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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방 드론 전환의 시험대, 포천이 ‘실전형 혁신 거점’이 될 수 있을까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6.1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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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6 드론 공방전’이 보여준 것, 포천은 왜 국방 드론 거점이 되려 하는가
  • - 2조 원 공공수요 시대, 포천은 한국 드론 산업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을까

2 국방부, ‘2026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 예선 본격 돌입… 포천에서 민관군 첨단 드론 역량 총결집.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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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최근 경기도 포천 승진훈련장에서 개최한 ‘2026 대한민국 드론 공방전’ 예선은 단순한 기술 경연이 아니다. 이 행사는 정부가 최근 확정한 ‘국가 드론·대드론 대전환 추진 전략’을 실제 시장과 군 현장에 연결하는 첫 실증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5년간 약 2조 원 규모의 공공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국가 구상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결국 민간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검증되고 군 체계에 흡수되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포천 대회는 한국형 국방 드론 생태계가 “정책”에서 “조달과 운용”의 단계로 넘어가는 분기점에 가깝다.


이번 예선에 참가한 21개 팀은 드론과 대드론 분야로 나뉘어 군 전문 대항군을 상대로 실전형 기술 시연에 나선다. 이 구성은 상징적이다. 이제 드론은 단순한 감시·정찰 장비가 아니라, 공격과 방어가 동시에 진화하는 복합 전장 체계의 일부가 됐다. 즉 중요한 것은 개별 기체의 성능이 아니라, 탐지·식별·회피·무력화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대응 역량이다. 이번 공방전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술 시연이 실제 작전 환경에 근접할수록, 군이 필요로 하는 성능 기준도 더 분명해지고 기업의 개발 방향도 더 현실화될 수 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정부가 드론·대드론 통합 전담 체계를 정비한 직후 열렸다는 점에서 정책적 함의가 더욱 크다. 그동안 국내 방산과 첨단기술 분야의 고질적 한계 중 하나는 민간의 혁신 속도와 공공 획득 체계의 속도가 맞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제도와 조달은 느렸고, 그 사이 실전 적합성을 입증한 기술조차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정부가 전략추진단을 중심으로 획득과 연구개발을 통합 기획하겠다고 밝힌 것은, 바로 이 간극을 줄이겠다는 신호다. 이번 공방전은 그런 구조 개편이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다.


포천시가 이 흐름을 지역 발전 전략과 결합하려는 시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포천은 군과 접점이 깊은 도시이지만, 오랫동안 그 특성이 규제와 제약의 언어로 더 자주 설명돼 왔다. 그러나 드론 산업이라는 새로운 축에서는 오히려 군과의 지리적·기능적 인접성이 강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승진훈련장 같은 실제 훈련 인프라, 반환 예정 군 유휴부지 활용 가능성, 민군 협력 체계 개편과의 접점은 다른 지역이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자산이다. 여기에 시가 한탄강 일원에서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 실증 인프라를 구축해 온 점은 물리적 시험장과 가상 검증 환경을 결합한 복합 실증 도시로의 진화를 예고한다.


더 주목되는 것은 포천시가 이를 단순한 이벤트 유치가 아니라 구조적 산업 투자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총 400억 원이 투입되는 ‘K-AI 민군 기술협력 드론 국산화 실증 인프라 구축’ 사업은 지역 차원의 산업정책으로는 결코 가볍지 않은 규모다. 시험평가인증, 교육훈련, 실증 기능이 결합된 인프라가 완성된다면, 포천은 드론 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고 시험하며 인증과 훈련까지 연계할 수 있는 일종의 원스톱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몇몇 기업을 유치하는 수준을 넘어, 인재·장비·데이터·훈련 수요가 축적되는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기대만으로 거점 도시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진정한 성패는 세 가지에 달려 있다. 첫째, 이번 공방전 같은 실증 행사가 실제 조달과 사업화로 이어져야 한다. 대회에서 주목받은 기술이 시범사업과 군 도입, 후속 연구개발로 연결되지 못한다면 이벤트 효과는 빠르게 휘발될 수밖에 없다. 둘째, 포천의 인프라는 국방 수요에만 머물지 않고 민간 활용 가능성까지 열어야 한다. 재난 대응, 물류, 공간정보, 레저, 농업, 시설 점검 등으로 확장돼야 지역 산업의 저변이 넓어진다. 셋째, 인프라 구축과 함께 기업 정착을 유도할 제도적 패키지가 필요하다. 세제, 입지, 실증 특례, 인력 양성, 산학연 협력 없이 시설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기 어렵다.


결국 이번 포천 대회가 던지는 질문은 분명하다. 한국이 드론·대드론 분야에서 ‘기술 보유국’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실전 배치와 산업 생태계’를 함께 갖춘 국가로 도약할 것인지의 문제다. 그리고 포천은 그 질문에 대한 지역 차원의 가장 선명한 실험장이 되고 있다. 국방부의 전략이 민간 혁신과 제대로 결합하고, 포천시의 인프라 투자가 지속 가능한 산업 기반으로 이어진다면, 포천은 단순한 개최지가 아니라 한국 국방 드론 전환의 상징적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번 공방전의 진짜 가치는 우승 팀을 가리는 데 있지 않다. 국가 전략, 군 수요, 민간 기술, 지역 산업정책이 하나의 현장에서 맞물리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더 중요하다. 포천이 그 접점을 얼마나 정교하게 제도화하느냐에 따라, 이번 대회는 일회성 행사로 남을 수도 있고 한국형 드론 산업 지형을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성대한 수사가 아니라, 검증된 기술을 빠르게 연결하고 지역의 실험을 국가 경쟁력으로 확장하는 실행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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