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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이를 태울 버스가 없고, 아플 때 맡길 곳이 없을 때 부모는 떠난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7.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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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의 교육발전특구 상반기 성과는 단순한 행정 실적이 아니다. 그것은 지방 소멸 시대에 한 도시가 부모의 불안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그리고 교육이 왜 가장 강력한 정주 정책인지를 보여준 하나의 선언문이었다.


매일 아침, 도농복합도시 포천의 외곽 마을에서는 익숙한 풍경이 반복된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부모가 먼저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 출근 시간과 등교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대중교통이 촘촘하지 않은 지역에서 아이를 키우는 일은 더 이상 일상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된다. 아이를 어디에 맡길지, 어떻게 학교에 보낼지, 아플 때 누가 대신 돌봐줄지를 고민해야 하는 도시라면, 젊은 부모가 머무를 이유는 점점 줄어든다.


지난 16일 포천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상반기 Edu-In 포천교육발전특구 성과공유회’는 바로 그 질문에 대한 포천시와 교육당국의 답변이었다. ‘행복한 미래를 여는 더 큰 포천교육’이라는 문구는 구호에 머물지 않았다. 교통, 돌봄, 학습, 진학, 예술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아이의 하루 전체를 설계하려는 시도였고, 그 시도는 생각보다 훨씬 구체적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이동권이었다. 초등학생 안심셔틀 ‘포우리’, 중·고생 통학버스 ‘포춘버스’, 대중교통 소외지역을 위한 ‘에듀택시’는 단순한 편의 서비스가 아니다. 이는 교육 기회의 시작점이 학교 문 앞이 아니라 집 앞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정책이다. 버스가 없어서, 길이 멀어서, 교통비와 안전 문제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배움의 시간을 되돌려주는 일이다.


학부모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숫자보다 분명하다. 아침마다 아이를 태워 학교와 직장을 오가야 했던 부담이 줄고, 비와 눈에 예민해져 있던 등굣길이 한결 안정됐다. 교육정책이 부모의 일상에 닿는 순간, 그 정책은 비로소 복지가 아니라 생활 인프라가 된다. 포천의 이동 지원은 바로 그 지점에서 의미가 크다.


돌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포천애봄’은 단순한 방과후 돌봄이 아니다. 맞벌이 가정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긴 설명이 아니라, 믿고 맡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다. 학기 중 석식, 방학 중 중·석식을 제공하는 어린이식당, 아픈 아이를 대신 병원에 데려가 진료와 귀가를 돕는 병원동행 서비스는 사소해 보이지만 실은 매우 본질적이다. 부모가 직장을 그만두지 않아도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도시는 결국 돌봄의 총량으로 평가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개인의 희생에만 의존하는 사회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포천이 권역별 돌봄센터와 교육문화복합공간 ‘두런두런’을 통해 시도하는 것은, 아이를 가족만의 책임으로 떠넘기지 않는 공공의 방식이다. 이것이 교육정책과 인구정책이 만나는 지점이다.


교육의 다음 단계는 공교육의 질이다. 포천은 ‘넘나들이 특색교육과정’을 통해 기초학력 보장과 맞춤형 학습지원을 강화하고, 고교 단계에서는 진학과 진로가 지역 안에서 선순환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자율형 공립고 2.0과 고교 맞춤형 미래인재 양성 사업은 단지 대학 진학률을 높이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의정부나 남양주로 빠져나가던 학생과 학부모의 시선을 다시 포천 안으로 붙잡아 두는 방파제다.


여기에 예술교육이 더해진다. 청소년뮤지컬스쿨과 청소년오케스트라는 성적표에 찍히지 않는 역량을 키운다. 무대에 서는 경험, 함께 맞춰 연주하는 경험, 자기 표현을 배워 가는 과정은 지역의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남긴다. 교육은 결국 지식 전달만이 아니라 자기 삶을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라는 점에서, 이런 예술 프로그램은 결코 부차적이지 않다.


백영현 시장이 강조한 “아이를 포천에서 키울 수 있어야 사람이 떠나지 않는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지방 소멸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거창한 개발 구호가 아니라, 부모가 체감하는 생활 조건을 바꾸는 일이다. 안전한 통학, 믿을 수 있는 돌봄, 질 높은 공교육, 그리고 아이가 자기 꿈을 지역 안에서 설계할 수 있는 환경. 이 네 가지가 갖춰질 때 도시는 비로소 사람을 붙잡는다.


포천의 상반기 성과는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교육을 통해 아이를 붙잡고, 아이를 붙잡아 부모를 머물게 하고, 부모가 머무는 도시를 미래로 연결하겠다는 것. 그것이 포천이 보여준 교육발전특구의 본질이다.


교육이 무너지면 지역의 미래도 무너진다. 반대로 교육이 살아 있으면, 지방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포천이 지금 증명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진실이다.


메트로포천 양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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