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포천시장 후보 공천 심사에서 손세화 포천시의원이 부적격 판정을 받은 뒤, 지역 정가에서는 단순한 후보 탈락을 넘어 공천 기준의 형평성과 일관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손 의원은 12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결정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고, 민주당의 공천 심사 방식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 사안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과거 징계 이력의 재평가 문제, 지역별 심사 기준의 형평성 문제, 강화된 당규 적용의 적절성 문제다.
◇ 첫 번째 쟁점은 ‘이미 평가가 끝난 사안을 다시 문제 삼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손 의원이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대목은 부적격 판정의 근거가 된 2020년 당론 위반 징계 이력이다. 손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해당 사안은 이미 당의 대사면을 통해 복당이 이뤄졌고, 이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 동일한 이력을 안고도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손 의원 측 논리대로라면, 당이 한 차례 복당을 허용하고 다시 공천까지 부여했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해당 사안을 일정 부분 정리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부적격 판정은 단순한 심사 결과를 넘어, 이미 정치적으로 정리된 사안을 다시 소환한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로 번지고 있다. 손 의원은 이를 사실상 ‘소급적용’으로 보고 있다. 반면 당 입장에서는 복당과 공천 심사는 별개의 절차이며, 시장 후보와 시의원 후보에 적용되는 정치적·도덕적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결국 이 문제는 “과거 징계 이력이 있었느냐”보다, 그 이력을 당이 어떤 기준으로 다시 판단했느냐에 달려 있다. 유권자들이 궁금해하는 것도 바로 그 지점이다. 같은 사안을 두고 과거와 현재의 판단이 달라졌다면, 그 변화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 두 번째 쟁점은 ‘왜 지역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느냐’는 형평성 문제다
이번 논란을 키운 또 다른 요인은 손 의원이 제시한 전남 강진군수 후보 사례다. 손 의원은 자신과 동일하게 당론 위반으로 제명됐다가 같은 날 사면·복당한 김보미 전남 강진군수 후보가 전남도당 심사에서는 ‘적격’ 판정을 받은 반면, 자신은 경기도당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적이 사실관계상 그대로 맞아떨어진다면, 지역 정가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전국 단위 정당의 공천 시스템이라면, 최소한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안에 대해서는 비슷한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각 시·도당의 정치 지형, 후보군 구성, 내부 정무 판단에 따라 세부 판단이 달라질 수는 있다. 그러나 징계 이력처럼 비교적 객관적인 기준으로 볼 수 있는 사안마저 지역별로 다른 결론이 나온다면, 공천 심사에 대한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같은 사례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느냐이다. 만약 지역별 판단 차이가 불가피했다면, 그에 대한 공개적이고 합리적인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천 심사가 원칙보다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 세 번째 쟁점은 강화된 특별당규의 적용 방식이다
손 의원은 이번 심사에서 적용된 특별당규 자체도 문제 삼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2024년 총선 당시 ‘징계 확정 기준 5년’이었던 부적격 기준이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일 기준 10년’으로 확대 적용됐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맞다면, 핵심은 당규 강화 그 자체보다도 적용 방식의 예측 가능성에 있다.
정당이 선거를 앞두고 후보 검증 기준을 더 엄격하게 바꾸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당의 윤리성과 공천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라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다만 그 기준이 갑자기 확대되거나, 이미 정치적 평가가 끝난 사안에까지 사실상 소급해 적용되는 방식이라면 논란이 불가피하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정당이 원칙을 강화했다”는 사실보다, 그 원칙이 미리 충분히 공유됐고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됐는가를 더 중요하게 본다. 제도의 엄격함보다 절차의 납득 가능성이 우선되는 이유다.
◇ 민주당 입장에서도 설명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
이번 사안은 손 의원 개인의 정치적 반발로만 보기는 어렵다.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후보가 반발하는 일 자체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번처럼 2022년 공천 전력, 유사 사례와의 비교, 당규 변경 문제까지 동시에 제기되는 경우에는 당 역시 보다 분명한 설명이 요구된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공천의 문턱을 높여 리스크를 줄이고 후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판단이 있었을 수 있다. 또 기초의원 선거와 시장 선거의 공천 심사를 동일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내부 논리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 설명이 부족할 경우, 이번 결정은 원칙적 판단보다는 정무적 선택으로 읽힐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지역정치에서는 공천 과정의 불투명성이 단순한 당내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탈락한 후보 개인의 반발을 넘어 지지층 분산, 조직 이완, 무소속 변수 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 의원 역시 “민주당 시장 후보로 나설 기회는 잃었지만, 포천의 미래를 위한 정치적 책임은 멈추지 않겠다”고 밝혀 향후 정치 행보의 여지를 남겼다. 이 발언은 단순한 아쉬움 표명을 넘어, 공천 이후의 지역 정치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이번 논란이 남긴 질문
이번 손세화 부적격 논란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정당 공천의 기준은 얼마나 일관되고, 얼마나 설명 가능한가라는 점이다.
민주당이 이번 결정을 통해 더 엄격한 공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려 했다면, 그 취지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엄격한 기준이 곧바로 공정한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성은 같은 잣대를 같은 방식으로 적용하고, 달라졌다면 왜 달라졌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할 때 확보된다.
손 의원의 주장대로라면 이번 사안은 단순한 탈락 문제가 아니라, 당이 과거에 정치적으로 정리했던 사안을 다시 꺼내 들었는지, 지역별로 다른 잣대를 적용했는지, 강화된 규정을 사실상 소급해 적용했는지를 둘러싼 문제다. 반대로 민주당이 이들 쟁점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논란은 일정 부분 정리될 수 있다.
◇ 결론
포천시장 공천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특정 후보의 부적격 여부를 넘어, 정당 공천 시스템의 신뢰 문제를 다시 환기시켰다. 유권자들은 후보 개인뿐 아니라 정당의 판단 기준도 함께 평가한다. 그래서 공천은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하다.
이번 사안을 통해 민주당이 얻어야 할 교훈은 분명하다.
공천의 권위는 단순히 탈락자를 만들어내는 데서 생기지 않는다.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기준과 설명이 있을 때 비로소 생긴다.
포천 지역 정가의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적 공방이 아니라, 민주당이 이번 결정의 기준과 논리를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하느냐다. 그 설명의 수준이 곧 정당의 신뢰 수준을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전체댓글 0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의정부시
more +단체
more +-
금감원 공시 개편에 삼천당제약 ‘프로핏 쉐어’ 재평가… ‘진가’ 고개를 들다
금융감독원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공시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계약금과 마일스톤, 로열티 및 이익배분 ... -
포천 신북면 ‘포담장터’ 7월 11일 개장… 먹거리·공연·나눔밥상까지 풍성
경기 포천시 신북면에서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포천 신북면 ... -
[메트로기획] 붓끝에 되살린 소동파의 철학
소동파(蘇軾)의 대표 산문 〈전적벽부(前赤壁賦)〉가 이종훈 포천문화원장의 필치로 대형 서예 작품으... -
[메트로기획] 모수국과 무지랭이골에 대한 연구 ①
경기 의정부시 고산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치매예방 프로그램 ‘웃음빵빵 두뇌짱짱’ 수업 시간이었다. ...




