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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역 식품산업을 살린다는 것은 결국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다

  • 양상현 기자
  • 입력 2026.07.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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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포천시, 식품사업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개최.jpeg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산업은 꼭 거대한 첨단산업이나 대기업 공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도시의 생활과 고용, 그리고 지역의 정체성을 실제로 지탱하는 것은 오히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생활밀착형 산업인 경우가 많다. 식품산업이 대표적이다. 먹거리와 직결되고, 제조·가공·유통·판매로 이어지는 연결망이 넓으며, 지역 안에서 고용과 소비를 함께 만들어내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포천시가 최근 식품산업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현장 의견 수렴에 나선 것은 그래서 단순한 업계 간담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산업을 지원한다는 말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결국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어려움이 반복되고 있는지부터 정확히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포천시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지역 식품업계가 겪는 애로사항과 지원 필요 사항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력 수급 문제, 유통 판로 확대, 홍보 지원 필요성 등이 주요하게 거론됐다. 겉으로 보면 익숙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익숙함이 문제의 깊이를 보여준다. 원가 부담은 커지고, 사람 구하기는 어려워지고, 제품을 만들어도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은 많은 지역 식품기업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구조적 과제다. 결국 현장에서는 생산 이전에 버티기의 문제가, 성장 이전에 생존의 문제가 먼저 놓여 있는 셈이다.


식품산업은 특히 외부 충격에 민감하다.  

원자재 가격이 조금만 흔들려도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고, 인건비 부담과 구인난이 겹치면 생산 일정 자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여기에 유통 경쟁까지 치열해지면 소규모 제조·가공업체는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 모두에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기업처럼 대규모 광고를 집행하거나 자체 물류망을 운영하기 어려운 지역 기업일수록 이런 부담은 더 직접적이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식품산업 지원은 단순히 몇몇 업체를 돕는 차원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기초 체력을 지키는 문제에 가깝다.


이번 간담회에서 유통 판로 확대와 홍보 지원이 주요하게 논의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역 식품기업에게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소비자에게 닿는 경로를 확보하고, 브랜드를 알리고, 시장 안에서 차별성을 설득할 수 있어야 비로소 경쟁력이 생긴다. 특히 디지털 소비 환경이 일상이 된 지금은 온라인 판로, 공동 마케팅, 지역 브랜드 통합 홍보 같은 전략이 예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결국 제품 경쟁력과 시장 접근성을 함께 키우지 않으면 지역 식품산업의 성장도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바로 여기서 중요해진다.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공공이 어떤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동 홍보 플랫폼을 만들거나, 지역 식품기업 간 협업 모델을 발굴하거나, 판로 개척을 위한 박람회·유통 연계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인력 수급 문제 역시 단순히 기업의 몫으로만 남겨둘 것이 아니라, 지역 일자리 정책과 연결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산업정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기업 현장의 애로를 복지, 일자리, 홍보, 유통 정책과 따로 떼어 생각해서는 안 된다.


포천시가 간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향후 관련 정책 추진 과정에 참고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그래서 중요하다.  

간담회는 자주 열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자리가 단순한 경청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의 언어로 번역되느냐다. 현장에서는 늘 비슷한 어려움이 반복되는데, 행정은 늘 비슷한 답변만 내놓는다면 소통의 의미는 금세 약해진다. 반대로 현장의 요구가 작더라도 구체적인 제도 개선이나 지원 방식 변화로 이어진다면, 기업이 느끼는 행정의 신뢰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산업 육성의 성패는 거창한 선언보다 작은 불편을 얼마나 실제로 덜어주느냐에 달려 있다.


지역 식품산업은 단지 기업의 영역만도 아니다.  

그 산업이 살아야 지역 일자리가 유지되고, 지역 안의 생산 기반도 함께 유지된다. 더 나아가 지역 식품기업은 그 도시만의 특색과 생활 문화를 형성하는 자산이 되기도 한다. 어느 도시를 떠올릴 때 특정 먹거리나 가공식품, 지역 브랜드가 함께 떠오르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식품산업은 경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동시에 품고 있는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육성하는 일은 지역경제 다변화뿐 아니라 지역 이미지와 정주 만족도를 높이는 일과도 연결된다.


물론 간담회만으로 산업이 성장하지는 않는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과 실제 변화로 연결하는 것 사이에는 늘 긴 간격이 존재한다. 이 간격을 줄이려면 행정이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 일회성 의견 수렴이 아니라 정례적 소통 구조가 필요하고,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우선순위 설정도 필요하다. 무엇이 당장 해결 가능한 과제인지, 무엇은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분명히 나눠야 한다. 또한 지원 정책이 일부 기업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 전체의 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도 있다.


이번 포천시의 간담회는 그런 점에서 출발로서 의미가 있다.  

지역 식품산업을 단순한 민간 경제 활동으로만 두지 않고, 시가 함께 고민해야 할 성장 기반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혼자 시장을 버텨야 하고, 행정은 멀리서 응원만 하는 구조로는 지역 산업의 활력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필요한 것은 현장의 문제를 공공의 과제로 받아들이는 태도다.


결국 지역 식품산업을 살린다는 것은 기업 몇 곳을 지원하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지역 안에서 만들고, 일하고, 소비하고, 살아가는 구조를 얼마나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포천시가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현장의 목소리를 보다 구체적인 정책으로 연결해낼 수 있다면, 식품산업 활성화는 단지 경제 분야의 성과를 넘어 지역의 생활 기반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산업은 현장에 있고, 정책의 시작도 결국 그 현장에 귀를 기울이는 데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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