 건의한 것은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정치적 압력을 높이는 것이다. 시민 한 명의 1인 시위와 정치인의 총리 면담이 같은 방향을 향할 때 그 힘이 더 커진다.


물론 총리 면담이 곧바로 특별법 제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회에서의 입법 과정, 관련 부처의 협의, 그리고 예산 확보. 이 모든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총리가 이 문제를 인식하고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포천의 군사 피해 문제가 포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중요하다. 전국에 군사 시설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비슷한 피해를 겪고 있다. 국가안보 지원 특별법이 제정되면 이 모든 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포천의 싸움이 전국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 포천의 눈물을 닦는 방법


포천의 눈물을 닦으려면 먼저 그 눈물이 있는 곳까지 가야 한다. 연 후보가 총리 공관을 찾아간 것처럼, 총리가 포천 현장을 찾아와야 하는 것처럼.


그러나 눈물을 닦는 것은 일시적인 위로가 아니라 눈물이 다시 흐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오폭사고의 완전한 배상, 군사 규제의 실질적인 완화, 그리고 제도적 보상 체계 마련. 이것들이 포천의 눈물을 닦는 방법이다.


연 후보의 발걸음이 이 방향을 향하고 있다. 그 발걸음이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발걸음이 포천 시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포천은 오랫동안 국가를 위해 희생해왔다. 이제는 국가가 포천을 위해 응답할 차례다. 그 응답이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약속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루어지기를 포천 시민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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