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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금은 숫자로 걷히지만, 행정의 신뢰는 태도로 쌓인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7.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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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포천시  2026년 7월 재산세 정기분 부과 - 복사본.jpg

 

지방재정은 거창한 구호로 유지되지 않는다.  

결국은 제때 걷히는 세금, 납세자가 납득할 수 있는 부과 절차, 불편하지 않은 납부 시스템 같은 기본에서 출발한다. 포천시가 2026년 7월 정기분 재산세를 부과하고 납기 내 징수율 제고에 나선 것도 이런 점에서 단순한 세무 행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세금 고지는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그 반복이야말로 지방행정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포천시는 주택, 건축물, 선박 소유자를 대상으로 2026년 7월 정기분 재산세를 일제히 부과하고, 오는 7월 31일까지 기한 내 납부를 당부했다. 이번 재산세는 과세기준일인 2026년 6월 1일 현재 소유자를 기준으로 부과되며, 지역자원시설세와 지방교육세가 함께 합산 고지됐다. 주택분 재산세는 본세가 10만 원 이하일 경우 7월에 전액 부과되고, 10만 원을 초과하면 7월과 9월에 절반씩 나눠 부과된다. 얼핏 보면 익숙한 행정 안내다. 그러나 이 익숙함이야말로 지방자치단체에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세정 행정은 화려한 정책보다 먼저 정확성과 예측 가능성으로 신뢰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재산세는 시민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지만,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지역 운영의 가장 현실적인 재원이다.  

도로와 복지, 생활 인프라와 행정서비스는 결국 안정적인 지방재정 위에서 움직인다. 포천시가 최근 인구성장국 신설, 정주 여건 개선, 6군단 반환 부지 활용, 농업과 지역경제 구조 다변화 같은 정책 기조를 내세우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새로운 구상은 언제나 재정의 뒷받침을 필요로 한다. 지방정부가 아무리 미래 전략을 말해도 세입 기반이 불안정하면 정책은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정기분 재산세의 안정적 징수는 단순히 ‘세금을 걷는 일’이 아니라 지역의 중장기 행정을 가능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토대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세금을 얼마나 강하게 독려하느냐보다, 얼마나 납세자가 납부 과정을 불편하지 않게 느끼도록 하느냐다.  

포천시가 CD·ATM 조회 납부, 우체국 방문, 가상계좌, ARS, 지방세입계좌, 위택스 웹·모바일, 카드사와 금융 앱 전자고지 등 다양한 비대면 납부 창구를 마련한 것도 이 맥락에서 읽힌다. 오늘날 세정 행정의 경쟁력은 부과의 엄정성 못지않게 납부의 편의성에서 갈린다. 세금은 의무이지만, 그 의무를 이행하는 과정이 번거롭고 불친절하다면 행정에 대한 신뢰는 쉽게 약해진다. 반대로 절차가 간편하고 안내가 명확하면 납세자는 불만보다 수용 가능성을 더 크게 느낀다.


특히 재산세처럼 매년 반복되는 세목은 납세 경험 자체가 행정 평가로 이어진다.  

고지서가 정확히 도달하는지, 분실했을 때 즉시 확인할 수 있는지, 납부 방법이 다양한지, 납기 막바지 혼잡을 줄일 수 있도록 충분히 안내하는지 같은 요소들은 사소해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포천시가 민원콜센터와 세정과를 통한 재안내, 온·오프라인 홍보 강화에 나선 것도 결국 이런 생활형 행정의 연장선이다. 시민은 종종 거대한 비전보다 일상적 행정의 세심함 속에서 도시의 수준을 체감한다.


물론 세정 행정은 편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공정성과 신뢰다. 재산세는 과세기준일, 과세대상, 분할 부과 기준 같은 제도가 명확해야 하고, 납세자가 왜 이 금액을 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세에 대한 시민의 수용성은 세율 자체보다 ‘납득 가능성’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행정이 세금을 단순 징수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설명 가능한 제도로 운영할 때 비로소 신뢰가 생긴다. 그런 점에서 포천시가 고지서 미수령이나 분실 상황에 신속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은 작은 조치 같지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세정의 신뢰는 결국 사소한 민원 하나를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축적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짚어봐야 할 점도 있다.  

지방재정의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해서 납세 안내가 곧바로 행정 성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평가는 세금을 얼마나 걷었느냐에서 끝나지 않는다. 걷힌 재원이 시민의 삶으로 어떻게 돌아오는지, 지역의 생활 기반 강화에 얼마나 투명하게 쓰이는지, 복지와 인프라, 정주 여건 개선에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세금은 납부 순간보다 사용되는 방식에서 더 큰 정당성을 얻는다. 지방정부가 시민에게 기한 내 납부를 요청할수록, 그 재원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도 더 분명히 설명할 책임이 있다.


포천시가 추진하는 인구정책과 생활 안정화 정책 역시 결국 이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재산세를 비롯한 지방세 수입이 단지 재정 지표를 채우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생활 개선으로 이어질 때 세정 행정의 신뢰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시민은 세금을 ‘내는 사람’이기 이전에, 그 세금으로 운영되는 도시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다. 세정은 징수의 기술이 아니라 신뢰의 행정이어야 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배상근 세정과장이 납기일 당일 혼잡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기 납부를 당부한 것도 현실적인 안내다.  

납부 기한을 넘기면 가산세 등 불이익이 따르는 만큼, 행정의 역할은 시민이 그런 불이익을 피하도록 충분히 알리고 쉽게 납부할 수 있게 돕는 데 있다. 좋은 세정 행정은 엄격하기만 한 행정이 아니라, 시민이 실수하지 않도록 미리 배려하는 행정에 가깝다.


재산세 고지는 매년 찾아오는 일이다.  

그러나 바로 그 반복 속에서 지방정부의 태도가 드러난다. 정확하게 부과하고, 충분히 설명하고, 편리하게 납부하게 하며, 걷힌 재원을 시민의 삶으로 되돌리는 것. 포천시가 이번 정기분 재산세 부과를 계기로 보여줘야 할 것도 결국 거기에 있다. 세금은 숫자로 부과되지만, 납세자의 신뢰는 숫자만으로 얻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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