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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칼럼] 청년에게 사다리를 놓는 도시, 포천의 미래는 그렇게 자란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6.2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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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론토로 향한 20명의 도전이 지역의 내일이 되는 이유

3-2 포천시, 2026년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 발대식 개최.jpg


한 도시의 미래는 결국 청년의 가능성에서 결정된다. 기업을 유치하고 산업 기반을 다지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기반 위에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 사람을 키우지 못한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포천시가 추진하는 ‘2026년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은 단순한 해외 연수 사업을 넘어선다. 이는 청년 개인의 성장 지원인 동시에, 지역의 미래 경쟁력에 대한 투자다.


포천시 청년 20명이 6월 28일부터 7월 26일까지 4주간 캐나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대학교에서 어학연수와 현지 프로젝트, 문화 체험, 글로벌 리더 역량 교육에 참여하게 됐다는 소식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해외에 다녀오는 경험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다른 언어와 문화, 다른 교육 방식 속에서 스스로를 시험해보는 시간이야말로 청년의 시야를 넓히고 삶의 방향을 다시 설계하게 만드는 자산이 된다.


오늘의 청년 정책은 더 이상 단순한 복지의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일시적인 지원을 넘어, 삶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기회다. ‘사다리’라는 사업 명칭이 상징하듯, 중요한 것은 출발선의 격차를 줄이고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갈 발판을 제공하는 일이다. 특히 지역 청년에게 해외 연수 기회는 정보와 비용, 환경의 차이로 쉽게 얻기 어려운 경험일 수 있다. 바로 그 지점에서 지방정부의 역할은 분명해진다. 기회가 특정 계층이나 특정 지역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공공이 사다리를 놓아주는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그 구성 면에서도 단순한 어학연수를 넘어선다. 언어 습득만으로는 국제 경쟁력을 말하기 어렵다. 세계를 이해하는 감각,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힘,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는 능력, 스스로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태도가 함께 길러져야 진정한 글로벌 역량이라 할 수 있다. 팀별·개인별 프로젝트와 문화 체험, 리더십 교육이 포함된 것은 그런 점에서 바람직하다. 영어 몇 마디 더 잘하는 청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넓게 보고 더 깊게 생각하는 청년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 사업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포천시의 보다 큰 청년정책 흐름 속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청년의 기회 격차를 줄이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행정 방향과 연결될 때, 이런 프로그램은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지역 청년이 지역을 떠나야만 성장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도 충분한 기회를 얻고 다시 그 경험을 지역 발전으로 환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청년정책의 목표일 것이다.


해외 연수의 성과는 출국 자체가 아니라 귀국 이후에 판가름 난다. 4주간의 경험이 한때의 추억으로 끝난다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그 경험이 진로 탐색의 계기가 되고, 취업과 창업, 지역 활동, 국제 감각을 갖춘 시민 성장으로 이어진다면 그 파급력은 훨씬 커진다. 포천시가 향후 연수 성과를 바탕으로 정책 실효성을 검토하고 확대 방침을 세운 것도 그래서 중요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참가자들의 경험을 개인의 이력에만 남기지 않고 지역의 자산으로 축적하는 후속 설계다.


예컨대 연수에 참여한 청년들이 귀국 후 지역 청소년이나 후배 청년들과 경험을 나누는 멘토링 체계를 만들 수 있다. 또 연수 성과 발표회, 정책 제안 프로그램, 지역 기업 및 기관과 연계한 글로벌 실무 프로젝트 같은 장치가 있다면, 해외에서 얻은 배움은 훨씬 더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청년 한 사람의 성장은 개인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다음 청년에게 전해지고, 지역사회 전체의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발대식에서 청년들이 선서문을 낭독하며 책임감과 포부를 다졌다는 대목은 인상적이다. 포천시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연수에 임하겠다는 다짐에는 단순한 참가자의 설렘 이상이 담겨 있다. 그것은 자신이 지역의 이름을 달고 세계를 경험하러 간다는 자각이며, 동시에 다시 돌아와 무엇인가를 남겨야 한다는 책임의식이기도 하다. 도시가 청년을 믿고 기회를 주었을 때, 청년도 그 신뢰에 응답하며 성장한다. 지역과 청년의 관계는 그렇게 서로를 키운다.


백영현 포천시장이 이번 프로그램을 “성장과 도전의 기회”라고 강조한 말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청년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실패 가능성까지 감수하며 새로운 세계에 나아가 볼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 용기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안전망이다. 사전 교육을 통해 현지 문화 이해와 안전 수칙까지 준비시킨 점은 이런 정책의 책임성을 보여준다. 기회를 주는 것과 안전하게 경험하게 하는 것은 함께 가야 한다.


포천의 20명 청년이 토론토로 향하는 일은 숫자로만 보면 작은 출발일 수 있다. 그러나 도시의 미래는 늘 이렇게 작고 구체적인 시도에서 시작된다. 누군가에게는 처음 타보는 국제선 비행기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처음 마주하는 낯선 언어와 도시일 것이다. 그 경험은 한 사람의 자신감을 바꾸고, 때로는 진로를 바꾸며, 더 나아가 지역을 바라보는 눈까지 바꿔놓는다.


결국 청년정책의 본질은 청년을 보호하는 데만 있지 않다. 그들이 더 멀리 갈 수 있도록 가능성을 확장해주는 데 있다. 포천시가 지금 놓고 있는 사다리는 단지 해외 연수 프로그램 하나가 아니다. 그것은 청년에게 “너는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이며, 지역에는 “미래는 사람을 키우는 데서 시작된다”는 선언이다.


청년에게 사다리를 놓는 도시만이 미래를 선점할 수 있다. 포천이 그 사다리를 꾸준히, 더 넓게, 더 단단하게 놓아간다면 이번 토론토행은 단순한 연수가 아니라 지역의 내일을 바꾸는 첫걸음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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