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시, 7월부터 지원 범위 넓히기로…초고령사회 대응은 제도 신설이 아니라 촘촘한 전달체계에서 완성돼야

포천시가 의료·요양 통합돌봄사업의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이에 앞서 읍면동 실무 담당자 교육에 나선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인구 구조 변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돌봄의 문제는 더 이상 복지 부서만의 행정 과제가 아니다. 그것은 지역의 정주 여건, 보건 접근성, 가족 부담, 공동체 지속 가능성을 함께 좌우하는 핵심 정책 의제다. 그런 점에서 포천시가 7월 1일부터 기존 고령층 중심 체계를 넘어 65세 미만의 심한 지체·뇌병변 장애인까지 지원 대상을 넓히기로 한 것은 복지의 외연을 확장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 돌봄 책임을 한층 무겁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번 조치에서 눈여겨볼 점은 단순히 대상 확대 그 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확대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사전에 실무자 역량 강화에 나섰다는 데 있다. 제도는 발표로 완성되지 않는다. 돌봄은 결국 읍면동의 현장에서 누구를 발굴하고, 어떤 욕구를 파악하며, 어떤 순서로 의료·복지·주거·일상 지원을 연결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특히 포천처럼 도농복합도시의 특성을 지닌 지역에서는 행정의 의지가 곧바로 서비스 도달로 이어지지 않는다. 거리의 문제, 정보 접근성의 문제, 이동 취약계층의 한계, 복지 자원의 편차가 중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부권과 남부권으로 나눠 교육을 진행한 방식은 지역 현실을 고려한 행정적 접근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통합돌봄 정책은 언제나 ‘좋은 취지’로 시작하지만, 현장에서는 쉽게 형식화되거나 파편화되기 쉽다. 의료는 의료대로, 복지는 복지대로, 주거는 주거대로 움직이면 이름만 통합돌봄일 뿐 실제 대상자는 여전히 제도 사이를 떠돌게 된다. 행정이 말하는 ‘개인별 지원계획’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한 사람의 삶을 중심에 놓고 필요한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중요한 것은 회의와 교육 횟수가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 실제로 살던 곳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느냐다.
포천시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인구성장국’을 신설한 점과 이번 통합돌봄망 정비를 연결해서 볼 필요도 있다. 인구 문제는 단지 출생률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지역에서 계속 살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고령층과 장애인, 만성질환자, 돌봄 취약가구가 지역을 떠나지 않고 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일자리나 주택 못지않게 돌봄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정주 여건의 핵심은 화려한 개발 구호보다, 아플 때 어디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혼자서는 버티기 어려운 순간에 누가 연결돼 있는지에 달려 있다. 돌봄의 촘촘함은 곧 도시의 품질이다.
실제로 통합돌봄은 복지의 영역을 넘어 지역 소멸 대응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외곽 농촌지역일수록 병원 접근성은 떨어지고, 가족 돌봄 자원은 약해지며, 고립 위험은 커진다. 이때 공공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취약계층은 더 빨리 지역을 이탈하거나, 남아 있더라도 더 열악한 삶을 감당하게 된다. 반대로 찾아가는 보건복지 체계가 촘촘히 작동하고, 읍면동 단위에서 대상자를 조기에 발굴하며, 의료·복지·주거 서비스를 끊김 없이 연계할 수 있다면 돌봄은 단순한 복지지출이 아니라 지역 유지의 기반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통합돌봄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다만 제도 확대가 곧바로 제도 성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원 대상이 넓어질수록 현장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발굴 대상은 많아지고, 사례는 더 복잡해지며, 각종 행정 절차와 자원 연계의 난도도 높아진다. 결국 관건은 사람이다. 실무자 교육을 한 차례 진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매뉴얼 보완, 사례 공유, 부서 간 협업 체계, 민관 연계망 정비가 병행돼야 한다. 현장 인력에게 과도한 책임만 지우고 자원과 권한은 충분히 주지 않는다면 통합돌봄은 또 하나의 ‘좋은 이름의 과중한 업무’로 전락할 수 있다.
또 하나 짚어야 할 것은 대상자 발굴의 문제다. 통합돌봄은 신청을 기다리는 행정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일수록 제도를 모르거나, 알아도 접근하지 못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14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의 찾아가는보건복지팀이 단순 안내 창구를 넘어 적극적인 발굴 체계로 작동해야 한다. 행정이 책상 위 서류보다 현장의 징후를 먼저 읽어야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돌봄은 제도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먼저 발견하고, 먼저 다가가고, 먼저 연결할 때 비로소 실체를 갖는다.
결국 통합돌봄의 성패는 ‘무엇을 하겠다’는 계획보다 ‘실제로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포천시가 이번 교육과 대상 확대를 계기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할 방향도 분명하다. 의료·요양·복지·주거 지원을 하나의 행정 문장으로 묶는 데서 끝날 것이 아니라, 시민 입장에서 정말 하나의 체계로 체감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대상자 입장에서는 부서 구분이 중요하지 않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서비스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초고령사회는 이미 시작됐다. 돌봄은 앞으로 지방행정의 부차적 과제가 아니라 중심 기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지방정부의 경쟁력도 결국 누가 더 많은 사업을 발표하느냐보다, 누가 더 약한 시민의 삶을 끝까지 붙들어주느냐에서 갈릴 것이다. 포천시의 통합돌봄 확대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대상 확장의 숫자보다 현장 작동의 밀도로 평가받아야 한다. 복지의 수준은 제도의 이름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시민이 제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로 증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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